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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그리다~

봄날의 목월 생각

작성자미켈란창|작성시간26.06.08|조회수16 목록 댓글 0

끝내 하지 못한 질문
봄날의 목월 생각 

              박상천*

지금은 윤사월도 아니고,
문설주에 기대어 있는
외딴 집 눈먼 처녀도 보이지 않지만
매년 이 맘 때쯤이면 날리는
당신의 송홧가루.
오늘은 비가 내려
고인 빗물 위에 띠를 이룬
노란 송홧가루가 곱습니다.

송홧가루를 볼 때마다
이제 막 문학개론 수업이 끝난,
70년대 어느 봄날의
행당 언덕이 떠오릅니다.
그 풍경 속에는
맑은 햇살 속에 언덕에 오르는
당신의 구부정한 어깨가 보이고
수업시간에 끝내 하지 못한
질문을 가슴에 품고
당신을 부를까 말까 망설이며,
발자국 소리를 내는 것조차 죄스러운 듯
조심스레 당신 뒤를 따라가고 있는
한 대학 신입생의 모습도 보입니다.

고인 빗물 위에 띠를 이루어 몰려 있는
송홧가루 위로 또 비가 내립니다.
저는 오늘,
내리는 빗줄기를 문설주 삼아 기대어
부드럽고 나직한 목소리의
당신 강의를 다시 듣고 있습니다.
끝내 하지 못한 질문은 아직 남아 있지요.

- 시집 <낮술 한 잔을 권하다>(책만드는 집, 2013. 8월)

*55. 여수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박사,교수, 부총장 역임
80. <현대문학>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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