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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그리다~

신록

작성자미켈란창|작성시간26.06.09|조회수8 목록 댓글 0

신록

            문정희*

내 힘으로 여기까지 왔구나
솔개처럼 푸드득 날고만 싶은
눈부신 신록,
예기치 못한 
이 모습에
나는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지난 겨울 
깊이 박힌 얼음
위태로운 그리움의 싹이 돋아
울고만 싶던
봄날도 지나
살아 있는 목숨에
이렇듯 푸른 노래가 실릴 줄이야 

좁은 어깨를
맞대고 선 간판들
수수께끼처럼 꿰어 다니는
물고기 같은 차들도
따스한 피 돌아 눈물겨워한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참고 기다린 것밖엔 
나는 한 일이 없다
아니, 
지난 가을 갈잎 되어
스스로 떠난 것밖엔 없다

떠나는 일
기다리는 일도
힘이 되는가 

박하 향내 
온통 풍기며
세상에 눈부신
신록이 왔다

*47. 보성
  69. '불면' 등단
문예창작교수역임
국립한국문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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