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하루 그리다~

장미의 이중성

작성자미켈란창|작성시간26.06.20|조회수8 목록 댓글 0

장미의 이중성

              이민자*

남들은 환하게 핀 얼굴만 보고
곱게 살았다고 말한다 
그 말 뒤에는 보여주지 못한 
가시 같은 시간이 숨어 있다

장미가 이유 없이 가시를 세우지 않듯
사람도 이유 없이 날카로워진 것이 아니다

너무 많이 찔렸고
쉽게 꺾였고
믿었던 손끝에서
피가 난 적 있었기에
나를 지키려고 
마음에 가시 몇 개 세워 두었다

웃는 얼굴 뒤에는
울음 주름이 있고
괜찮다는 말속에는 혼자 삼킨
서러운 날들이 눅눅하게 남아있다

장미의 붉음도
화사해서 붉은 것은 아니다
한낮 볕에 데이고
비바람에 꽃잎이 찢겨도
피를 닮은 색으로
제 아픔을 덮는다

장미가 향기로 기억되듯 
사람도 따뜻한 말 한마디로 기억된다

가장 아름답게
피는 날
꽃은 시들 준비를 한다

*이민자 시인은 시낭송가로 먼저 문학적 감수성을 인정받은 뒤, 2015년 한국여성문예원 주관 문학상 등단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