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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전서 강해 제1강] 호 로고스 투 스타우루(Ὁ λόγος τοῦ σταυροῦ)

작성자가을|작성시간26.06.22|조회수25 목록 댓글 0

[고린도전서 강해 제1강] 호 로고스 투 스타우루(Ὁ λόγος τοῦ σταυροῦ): 인간의 지성을 도끼로 찍어버리는 십자가의 미련한 도

(본문: 고린도전서 1장 - 2장)

고린도전서 1장과 2장은 세상 문화와 타협하여 영적 간음에 빠진 교회를 향해 사도 바울이 빼어 든 서슬 퍼런 진리의 검입니다. 당시 고린도 교회는 헬라 철학의 수사학(웅변술)과 지혜를 교회 안으로 들여와, "나는 바울파다, 나는 아볼로파다"라며 인간 지도자를 우상화하는 유치한 파당주의에 빠져 있었습니다. 바울은 그들의 현학적인 교만을 위로하지 않고, 인간의 모든 지성을 한 줌의 재로 만들어버리는 '십자가의 도'라는 우주적 핵폭탄을 강단 한복판에 떨어뜨립니다.

1. 스키스마(Σχίσμα): 인간을 우상화하는 파당주의의 파산 선고

바울은 문안 인사를 마치자마자 고린도 교회의 곪아 터진 분열의 상처를 가차 없이 들추어내며 해부를 시작합니다.

"형제들아 내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모두가 같은 말을 하고 너희 가운데 분쟁(스키스마)이 없이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 너희가 각각 이르되 나는 바울에게, 나는 아볼로에게, 나는 게바에게, 나는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라 한다는 것이니 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었느냐" (고전 1:10, 12-13)

"너희 가운데 분쟁이 없이(메 에 엔 휘민 스키스마타, μὴ ᾖ ἐν ὑμῖν σχίσματα)!"

원어 '스키스마'는 옷감이 날카로운 칼날에 갈기갈기 찢겨나간 참혹한 상태를 뜻합니다. 고린도인들은 바울의 개척자적 권위, 아볼로의 화려한 웅변술, 게바의 정통성이라는 인간적인 '스펙'을 자랑하며 교회를 찢어발겼습니다.

데이비드 가랜드(David E. Garland)의 날카로운 주해처럼, 이것은 복음을 세속적인 파벌 정치로 전락시킨 마귀적인 죄악이었습니다.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었느냐? 바울이 너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혔느냐?"라고 포효합니다. 교회의 주인은 오직 십자가에서 살을 찢으신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사역자는 드러나지 않는 일꾼일 뿐이며, 인간 지도자의 이름을 자랑하는 모든 파당주의는 오직 십자가의 피 아래에서 철저하게 파산 선고를 받아야 마땅함을 명확하게 못 박아 넣습니다.

2. 호 로고스 투 스타우루(Ὁ λόγος τοῦ σταυροῦ): 지혜의 우상을 부수는 미련한 폭발

바울은 이제 고린도 교회가 목말라하던 헬라의 현학적인 지혜(소피아)를 하나님의 가장 거룩한 잣대로 심판하며 복음의 역설을 선포합니다.

"십자가의 도(호 로고스 투 스타우루)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기록된 바 내가 지혜 있는 자들의 지혜를 멸하고 총명한 자들의 총명을 폐하리라 하였으니... 하나님의 지혜에 있어서는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므로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 (고전 1:18, 19, 21)

"십자가의 도(호 로고스 투 스타우루, Ὁ λόγος τοῦ σταυροῦ)!"

당대 로마-헬라 사회에서 '십자가'는 언급하는 것조차 수치스러운 저주받은 사형틀이었습니다. 그런 비참한 틀에 매달려 죽은 예수가 온 우주의 창조주이자 구원자라는 선포는, 철학자들의 눈에는 완벽하게 '미련한 것(모리아, 광기)'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번개 같은 표적을 요구했고, 헬라 철학자들은 고상한 논리와 지혜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의 그 거만한 지성을 십자가로 완벽하게 비웃으십니다. 마틴 로이드 존스(D. Martyn Lloyd-Jones)는 이 구절을 향해 피를 토하며 외쳤습니다. "세상의 철학과 과학과 심리학을 동원하여 복음을 설명하려 하지 마라! 그것은 십자가를 헛되게 만드는 인본주의적 배도다!"

세상은 자기 지혜로 창조주를 단 1밀리미터도 알 수 없는 영적 암흑 상태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이 그토록 조롱하는 '전도의 미련한 방법', 오직 거칠고 피 비린내 나는 십자가 대속의 복음만을 통해 택하신 백성들을 지옥의 형벌에서 건져내시기로 작정하셨습니다. 십자가는 인간의 지혜를 심판하여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리는 하나님의 맹렬하고도 유일한 권능(뒤나미스)입니다.

3. 에클레게타이(Ἐκλέγεται): 세상의 자랑을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의 선택

바울은 이 십자가의 역설이 고린도 교회 성도들의 비천한 신분적 실체 속에서 이미 증명되었다고 들이밉니다.

"형제들아 너희를 부르심을 보라 육체를 따라 지혜로운 자가 많지 아니하며 능한 자가 많지 아니하며 문벌 좋은 자가 많지 아니하도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고전 1:26-27, 29)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에클레게타이 호 데오스, ἐξελέgenerate ὁ θεός)!"

여기서 '에클레게타이(택하셨다)'는 단어가 세 번이나 강력하게 반복됩니다. 앤서니 티슬턴(Anthony C. Thiselton)의 정교한 주해처럼, 하나님의 선택 공식은 세상의 가치관을 완전히 전복(Subversion)시킵니다. 세상은 똑똑하고 강하며 가문 좋은 자를 들어 쓰지만, 창조주께서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세상의 미련하고 약하며 천하고 멸시받는 존재들을 주권적으로 선택하여 구원하셨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인간의 자존심과 기득권을 완벽하게 말살 시켜 버리시는 하나님의 거룩한 유기이자 선택입니다. 우리는 구원받을 만한 자격이 있어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너희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고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원량함(속량)이 되셨으니 기록된 바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라 함과 같게 하려 함이라" (고전 1:30-31)

우리의 의로움과 거룩함의 완제품은 오직 그리스도 예수뿐입니다! 그러므로 신자의 입에서는 자신의 지성이나 공로를 자랑하는 가식적인 소리가 영원히 추방되어야 하며, 오직 나를 위해 찢기신 주 예수 그리스도 한 분만을 맹렬하게 자랑해야 함을 묵직하게 찔러 넣습니다.

4. 프뉴마(Πνεῦμα): 사람의 말재주를 박살 내는 성령의 나타나심과 권능

이제 2장에 이르러, 바울은 자신이 고린도에서 어떻게 설교했는지를 회상하며, 현대 강단이 회복해야 할 설교학의 위대한 절대 기준을 선포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나아가 하나님의 증거를 전할 때에 말과 지혜의 아름다운 것으로 아니하였나니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설득력 있는 지혜의 말로 하지 아니하고 오직 성령(프뉴마)의 나타나심과 능력으로 하여 너희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있지 아니하고 다만 하나님의 능력에 있게 하려 하였노라" (고전 2:1-2, 4-5)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

바울은 당시 아테네와 고린도를 지배하던 화려한 수사학적 웅변술을 다 구사할 수 있는 최고의 지성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도는 강단에 설 때 그 모든 인간적인 기교와 말재주(말과 지혜의 아름다운 것)를 배설물처럼 버렸습니다. 왜냐하면 설교자의 세련된 언어 기술로 사람들을 감동하게 시키면, 그들의 믿음은 하나님의 능력이 아니라 '설교자의 말재주'라는 모래 위에 세워지기 때문입니다.

참된 강단은 오직 성령(프뉴마, πνεῦμα)의 나타나심과 권능에 압도되어야 합니다. 세상의 통치자들은 영적 무지에 갇혀 영광의 주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감추어 두셨던 이 신비로운 십자가 대속의 비밀은, 인간의 눈이나 귀나 마음(이성)으로는 도무지 깨달을 수 없으며, 오직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께서 죄인의 심장을 뚫고 들어와 조명(Illumination)해 주실 때에만 벼락같이 깨달아지는 우주적 계시입니다. 신령한 일은 오직 신령한 영으로만 분별할 수 있기에, 육에 속한 사람은 십자가를 미련하게 보다가 결국 영원한 지옥의 심판대로 떨어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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