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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자료

<손영기> 음양오행이라는 언어의 능숙도를 기르는 방법

작성자작약|작성시간12.06.15|조회수74 목록 댓글 3

언어 7

 

 

선택된 책만을 보는 일독一讀과 넓게 여러 책을 보는 다독多讀. 다독多讀 → 일독一讀 → 다독多讀의 과정에서 처음 다독多讀과 일독一讀을 거친 다독多讀은 경지가 다르다. 앞선 다독多讀이 입문入門 과정이라면 후의 다독多讀은 고수高手의 경지.

 

 

법화, 금강, 화엄사상을 거치는 불가佛家의 유有 → 무無 → 유有 단계처럼 입문 다독多讀과 고수 다독多讀은 겉으로 보기엔 같아도 하늘과 땅만큼 차이난다. 촛점없이 풀린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과 안경을 끼고 뚜렷이 보는 차이, 뿌연 거울에 세상을 비춰보는 것과 거울을 깨고 바로 보는 차이. 세상을 보아 인식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그 인식의 틀 속에서 자신이 객체客體가 되느냐 주체主體가 되느냐의 엄청난 가치차이를 가진다.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세상에 질질 끌려 다니는 고苦에서 벗어나려면 두 눈 부릅뜨고 세상이치를 꿰뚫는 ‘주체主體’가 되어야 한다. 그러한 주체성은 ‘안경을 낌’, ‘거울을 깸’에서 발휘되는 바 세상을 인식하는 틀(觀), 즉 언어를 능숙히 구사하느냐에 달려있다.

 

 

안경 ... 언어 ... 시력이 나빠도 안경 없이 볼 수 있고, 미국에서 영어 없이도 살 수 있다. 그러나 넘어지지 않으려 더듬거리고, 의사소통을 위해 몸짓하면서 수족手足이 고생하다가는 도저히 세상을 자유롭게 사는 주체主體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음양오행陰陽五行이 무시된 한의학韓醫學은 안경없는 반半장님, 언어없는 반半벙어리다. 결국 한의학韓醫學의 완성은 음양오행陰陽五行이란 언어의 능숙도에 좌우되니 능숙함을 위해서는 안경부터 만들어야 하는 바 일독一讀의 과정은 바로 손수 안경을 만드는 작업이다. 입문의 다독多讀을 통해 안경의 필요성을 느끼고, 안경의 재료를 수집한 다음 일독一讀으로서 안경을 직접 제작한 후 안경을 쓰고 다시 세상을 바라보는 고수의 다독多讀을 거쳐야 음양오행陰陽五行이 능숙해지며 이에 임상에서 자유로운 한의학韓醫學의 주체主體가 될 수 있다.

 

 

때문에 고수가 되려면 반드시 일독一讀 과정, 문리文理가 트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본인이 후배들에게 성급히 공부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입문시 다독多讀 과정에서 조급하면 결코 일독一讀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여러 후배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똑똑할수록 우리 공부를 못한다는 점. 의문의 답을 바로 얻어야하는 성급함과 지나치게 앞선 머리로 자기 꾀에 넘어가 처음 다독多讀에서 포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러분이 진정 큰 욕심을 가진다면 일독一讀의 안경제작에 몰입해야 한다. 입과 손발이 바쁜 다독多讀은 빨리 정리하여 엉덩이 무겁게 하고 조용히 응시하며 한 권의 책에 물음표를 다는 일독一讀을 해야 한다. 본인 생각에 지금 후배님들의 세미나는 번잡한 다독多讀을 빨리 정리하게 하는 아주 훌륭한 계획이다. 그런데 여러분이 세미나에 불만스러움은 일독一讀을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극히 당연한 것이니 입문의 다독多讀 상태로서 만족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여러분은 일독一讀을 향한 과정에 있어서 남들보다 앞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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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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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감초 | 작성시간 12.06.16 ㅎㅎ 이왕 불경을 빗대어 말하실거면 양자역학적 불교를 인용해.. 오행이 바로 그러한 원리라고 덧붙였으면 더좋았을 꺼라
    보기도 합니다 불확정성 원리의 논리화 시도 라고 말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작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6.16 감초님이 다음에 하나 써주세요ㅎㅎ
  • 답댓글 작성자감초 | 작성시간 12.06.16 ㅎㅎ 댓글달은게 이해의 전부 더말하면 밑천 떨어진다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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