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8
개론 강좌라 해서 구체적인 음양오행陰陽五行 해설을 기대했던 분들은 실망만... 장황한 사설私說이 빨리 끝나고 본론이 시작되길 바라는 후배들에게는 미안한 말이나 이상의 사설私說이 곧 이 글의 본론이다. 고기를 주기보다는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옳다는 생각에서 쓰여진 글. 음양오행陰陽五行 알파벳과 문법이라면 본인의 설명보다는 관련서적을 다독多讀함이 날 것이니 본인은 이 글을 통해 여러분에게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언어로서의 가치와 이에 따른 일독一讀의 중요성을 알리려 한다.
물론 본인 개인의 음양오행陰陽五行에 대한 소견을 말할 수 있으나 이것은 ‘나만의 관觀’에 투과된 내용이기에 일독一讀을 거쳐 나름대로 관觀을 형성하지 못한 여러분들에게 오히려 소화 장애만 야기한다. 아무리 훌륭한 ‘안경’이라도 남의 것이라면 돗수가 맞지 않아 어지러울 뿐이다. 따라서 문리文理가 트지 않은 상황에서 고수高手의 ‘안경’만 수집하려는 후배들의 학습방법은 전혀 쓰임이 없다. 당장 머리 속에선 이해되나 실제 임상에선 적용되지 못하는 것이다. 토플, 토익 성적과 영어회화는 별개인 것처럼 ...
선배에게 얻을 것 없나하고 기웃거리기보다는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자신의 시력視力에 맞는 자신만의 안경(觀)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안경제작은 예과 때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바 입문入門의 다독多讀을 통해 자신의 시력視力을 파악해야 일독一讀으로 들어갈 수 있다. 법法이 이러하기에 본인이 여기서 개인의 안경이나 그 안경을 통해 바라본 세상이야기를 해보았자 여러분에게 전혀 도움이 되질 않으며 오히려 여러분의 안경제작을 방해할 뿐이다.
이 시대에 자신만의 안경을 쓰고 남다른 목소리를 낸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젊은 시절, 안경제작의 과정을 거쳤다. 김용옥 교수는 그의 기氣 철학이 대학시절 완성됐다고 했고, 아인슈타인의 독창적 이론 역시 그의 학창시절에 틀이 잡혔다고 한다. 이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며 소신 있게 산 사람들은 이미 학창시절 때에 안경이 완성되었던 바 지금 여러분의 한의대 생활은 한의사로서의 미래를 결정한다. 처방과 침법은 졸업 후에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으나 안경제작 즉 관觀의 형성은 자유로운 고민과 갈등이 가능한 학창시절에나 가능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제발 불나방처럼 처방과 침법에 매달리지 말고, 고수高手의 안경을 수집하여 그 안경에 자신의 시력視力을 억지로 맞추지 말라. 애당초 그 길은 여러분이 한의사로서 추구하는 목표지점의 반대방향이니 아무리 열심히 해보았자 평생 수고롭게 힘만 빠질 뿐이다. 이처럼 진흙탕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에서 우리 한의학의 미래는 어둡다. 이 어두운 미래를 밝힐 자는 바로 여러분 ... 자기 눈에 맞는 안경, 자신만의 관觀을 형성하기 위해 맹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