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혈 자극으로 치료하는 비만증
지방 조직이 정상보다 늘어난 상태를 비만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생체의 지방 조직량을
측정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고 측정법에 따라 정상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스스로 비만인지 아
닌지 측정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흔히 통용되는 방법이 키에서 100을 뺀 뒤 0.9를 곱해 나온 수치를 표준 체중으로
측정하는 '브로카의 방법'이다. 예를 들어 키가 160센티미터라면 여기에서 100을 뺀 60에
0.9를 곱해 나온 54킬로그램이 표준 체중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의 실제 체중이 60킬로그램이라면 비만하다는 것인데, 얼마나 비만한 것인
지 비만도를 알아보려면 실제 체중에서 표준 체중을 뺀 숫자를 표준 체중으로 나누어 100을
곱하면 된다. 이 때 단위는 %를 쓴다. 예를 들어 표준 체중이 54킬로그램인데 실제 체중이
60킬로그램이라면 60에서 54를 뺀 숫자인 6을 표준체중 54로 나눈 0.11에 100을 곱한다. 이
렇게 나온 11에 % 단위를 붙여, 11%로 더 비만하다고 하는 것이다. 비만도가 표준 체중의
10% 내외면 정상으로 보고, 11-20% 사이이면 과체중으로 보며, 21% 이상이면 비만이라고
한다.
체중(킬로그램)을 키(미터)의 제곱으로 나누어 얻는 '퀘텔레의 지수'로 비만도를 측정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체중 60킬로그램에 키가 1.5미터라면, 60을 1.5미터의 제곱인 2.25로
나눈 값인 26.6이 퀘텔레 지수가 된다. 이 방법에서는 남성은 20-25 사이, 여성은 19-24 사
이를 정상으로 보며, 남녀 모두 30 이상이면 비만이라고 한다. 그리고 정상 영역의 상한치와
비만 사이에 들어가면 과체중이나 비만 경향이라고 한다. 그러니 퀘텔레 지수가 26.6이라면
남자든 여자든 모두 정상 영역은 벗어났지만 비만이라고 할 수 있는 30에는 미치지 못하므
로 과체중 또는 비만 경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건강에도 해로운 비만
인종이나 시대에 따라 비만을 선호한 경우도 있는데 이때도 지나치게 비만한 것을 아름답
게 여기지는 않았다.
비만해지면 확실히 몸이 불편해지며, 육체의 활동이 둔화된다. 비만이 일으키는 질병만 하
더라도 심장순환기 질환을 비롯하여 당뇨병, 담석증, 간장병, 하체 관절염, 피부 질환, 질소
양증, 월경불순, 불임증 등으로 한두 가지가 아니며, 호흡기의 환기능력을 떨어뜨리므로 동
맥혈액 속의 산소 함량이 떨어져 얼굴이 퍼렇게 되는 청색증을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뚱뚱
한 사람은 마름 사람보다 사망 연령이 낮은 편이다.
비만을 예방하고 개선하려고 해도 유전 성향을 가지고 있거나 소아마비증을 앓았던 사람
은 어려운 점이 많다.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어렵다.
내분비이상이나 기타 어떤 질병 때문에 생긴 비만은 약물 치료를 함께해야 하며, 우울증
이나 정서불안 때문에 생긴 비만은 상담 치료를 함께 받는 것이 좋다. 과식이나 운동 부족
등의 단순한 요인 때문에 생긴 단순성 비만증은 일상 생활의 기본 수칙을 잘 엄수하면 많이
나아진다.
먼저 부지런히 움직이고 운동을 많이 하여 칼로리를 소비해야 하는데, 운동량은 무리가
가지 않는 한 많을수록 좋다. 수영이나 등산을 꾸준히 해보는 것도 좋은데, 걸어도 빨리, 많
이 그리고 팔까지 휘휘 저어 가면서 걸어야 효과가 크다. 일본의 한 실험 결과, 1분에 90미
터의 속도로 100분을 걸으면 450칼로리가 소비되어 체중이 50그램 줄고, 이때 피지선에서
체지방이 100그램만 분비되어도 900칼로리는 빠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목욕, 건포
마찰 등으로 지방의 분비를 늘리면서 운동량도 꾸준히 증가시키면 훌륭한 감량 요법이 된
다.
체중을 줄이려면 운동 등으로 소비 칼로리는 늘리면서 섭취 칼로리는 최대한 제한하여야
한다. 한 시간 동안 골프 코스를 돌며 운동을 하면 체지방을 40그램 줄일 수 잇지만, 조금
움직인 뒤 출출해졌다고 해서 쇠고기 한쪽을 먹으면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마니 어찌 보면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운동을 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식사량을 줄일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식이조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 1킬로그램당 20-30칼로리 정도로 섭취 칼로리를 줄이면서, 단백질은 될 수 있는대로
풍부하게 섭취하고, 탄수화물 섭취는 많이 줄이며, 동물성 지방은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낫
다. 물론 기름에 튀긴 음식도 피해야 한다. 그렇지만 아침에 가벼운 식물성 기름을 조금 섭
취하면 공복감이 덜 느껴지므로 식욕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이조절을 할 때는 비타민과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하여야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으므
로 당근, 오이, 양배추 같은 생야채나 과일, 탈지우유 등을 넉넉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러
나 과당이 너무 많은 과일이나 곶감, 건포도 같은 말린 과일은 좋지 않으니 잼, 꿀 엿, 케이
크, 단과자, 술, 설탕, 과일통조림, 전분 등은 피하고 해초, 옥수수, 현미효소, 율무 등을 많이
섭취하도록 한다.
가끔 살을 빼겠다는 조급한 마음에 아예 끼니를 거르는 여성도 있는데, 이는 빈대 때문에
집을 태우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이다. 식사를 거르게 되면 그 다음에는 오히려 과식을
하게 마련이므로 오히려 더 뚱뚱해질 염려가 잇다. 단식을 하면 유기산이 늘어 산혈증이 될
수 있으며 단식 뒤 식사 조절에 실패할 경우 지방세포가 다시 부활하여 살이 찔 우려가 크
다. 따라서 금식은 절대 피하는 것이 좋고 점점 식사량을 줄여 나가되 하루 3식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부지런한 생활을 해야 한다. 안일하고 마음이 편하면 살이 찌기 수비지만, 끊임없
이 일하면서 창조적 사고에 몰입하면 좀처럼 살이 찌지 않는다. 식사를 하고 바로 드러눕거
나 무엇을 먹었다 하면 식곤증으로 잠시라도 눈을 붙이는 사람 치고 비만하지 않은 사람이
드문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살을 빼 주는 경혈
비만 때문에 고민을 하다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이 아주 많다. 그렇지만 다이어트는 체지
방을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체력과 근력을 지나치게 떨어뜨리는 감량법에 지나지 않기 때문
에, 다이어트에 의존하기보다는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하라고 권하고 싶다.
꾸준히 운동을 하면 당장 체중계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부위의 지방이 점점
줄어들고 체력과 근육이 발달되면서 체중이 조절되므로 훨씬 보기 좋은 체형으로 가꾸어 나
갈 수 있다. 특히 어떤 한 부위에만 집중적으로 군살이 붙은 몸매를 균형 있게 가꾸고자 할
때 적합하다. 운동은 근육을 내부로부터 움직여서 지방을 연소시키기 때문이다.
군살을 빼는 데는 밖으로부터 근육을 자극시켜 지방을 연소시키는 한의학의 경혈 자극도
도움이 된다.
배 부위에 군살이 있다면 중완과 관원경혈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 중완은 명치와 배꼽을
잇는 정중선의 가운데에 있는 경혈이며, 관원은 배꼽과 치골을 잇는 정중선에서 아래로 5분
의 3쯤 되는 자리에 있는 경혈이다.
엉덩이에 군살이 있다면 관원경혈과 함께 신수, 승부경혈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 신수경혈
은 제2요추돌기 양쪽으로 3센티미터 가량 되는 자리에 있는 경혈로, 엉덩이의 제일 위쪽에
서 만져지는 뼈를 양쪽으로 이으면 이 선이 제4요추돌기를 지나므로, 이것을 기준으로 제2
요추돌기를 금세 찾을 수 있다. 승부는 엉덩이와 대퇴부가 이어지는 부분에 생기는 주름의
가운데에 잇는 경혈이므로 엉덩이를 밀어올리듯이 자극을 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