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의 복승 원리(復勝原理)
더불어 사는 원리
마음이 사나운 원님이 있었다. 이 원님은 기분이 나쁘거나 심심하면 좌수들을 불러 모아 이모저모 트집 잡아 볼기를 치곤했다. 덕을 쌓아 고을의 백성들을 편안하게 해야 할 고을의 원님이 심심풀이로 좌수들을 골리고 또한 백성들을 핍박하니 온 고을에 원성이 자자했다. 이 고을에 새로 부임해 온 이방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원님이 이것저것 트집을 잡는데 아무리 부하이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방에게는 못된 사또 잡는 암행어사인 아들이 있었다. 아들의 신분이 신분인지라 숨기고 있었지만, 이런 사또는 혼이 나야 한다고 생각한 이방은 아들에게 서신을 띄웠다. 서신을 받아 본 이방의 아들은 급히 아버지가 계신 고을로 달려갔다.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 아버지인 이방이 사또로부터 뻣뻣하다고 곤욕을 치르려는 순간이었다. 암행어사인 아들은 급히 어사출두를 명했다. 어사가 출두했다는 소식을 들은 고을 백성들은 암행어사에게 못된 사또의 횡포에 대한 불만과 원한을 하나하나 털어놓았다. 못된 사또는 잘못했다고, 죽을죄를 지었다고 암행어사에 애걸복걸했다. 고을 백성들은 저런 자는 당장에 목을 쳐서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소리쳤다. 그때에 고을 이방이 자기 아들에게 말했다.
"사람은 본시 악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깨닫지 못하여 방황하고 있을 뿐입니다. 고을 사또 역시 자신이 목민관으로서 어떻게 백성들을 위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저지른 일입니다. 이제는 사또가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죄를 뉘우치니 용서해 주어 새사람이 되게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암행어사는 이방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이 분은 나의 부친이 되십니다. 아비가 곤경에 처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도와주는 일이 마땅한 일입니다. 사또는 죄가 많으나 그 잘못을 깨닫고 용서를 빌므로 백성 여러분을 대신하여 내가 그 용서를 받겠습니다. 잘못했다고 목만 친다면 어디 사람 중에 목이 붙어 있을 사람이 있겠습니까? 모두 서로 감싸주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사또는 자신의 잘못을 깊이 깨달았으니 개과천선하여 고을을 조화롭게 이끄시오."이 말에 감복한 사또는 자신을 뉘우쳤고 살기 좋은 고을로 만들 것을 다짐했다.
이방은 종이 위에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큰 글씨로 "복승(復勝)"이란 글자를 쓰더니 모인 고을 사람들에게 복승의 원리를 설명했다. "누구든지 원통한 일이 있으면 자식을 잘 길러 부모의 억울함을 갚되 그 원수를 해치지 말고 잘 교훈 시켜 더 좋은 관계를 유지토록 하시오. 이 것이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사는 원리입니다."
"이방 만세, 어사또 만세."
백성들은 이 너그럽고 현명한 판단에 탄복했다.
목(木)_은 항상 토(土)를 극(克)하려 한다. 이에 토는 매번 당할 수만은 없으므로 아들인 금(金)에게 도움을 청한다. 어머니의 외침에 금이 쳐다보니까 자기가 이길 수 있는 목이 공연히 자기의 어머니인 토를 극하고 있다.
금이 좋은 말로 목에게 타이르자 목은 자기가 당할까봐 토를 극하던 것을 멈추고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며 몸을 가지런히 한다. 이렇게 해서 목과 토와 금이 서로 균형을 유지하는데, 이것이 바로 복승의 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