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학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의학
우리 병원에서는 명상과 운동 그리고 식이요법 세 가지가 주된 치료 내용인데 또 하나 독자적으로 메디컬 마사지를 실시하고 있다. 이것은 동양의학의 지압과 서양의학의 마사지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장점을 혼합한 것으로 그 개요는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살펴 본 바와 같이 성인병 원인의 대부분은 혈관의 노화와 혈관 막힘이라 할 수 있다. 단적으로 말해서 혈관이 약화되어 경색 증세가 일어나면 심장병과 뇌졸중, 협심증, 암, 통풍, 고지혈증 등 갖가지 장해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혈액만 원만하게 흐른다면 성인병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 근육을 강화시키고 지방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나 명상을 해서 뇌파를 조정하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동양의학은 전통적으로 피가 잘 흐르도록 돕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압 요법이나 기공이라 불리우는 건강법이 바로 그것이다.
심호흡과 체조를 통해 체내의 기와 피의 흐름을 좋게 만드는 기공은 성인병 예방에 특히 효과적이다. 기공은 단순한 호흡법이나 체조방식이 아니다. 개중에는 심리요법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너무 단순한 규정이다. 기공은 전신 이완법이라는 내향적인 방법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는 방법이며 자기 조절을 통해서 자연 본래의 상태를 회복하는 동양 특유의 운동이다. 그래서 기공은 오래 한 사람은 인간 본연의 상태, 즉 천인합일(사람과 하늘이 일체화되는 것)의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 이것은 인체 내부의 잠재능력을 끌어내고 생명력의 근원을 강화시키는데 지대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를 의학적으로 해석하면 결국 기공이 뇌내 모르핀을 그만큼 많이 분비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위암은 심한 스트레스나 알코올로 찌든 위에 염증이 생기거나 어떤 발암 물질이 침투하여 화학반응을 일으킬 때 발병한다. 혹은 활성 산소가 발생되어 유전자에 상처를 입히는 경우에도 발병할 수 있다. 그런데 염증이란 것은 피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혈액 흐름이 원활한 사람이라면 암에 걸릴 확률 역시 그만큼 낮아질 것이다.
메디컬 마사지는 동양의학의 지압요법에 서양의학의 마사지 요법과 검사 방법을 도입하여 혈액의 흐름 상태나 울혈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치료하는 방법이다. 인간에게는 좌우 대칭으로 31대의 척수 신경이 있으며 이 신경은 전신의 말초신경으로 퍼져 나간다. 인체 어딘가에 이상이 있으면 아무리 구석진 곳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척수 신경을 통해 뇌로 연결된다. 동양의학에서 볼 때, 인체는 365개소의 경혈(신체의 표면에 침이나 뜸으로 자극을 가하는 자리)을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경혈은 경로라는 신경 대동맥을 통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 경혈을 자극하면 특정기관의 혈액 흐름이 원활해진다. 또한 경혈은 뇌의 상행망양부활계(ascen-ding reticuloactivating system)라는 신경계를 경유해서 뇌 속의 에이 텐 신경과 연결되므로 경혈을 자극하면 뇌내 모르핀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
특별한 병이 없는데도 마사지를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건강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마사지를 하면 뇌내 모르핀이 나와서 혈액 순환을 좋게 만들기 때문에 인체의 좋지 않은 기관이 자연스럽게 치유된다. 병에 걸리기 직전, 즉 미병의 단계에서 다시 건강한 상태로 되돌린다는 동양의학의 기본적인 사고방식도 바로 여기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동양의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특정한 경혈에 침을 놓아서 진통 효과를 발휘시켰다. 침을 놓아서 마취 효과를 강화시킨 후에 외과 수술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특정한 경혈을 자극하면 진통 효과가 창출되는 이유는 오랫동안 의문에 싸여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의학적인 성과에 의해 그것이 바로 뇌내 모르핀 덕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뇌내 모르핀은 에이 텐 신경계를 자극하게 되는데 이 신경계는 인간의 창조력과 의식, 의욕, 기억, 감정 등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능을 높여 주는 효과도 동반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동양의학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의학이다. 기분이 좋아지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기억력이 향상된다. 또한 면역력이 높아지고 창조력이 생기며 긴장이 완화되고 염증도 고칠 수 있다. 이처럼 모든 것이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 동양의학의 기본 개념이다.
메디컬 마사지를 할 때는 우선 MRI(magnetic resonance imagination/자기 공명 영상) 등의 첨단 의료기기를 사용하여 혈관이 막힌 상태를 검사하거나 내시경으로 위 내부 조직을 검사한다. 여기에서 나온 각종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적절한 처방을 내리게 된다. 기본적으로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을 결합할 때 비로소 가능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치료는 발의 경혈을 자극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장딴지와 넓적 다리 그리고 등의 경혈로, 하부에서 점차 중추로 상승하여 마지막으로 복에서 끝낸다. 이 마사지는 한 번 하는데 약 두 시간이 걸린다. 얼굴의 경혈을 마사지하는 경우도 있다. 얼굴은 경혈 덩어리이기 때문에 이곳만 제대로 마사지해도 호르몬 분비를 상당히 좋아지게 만들 수 있다. 어깨가 뻐근할 때 그 부분을 만져 보면 딱딱하게 굳어 있을 뿐 아니라 우드득거리는 소리도 난다. 동양의학에서는 이것을 '나쁜 기가 뭉쳐 있다'라고 말하지만, 서양의학의 입장에서 설명하면 유산이 뭉쳐 있기 때문이다.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나쁜 기의 정체가 바로 한곳에 똘똘 뭉쳐 빠져나가지 못하는 유산 등의 여러 가지 불완전 연소 물질인 셈이다. 이렇게 되는 원인은 혈관이 수축된 결과 더러운 피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동시에 신선한 피가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소가 부족하게 되고 불완전 연소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불완전 연소는 산성 물질을 발생케 하고 혈관 수축을 가속화시킨다. 이같은 악순환이 일정 정도 진행되면 성인병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메디컬 마사지는 이러한 악순환을 막아 미연에 성인병을 방지할 수 있게 해 준다.
병에 걸리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동양의학은 뇌내 모르핀을 끌어내는 의학이며 그 지표로 삼는 것이 뇌파다.
뇌파가 α파 상태가 되면 뇌내 모르핀이 분비된다. 그러나 뇌파를 쉽게 α파 상태로 만들 수 있는 환경에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조건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뇌파를 α파로 바꿔주는 기계를 사용하여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 뇌파를 α파 상태로
만들어 주면 뇌내 모르핀을 분비시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기공이나 명상이지만 좀처럼 그럴 기회나 시간을 만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해소하는 편이 건강에 훨씬 유익할 것이다. 현대인은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각자 나름대로 해소법을 찾아내며 살아가고 있겠지만, 개중에는 자각이 불가능한 스트레스도 있다. 특히 오랜 시일에 걸쳐 먼지처럼 조금씩 쌓여 가는 스트레스는 그만큼 포착하기 힘들 것이다.
특별히 아픈데도 없고 건강 진단을 받아도 별 이상이 없다. 그러니까 나는 건강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나 믿음은 잘못된 것이다. 건강은 의료 검사에서 나온 수치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 보건기구, 즉 WHO(World Health Oranization)는 건강에 대해 다음과 같은 유명한 정의를 내렸다.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에 걸리지 않거나 병약하지 않은 상태를 뜻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도 안전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것은 건강에 대한 매우 바람직한 해석이라 생각한다. 내가 진찰한 사람 가운데에는 사회적으로 상당히 성공한 사람도 많다. 이런 사람은 사회적으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대부분 충족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사람을 진찰해 보면 매사에 의욕이 넘치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별다른 부정적인 징후가 나타나기 않는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만으로 볼 때, 이런 사람은 병원에 찾아올 필요가 없다. 이런 사람들이 병원에 찾아오는 이유는 대개 건강 진단을 받기 위해서인데, 현재의 의료계 수준이라면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내려 되돌려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그처럼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잠시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곧 질병으로 발전하고 말 요소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그들 중에는 굉장한 투쟁형의 인간이나 공격적인 인간 혹은 염세주의적인 사람이 많다. 아직은 아무 병에도 걸리지 않은 상태이지만 그대로 두면 가까운 장래에 성인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나는 이런 사람을 대하면 뇌내 모르핀에 대한 얘기를 해주고 사고방식을 전환하도록 넌즈시 권유한다. 공연한 말참견이라 생각하겠지만, 특별히 아픈 데가 없더라도 곧 병에 걸릴 위험에 놓여 있거나 단명으로 끝날 요인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금까지 그런 판단은 거의 적중했다.
메디컬 마사지를 하면서 몸을 만져 보기만 해도 질병에 걸릴 징후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병원은 병에 걸린 사람이 찾아오는 곳이므로 의사라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나는 많은 환자를 상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환자를 마주할 때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씻어 버릴 수가 없다. 할아버지는 내게 '환자가 찾아오면 두손 모아 사죄하라' 는 사상을 늘 강조했었다. 동양의학에서 의사는 기본적으로 환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존재한다. 미병의 단계에서 예방.치료하여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는 존재인 셈이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본인은 전혀 병을 자각하지 못하고 단지 살을 빼기 위해 입원했는데 결과적으로 완전히 건강한 몸으로 퇴원하게 된 청년과 같은 사례가 앞으로 펼쳐 나가야 할 의술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동양의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는 동서양의 울타리를 허물어 인류 전체가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의술을 지향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위의 청년이 치료받은 의료 데이터를 아래에 적어보겠다. 그러면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이 만난 의료 행태가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형적인 치료 사례이므로 자세히 소개하기로 한다. 이 청년은 신장이 173센티미터, 입원 당시에 체중은 103킬로그램이며 연령은 28세였다. 결혼을 앞둔 그는 약혼자가 살을 빼라고 해서 입원하게 되었다. 이 청년은 자신은 상당히 건강하지만 살이 많이 찐 것이 문제라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찰한 결과 곧 질병에 걸리게 될 징후가 여러 가지 나타났다. 그래서 우리 병원은 도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칼로리 제한과 근육 트레이닝을 중심으로 청년을
치료했다.
영양사가 짜 준 식단에 의해 식이요법에 충실하고, 아침 저녁 매일 두 차례씩 워킹 머신과 카이오 바이크(운동 부하용 자전거)를 가지고 운동을 실시했다. 여기에 명상을 덧붙여서 약40일간에 걸친 치료를 했다. 그 결과는 입원과 퇴원 당시의 두 데이터를 비교하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입원할 때 이미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상태였다. 그대로 두면 성인병에 걸릴 게 불 보듯 뻔했다. 30대나 40대가 되면 매우 심각한 성인병에 시달릴 상황이었다. 곧 결혼하여 아이도 생길 터인데, 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에 아버지가 병에 걸려 장기 입원하게 된다면 젊은 부인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그러나 이것은 나 혼자만의 걱정이고 본인은 전혀 눈치조차 채지 못했다. 그런 사람이 하루에 1600∼1800칼로리의 식이 요법과 근육 트레이닝으로 체중을 15킬로 그램이나 줄였으며 다른 수치도 거의 정상치로 되돌렸다. 그러나 청년은 자기가 병에 걸릴 위험에 놓여 있었다는 사실도, 그것이 나았다는 사실도 모른 채 살이 빠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아주 만족스러워하며 퇴원했다.
사실 체중 15킬로그램을 줄인 정도의 다이어트는 아주 만족할 만큼 대단한 일은 아니다. 체중 감량 20킬로그램 정도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른 수치와 균형을 이루기 위해 체중을 급격하게 줄이지 않았을 뿐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뚱뚱하다는 이유 하나로는 입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 청년 역시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 약혼녀가 원한다는 특수한 계기로 인해 입원했다. 그러나 시간적인 여유만 있다면 입원하지 않아도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이 어떠한 상태에 있느냐는 것은 검사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건강 상태만 체크하면 지금 같은 생활 방식을 계속할 경우 몇 년후에는 어떠어떠한 병이 생길 것이라고 가르쳐 줄 수 있다. 또한 병에 거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활 지도도 해줄 수 있다. 지도 사항을 잘 지켜 실천에 옮긴다면 대부분의 질병은 미연에 예방할 수 있을 것
이다. 그런데도 병에 걸린다면 그때 병원에 가는 것이다.
나는 현재처럼 질병에 걸린 다음에야 치료하는 형태의 의술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라도 몸을 단련시켜서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여러 가지 시설과 의료 시설을 하나로 통합한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 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