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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치유

<쾌유력> 머리말

작성자작약|작성시간12.08.20|조회수42 목록 댓글 0

 

 

나는 오카야마 현 구라시키 시에서 병원을 개업하고 있다. <시노하라 의원>이라는 작은 내과인데 주로 교원병(膠原病:피부, 관절, 혈관 등 온몸의 결합 조직에 이상이 생기는 병), 그 중에서도 류머티즘 전문이다.

 

류머티즘은 통증을 동반하며 웬만해서는 낫기 힘든 병이다. 그러나 내 입으로 말하기는 좀 쑥스럽지만, 언제부턴가 나는 '류머티즘 치료의 명인'이라는 평판을 얻어 지금은 일본 전역에서 류머티즘 환자들이 찾아온다. 구라시키 시라고는 해도 역에서 자동차로 30분이나 걸리는, 조금 외진 곳에 자리잡은 병원인데도 환자들의 발길은 끊일 줄 모른다.

 

그렇다고 내가 류머티즘 환자에게 특별한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 의학으로 생각할 수 있는 치료를 하고 있을 뿐이다. 굳이 다른 의사와 차아점이 있다면 최대한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나 할까.

 

대화의 요점이 무엇인가 하면, 간단히 말해서 환자로 하여금 자기 병을 될 수 있는 대로 잊어버리도록 하는 것이다.

 

병에 온통 매달려 병 걱정을 하면 아무리 지나도 병은 낫지 않는다. 그와 동시에 끊임없이 건강 걱정을 하고 병에 걸리지 않으려 건강식품을 상용하거나 지나치게 식사에 신경을 쓰는 사람도 안된 얘기지만 병에 걸린다.

 

건강한 사람은 평소 자양분이 어떻고 영양이 어떻고 하면서 식사를 하지 않는다. 그저 단순하게 '먹고 싶고' '맛있으니까' 먹는 걸로 만족한다.

 

병 걱정을 하지 않고, 건강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이야 말로 인생을 즐겁게 사는 비결이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나는 모든 요법을 찾아 헤매고, 또 스스로 시험도 해 보았다. 최면요법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 곳을 찾아가 직접 시험해 보는 둥 글자 그대로 난치병 치료법을 찾느라 동분서주 온 일본을 뛰어다녔다. 인도까지 사이바바(유명한 일본의 심령술사)를 만나러 가고 아가스티아 잎(자신의 과거,현재,미래가 적혀 있다는 나뭇잎)을 찾으러도 갔었다. 그런 후에야 얻은 결론이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단순한 것이었다. 

 

한번은 우리 병원에 다니던 류머티즘 환자가 한동안 발길을 끊었다가 오랜만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제법 병이 좋아졌단다.

 

"어떻게 된 겁니까, 오랜만이시네요."

"좌우간 바빠서...... 실은 남편이 쓰러져 병구완을 하느라 꼼짝 못 했어요."

 

요는 남편 때문에 아픈 것을 잊어버리는 바람에 오히려 병세가 호전된 것이다. 

 

또 손자가 태어나 기쁜 나머지, 그 뒷바라지에 정신이 팔려 병원 오는 것을 잊었노라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대개 깜짝 놀랄 정도로 차도가 있었다. 그야말로 '쾌유'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사람은 저마다 '쾌유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것을 잘 활용하느냐 못 하느냐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햇병아리 의사 시절, 나는 진료 기술을 연마해 병명만 제대로 붙이게 되면 어떤 병이든 고칠 수 있으려니 믿었다. 병이 낫지 않는 것은 다 내가 미숙한 탓이라고.

 

그러나 온갖 경험을 한 지금은 다르다. 환자의 심상(心象), 곧 이미지가 질병과 큰 관련이 있음을 알았다. 사람은 모두 자기 마음속에 그리는 이미지대로 인생을 걷는다. 병도 또한 그렇다. 이점을 깨달으면서 내 인생에는 극심한 변화가 닥쳐 왔다. 

 

이 책은 나의 병치료의 여정에 관한 기록이다. 병고에 시달리는 분들은 물론이고, 정말로 이 책을 읽기를 바라는 대상은 나는 지금 건강하다고 자부하는 여러분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이미 병들기 시작하는 까닭이다.

 

병든 사람은 내가 병에 걸린 것은 아주 최근 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렇지만 사실은 태어났을 때무터 서서히 병을 만들어 온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사람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시나브로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죽음은 아무도 피할 수 없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임을 깨달으면 건강과 질병, 삶과 죽음이 실은 매일반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병 중에서도 가장 큰 병은 건강에 집착하고 병을 두려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병 치료 때문에 나선 여행도 어느 틈엔가 자기 탐구 여행으로 바뀌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인생 드라마를 연출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틀림없다. 병이란 나를 아는 뜨거운 메시지요, 죽음을 통해 유한한 인생을 배운다는 것도 알았다. 

 

인생 자체도 또한 여러분께 보내는 뜨거운 메시지임을 깨달으신다면 더 이상의 기쁨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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