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책을 통해 가장 하고 싶은 또 다른 말은 '질병의 원인은 과거에 있으며, 현재를 바꾸면 과거나 병도 바뀐다'는 것이다. 과연 과거를 바꿀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는 모두들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병에 걸리는 것은 지난 삶의 결과이다. 이 말은 누구나 수긍하리라 본다. 과거에 폭음, 폭식을 했더니 당뇨병에 걸렸다. 하지만 이제 와서 과거는 고칠수 없다. 평생 혹처럼 붙어다닐 병이라면 함께 살아가는 수 밖에 없지 않은가----난치병 환자들은 대개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병도 바꿀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과거를 바꿀 것인가. 먼저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과거도 바뀐다.
가령 길거리에서 개와 맞닥뜨렸다고 하자. 개를 싫어 하는 사람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좋아하는 사람은 개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을 것이다.
똑같은 상황임에도 이렇듯 상반된 태도를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과거에 뭔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과거에 개에게 물린 적이 있는 사람은 평생 개를 싫어하며 지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만약 난데없이 1억원의 돈이 굴러들어와 하늘을 날듯한 기분어었다 하자. 그때 길에서 개구쟁이적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 옛날 나를 못살게 굴던 골목대장이다. 하지만 행복감에 젖어 있는 당신은 그를 원망하기는 커녕 반가움마져 느낄 것이다.
그러나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조바심을 가지거나 이혼소송이 한창일때 같은 나락에 빠진 상태였다고 하자.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당신은 '저 자식 때문에 내 인생은 엉망이 돼 버렸다'고 원망할 지도 모른다. 이처럼 과거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들은 병 생각 없이 '과거'라 하고 '과거는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과거조차도 현재의 심리 상태 여하에 따라 바뀌게 된다. 요컨대 현재의 사고방식을 전환하면 과거도 바뀐다.
과거라는 기억은 살아있는 우리들이 현재 마음속으로 그리는 생각, 곧 이미지라는 사실을 꺠달을 필요가 있다.
만사는 그 사람이 생각하고 있던 것이 실현된 모습이다. 무릎이 아픈 사람, 어깨나 허리가 아픈 사람, 또는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그것을 바라지는 않았겠지만 하여간 강렬하게 생각했던 일을 지금 체험중인 것이다. 그렇다면 '병이 낫는 것'을 강렬히 생각하면 되는가. 그렇지는 않다.
난치병인 사람은 난치병에 온 신경이 쏠린다. 병 쪽으로 에너지가 향하고 있다. 그런데 '병이 낫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것도 역시 병 생각을 하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따라서 그의 생각을 병에서 멀리 떼어놓는 것이 필요하다. 곧잘 이런 말을 하는 환자가 있다.
"선생님, 빨리 병이 나았으면 좋겠어요. 낫고 나면 하고 싶은 일이 있거든요."
내 대답은 이렇다.
"댁의 병은 안 낫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거든, 지금 당장 하시는 게 좋아요."
"안돼요, 지금은"
"그럼 영영 못하고 말아요."
비정한 것 같지만 이 말은 진실이다. 그렇다면 억지로라도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고 싶은 일을 할때, 사람은 누구나 가슴 설레고 즐거운 법이다.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정신없이 열중한다. 그 일에 생각 에너지가 집중되는 것이다.
그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 병에 쏠렸던 에너지가 지금 하는 일 쪽으로 방향을 튼다. 그리고 가슴 벅차고 설레는 일에 에너지를 쏟는 그만큼 병세가 확실히 호전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