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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후기

갤러리 후기 - 2017 KG 이데일리 파이널 라운드

작성자데이먼|작성시간17.05.02|조회수379 목록 댓글 24

데이먼입니다.

모두들 일요일 그 감동의 여운이 아직 채 가시지 않으셨죠?

아니, 될 수 있는 한 계속 붙잡아 두고 싶으시겠죠^^

저도 그러하답니다.

실은 작년 어떤 대회(굳이 대회명은 얘기 안해도 짐작 하실듯^^;) 이후로 갤러리 후기를 쓰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졸필의 밑천이 다 떨어지기도 했거니와, 그날의 쓰라림이 트라우마 비슷한 내상으로 남아서 한동안 조용히 응원만 했더랬지요.

오늘은 카페 대문 사진도 바꾸고 문구도 수정하려고 인터넷으로 사진 폭풍검색 및 우승 기사 모조리 읽으면서 하루를 다 보내다가, 찬찬히 그날의 순간순간들을 되새겨 보기도 할겸 노트북을 다시 켜고 책상에 앉아 몇 자 써 봅니다.


티오프 시간은 11시이지만 연휴 감안해서 8시반에 집을 나섰습니다.

생각보다 안막혀서 10시 전에 도착, 갤러리 오신 카페 분들과 인사 나누고 퍼팅연습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김지현 프로가 퍼팅장에 나오질 않아서 이상하다 그러고 있는데 알고보니 다른 퍼팅장에서 벌써 연습중이네요. -_-

일찍 왔다는 티 좀 내려고 했으나 일단 실패..ㅎㅎ




1번홀 티박스에는 챔피언조를 기다리는 갤러리들이 차분하게 선수들을 맞이해 줍니다.

김지현 프로 첫번째로 티샷을 하는데, 공이 살짝 감겨서 벙커 지난 러프 지점에 떨어지는 바람에 세컨샷도 온그린이 안되어 결국 먼 거리 파펏을 놓쳐 보기를 기록합니다.

2번홀로 이동하면서 속으로 '음..마지막날의 불운이 오늘도 혹시 재연되는건가..?',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머리속을 쉽사리 떠나질 않더군요.

그래도 김프로 표정을 보니 캐디와 밝게 얘기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것 같아 마음이 좀 편안해졌습니다.

6번홀까지 파로 마무리 하는 가운데, 몇가지 긍정적인 부분이 보였습니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작년보다 꽤 늘어서 동반 플레이어 고진영프로보다 한 10야드 정도는 더 나가는거 같더군요.

그리고 아이언샷도 더욱 날카로워진 느낌입니다.

2라운드의 10언더가 그냥 나온게 아니었겠지요^^ 


7번홀 세컨샷이 핀 2미터 채 안되는 거리에 딱 꽂힙니다.


(맨오른쪽이 김프로님 공입니다^^)  

침착하게 펏, 첫 버디 기록합니다. 10언더.

오늘만큼은 무너지지 않을것이라는 기대와 긍정의 기운이 갤러리를 감싸기 시작한 ㅎㅎ


9번홀도 3미터 정도로 잘 붙였지만 살짝 빗나가서 파, 전반 이븐파로 마무리.


7번홀 이후로 샷감을 회복한 것일까요, 10번홀 들어서면서 바로 버디 기록, 김프로, 고진영/하민송 모두 11언더 동타로 경기가 더 쫄깃해지기 시작합니다.

12번홀은 그린을 가까이서 보기가 어려운 구조여서 13번홀로 미리 이동하면서 퍼팅을 지켜봤는데 또르르 굴러가던 공이 순간 사라지더군요. 홀 안으로 쏙~ 버디 기록하면서 12언더, 하민송 프로와 엎치락 뒤치락 하는 가운데 고진영 프로는 체력이 살짝 부담이 되었는지 세컨샷이 조금씩 홀에서 멀어지는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두 플레이어 모두 탄탄한 실력의 소유자들이라 팽팽한 긴장감은 이어졌는데, 김프로님이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것에는 두 플레이어들의 실력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14번 파 5홀. 이 홀은 전장이 길지 않아서 웬만한 선수들은 투온을 시도합니다.

김프로님도 세컨샷으로 온그린 시도하였으나 좀 지나쳐서 어프로치 이글 샷, 공이 핀 왼쪽에서 돌아 내려오더니 홀 바로 앞에서 멈춰 서네요. 반바퀴만 굴러도 이글이 되는 멋진 샷이었습니다.

마무리 하려는데 언덕에서 갤러리 왈, "좀 기다려봐~"  아마 방송에서도 들렸지 싶네요. ㅎㅎ

징검다리 버디를 만들면서 상승 분위기를 완전히 탔습니다.

앞조 플레이어들보다 스코어가 뒤쳐져 있긴 했지만, 힘겹게 따라가는게 아니라 자신의 게임으로 끌어 나가는 동력 같은게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16번 파3. 환상적인 아이언샷으로 공이 엣지에 떨어진 후 핀 앞 3미터 정도에 멈춥니다.

티박스에서 그린이 아래에 펼쳐 보여지는데 정말이지 그림같은 포물선이네요^^

약간 내리막인데 안정적인 퍼팅스트로크로 또 버디를 만들어 냅니다.

공이 살살 굴러가던 예전의 퍼트가 아니었습니다

(마지막홀 퍼트도 그러했지요^^)


드디어 공동선두.

샷미스 하지않고 지금처럼 홀에 잘붙인다면 잘하면 우승도 가능할것 같은 생각에 가슴이 요동이 치기 시작하네요.

18번홀 세컨샷.

파5 홀이지만 투온은 무리여서 최대한 멀리 보내려는 생각이었는지 샷이 오른쪽으로 열려 맞는 느낌입니다.

그때 저는 카트길을 따라 이동하다가 지켜봤는데 제 머리 위로 공이 날아가는게 보이더군요. 궤적이 이러면 안되는데.....-_-

그런데.... 공이 오른쪽 언덕에 맞더니 카트길을 지나쳐서 다시 페어웨이로 들어옵니다. 휴...ㅎㅎ

하민송 프로의 공도 언덕에서 카트길을 튕기더니 페어웨이로. 

나중에 방송으로 보니 이렇게들 많이 치나보더라구요. 반대편 워터해저드를 의식해서인지 오른쪽으로들 많이 간다고.

암튼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모두들 다시보기로 수도 없이 보셨을 마지막 그 버디 펏.

저는 도저히 그린 가까이서 볼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린이 바라보이는 언덕쪽에서 숨죽이고 지켜봤습니다.

솔직히, 연장으로 가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거리여서 연장에서 승부를 가릴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두번 연습 스트로크를 한 뒤 퍼터 페이스를 손으로 슥 문지른 후 퍼팅자세를 취하는 루틴에 이어, 간결하면서 힘이 실린 퍼트에 공이 일직선으로 굴러가더니 홀 안으로 사라지는게 보입니다.

아!!! 우승이라니...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짜릿함에 환호성이 터져나오면서 펄쩍펄쩍 뛰고서는, 이내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선글라스를 챙겨간것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

평소보다 훨씬 많은 선수들이 줄줄이 꽃가루와 물세례를 해주는걸 보면서 김프로님의 인성을 짐작할수 있었습니다.

선수들도 김프로님의 우승을 바래왔을 것이고, 그순간 감동을 같이 받았겠지요.

우리도 서로 감격의 포옹, 하이파이브를 나누면서 우승을 만끽하였습니다.



그렇게 우승은 김지현 프로님에게 왔습니다.

그 현장에 같이 있었다는게 아직까지도 가슴이 벅차고 오랫동안, 아니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기억으로 남을것 같네요.


써닝포인트에서의 이 날의 우승이 김프로님의 골프인생에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봅니다.

어머님도 그동안의 마음고생 이제는 다 날려버리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갤러리 다니시구요^^    

훈이삼촌님은 우승했다고 갤러리 이제 안나오면 안됩니다 ㅎㅎ

김프로 오빠도 이제 한짐 덜었으니 즐기면서 갤러리 하시공^^


마무리 하면서, 여러 사진들 가운데 이 한장의 사진이 그날의 모든것을 대신하는것 같아서 올려 봅니다.

우승의 기쁨과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스치는 듯한 표정을 한샷에 담은 기자분께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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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황미경 | 작성시간 17.05.02 데이먼님 생생한 후기 읽으면서 또 기쁨의 😂.....
    우리 모두 그동안 같은 마음으로 우승을 기다렸을 것 같아요
    저는 중학교때 부터 꾸준히 연습하는 모습을 봐서 경기가 끝나면 지현프로님이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고 아무런 코맨트도 못 했습니다.
    어머님과 가족들이 넘~~행복 할 것 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데이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5.02 그쵸^^ 같은 마음으로 기다려왔고 응원해서 첫 결실이 맺어졌네요^^
  • 작성자홍프로 | 작성시간 17.05.02 데이먼님 후기글 어쩜그리 맛깔스럽게 잘
    표현해 주셨는지~~ㅎㅎ
    18홀이 그대로 느껴지내요
    그날 그 감동 잊을수가 없지요
    데이먼님 훈이삼촌 그동안 참으로
    애 많이 쓰셨어요ᆢ 꾸벅
    1년전 그날의 트라우마 떨쳐버리고 이젠
    편안한 맘으로 응원하자구요~~^^
  • 답댓글 작성자데이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5.03 감사합니다^^
    허기진 아침에 쑥떡 참 맛있더군요 ㅎㅎ
  • 답댓글 작성자훈이삼촌 | 작성시간 17.05.03 ㅋ 홍프로님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기가 전달되서 우승한것 같습니다...자주 갤러리 와주셔용^^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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