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복음 이야기

6월 21일 (연중 제12주일) 이 세상을 넘어서

작성자리오|작성시간26.06.21|조회수42 목록 댓글 0

6월 21일 (연중 제12주일) 이 세상을 넘어서

사필귀정(事必歸正). 최근 몇 년 사이 주변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들이 내게 해준 말이다. 이를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하느님 뜻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가 될 거다. 비록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해도 말이다. 가깝게는 안중근 토마스 의사에 대한 평가가 뒤집힌 건 1993년부터라고 한다. 이토 히로부미 저격 이후 안 의사는 그 당시 한국 교회 지도부와 선교사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고, 장례도 교회적 배려를 받지 못하면서 사실상 교회로부터 단죄된 인물로 인식되었다. 그의 행동이 바르게 평가되는 데에 약 80년이 걸렸다. 교회는 이에 대해 공적으로 사과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걸 그때는 왜 몰랐을까?

 

내가 그 당시에 살았다면 지금처럼 그를 단죄한 교회 고위 성직자들을 비난할 수 있었을까? 내가 성직자였다면 사형을 앞둔 안 의사를 찾아가 고해성사를 베풀 수 있었을까? 그랬기를 바란다. 내가 징계받거나 감옥에 갇히게 되더라도 말이다. 하느님 편에 서고 진리를 따르고 예수님 제자가 된다는 건 그런 거다. 고생해야 참되다는 게 아니라 세상이 빛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순교자들의 목숨을 지켜주지 못하셨다. 그런데 누가 정말로 죽은 걸까? 아주 오래전 예수님 오시기 훨씬 이전에 사람들은 이미 의인들의 운명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며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사람들이 보기에 의인들이 벌을 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지혜 3,1-4)

 

예수님은 사도들을 파견하시면서 가르치셨다. “너희는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마태 10,26.28) 실제로 그들은 대부분 순교했다. 그들 그리고 그 이후 많은 순교자 성인의 삶이 그렇게 끝났다면, 복음서의 이 말씀은 벌써 지워졌을 거다. 어떤 방식으로 그렇게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살아있고 또 이 세상에 사는 선한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른 말씀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지만, 하느님 말씀을 따르면 삶이 고단해진다. 이건 명백한 사실이다. 호의호식하며 평화롭게 살다 떠난 성인이 어디 하나라도 있을까? 예수님이 이미 예고하셨고, 당신이 먼저 그렇게 되셨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줄 알면서도 그 말씀을 철회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주님을 따르면 그렇게 되는 줄 알면서도 우리가 주님 곁을 떠나지 못하는 건 그 말씀 안에 이 세상을 넘어선 어떤 것이 있는 줄 알기 때문일 거다. “주님,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셨는데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구를 찾아가겠습니까?”(요한 6,68) 사람들이 우매한 탓에 그리고 마귀새끼가 장난질을 쳐놔서 세상사 비뚤어지는 거 같아도 결국 다 제자리로 돌아오게 돼 있다. 하느님 뜻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단지 10년 20년 안에, 또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 그걸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을 따름이다. “지혜의 시작은 주님을 경외함이다.”(잠언 9,10) 내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세상의 권력이나 비난 손해 죽음 따위가 아니라 ‘육신과 함께 영혼도 지옥에서 멸망시킬 수 있는 분이다.’(마태 10,28) 그분은 내 머리카락까지 세어두실 정도로 나를 보살피신다. 하느님께 대한 깊은 신뢰가 내가 유혹받을 때, 다수의 횡포에 흔들릴 때 나를 끝까지 신앙 안에 남아 있게 해준다.

 

예수님, 세상에서 주님처럼 되는 걸 상상하면 무섭지만, 하느님께서 저를 모르신다고 하는 건 정말로 두려운 일입니다. 제 믿음이 흔들리지 않고, 또 흔들려서 더 굳건해지게 도와주십시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이 이콘을 통해서 하느님과 의인들이 사는 하늘나라를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주소서. 아멘.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