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그외 창고

파주의 들녘, 3월 28일의 멜로디

작성자화랑|작성시간26.03.28|조회수147 목록 댓글 3

#팝 #락 #메탈 #재즈 #블루스 #클래식

파주의 들녘, 3월 28일의 멜로디

https://youtu.be/xxCwhI8j4pM

화랑 - 附和雷同#music #metal #folkmetal #ai뮤직 #suno #주혹새This song is dedicated to judas or sabbath cafe member '附和雷同'www.youtube.com


1. 경운기 위의 서막

  •  

3월의 파주는 아직 겨울의 잔재를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채, 차가운 흙냄새와 기분 좋은 햇살이 공존하는 기묘한 계절감을 뽐내고 있었다. 저 멀리 민간인 통제구역 근처의 들판은 이제 막 기지개를 켜는 대지의 호흡으로 가득했다. 그 한복판, 탈탈거리는 엔진 소리와 함께 낡은 경운기 한 대가 붉은 흙을 가르며 나아가고 있었다.

운전대를 잡은 이는 이 동네에서 '부화뇌동'이라 불리는 사내였다. 본명보다 별명이 더 익숙한 그는, 대한민국 최장수 헤비메탈 커뮤니티 '주혹새(주변을 혹하게 하는 새들)'의 유일무이한 포크 메탈 광팬이자, 파주의 거대한 농지를 일구는 농부였다. 그리고 그 옆자리에 위태롭게 걸터앉아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이는 오늘 저녁 '파주 뮤직씨티'에서 열릴 'SO WHAT - LIVE' 공연의 주인공, 주혹새의 리더 '화랑'이었다.

"야, 화랑. 공연 전날엔 목 관리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 흙먼지 다 마셔서 어쩌려고 그래?"

부화뇌동이 경운기 소음보다 더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의 목에는 포크 메탈 팬답게 룬 문자가 새겨진 펜던트가 대롱거리고 있었다. 화랑은 가죽 재킷에 묻은 흙을 툭툭 털어내며 씩 웃었다.

"이게 다 자연의 기운이야.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지? 3월 28일. 음악사에선 아주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던 날이라고. 이런 날엔 흙을 밟으며 그 역사를 되짚어봐야 영감이 떠오르거든."

경운기가 덜컹거릴 때마다 화랑의 기타 케이스가 뒷좌석에서 덩덕쿵 소리를 냈다. 부화뇌동은 껄껄 웃으며 경운기 속도를 늦췄다.

"그래, 음악 박사님. 오늘도 한 수 가르쳐 주시지. 오늘 3월 28일엔 도대체 어떤 대단한 양반들이 태어나고 가신 거야?"

2. 1948년의 탄생, 그리고 제네시스의 결별

화랑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치 허공의 악보를 읽듯 입을 뗐다.

"시작은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지. 영국 런던에서 '제스로 툴(Jethro Tull)'의 키보디스트 존 에반스가 태어난 날이야. 제스로 툴 하면 그 특유의 플루트 사운드와 프로그레시브한 감성이잖아? 존 에반스의 건반이 없었다면 그 기묘한 조화는 완성되지 않았을 거야."

"오, 제스로 툴! 우리 포크 메탈의 조상님 격이지. 그 중세적인 느낌, 내가 환장하잖아."

부화뇌동이 무릎을 탁 쳤다. 화랑은 설명을 이어갔다.

"같은 해, 미시시피에서는 코모도스(The Commodores)의 밀란 윌리엄스도 태어났어. 런던과 미시시피, 한쪽은 프로그레시브 록의 서막을, 다른 한쪽은 퓽크와 소울의 정점을 향해 달릴 준비를 하던 해였지. 그리고 시간은 흘러 1967년, 'Unbelievable'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EMF의 보컬 제임스 엣킨도 오늘이 생일이야."

부화뇌동은 경운기 기어를 바꾸며 중얼거렸다.

"태어나는 사람이 있으면 떠나는 사람도 있는 법이지. 아까 뉴스 보니까 필 콜린스 이야기도 나오던데?"

화랑의 눈빛이 조금 진지해졌다.

"맞아. 1996년 3월 28일이었지. 필 콜린스가 솔로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제네시스(Genesis)를 떠나겠다고 공식 발표한 날이야. 프로그레시브 록의 거물이자 팝의 황제로 군림했던 그가 팀을 떠난다는 소식은 팬들에겐 청천벽력이었을 거야. 하지만 덕분에 우리는 그의 전설적인 솔로 앨범들을 더 깊게 만날 수 있었지."

3.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경운기는 이제 논두렁 끝자락, 거대한 느티나무 아래에 멈춰 섰다. 부화뇌동은 미리 준비해온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을 화랑에게 건넸다.

"야, 필 콜린스 탈퇴 소식 들으니 좀 씁쓸하네. 기분 전환하게 신나는 기록은 없냐?"

화랑은 막걸리를 한 모금 들이켜고는 입술을 닦았다.

https://youtu.be/4G-YQA_bsOU?list=RD4G-YQA_bsOU

Simon & Garfunkel - Bridge Over Troubled Water (Audio)“Bridge Over Troubled Water” by Simon & Garfunkel Listen to Simon & Garfunkel: https://SimonAndGarfunkel.lnk.to/listenYD Subscribe to the official Simon & Ga...www.youtube.com


"신나는 건 아니지만, 가장 위대한 기록은 있지. 1970년 오늘, 사이먼 앤 가펑클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가 드디어 UK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어.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준다는 그 노래 말이야. 지금 우리가 밟고 있는 이 흙처럼, 누군가에게 단단한 지지대가 되어주는 노래지."

부화뇌동은 잠시 침묵하더니 느티나무 너머로 펼쳐진 파주의 평야를 바라보았다.

"다리라... 농사짓는 사람한테는 비가 다리 역할을 하고, 너 같은 뮤지션한테는 관객이 다리겠지. 오늘 저녁 공연, 그 다리 위를 잘 건너야 할 텐데?"

"걱정 마. 1973년엔 레드 제플린의 5집 'Houses of the Holy'가 발매된 날이기도 해. 하드 록의 성전 같은 앨범이지. 그 기운을 받아서 오늘 파주를 뒤집어 놓을 거니까."

4. 블루스의 죽음과 팝의 도약

이야기는 깊어졌다. 화랑은 1974년 세상을 떠난 블루스 뮤지션 아서 '빅보이' 크루덥을 기렸다. 향년 68세. 엘비스 프레슬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록앤롤의 아버지' 중 한 명이었던 그의 죽음은 한 시대의 마감을 의미했다.

"하지만 슬픔만 있는 건 아니야."

화랑이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1981년 오늘, 블론디(Blondie)의 'Rapture'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라 2주간 머물렀어. 록 밴드가 힙합 요소를 가미해서 차트 정상에 오른 역사적인 순간이었지. 그리고 1985년엔 'A Great Big World'의 이언 악셀이 뉴저지에서 태어났고."

"이언 악셀? 그 'Say Something' 부른 친구?"

https://youtu.be/-2U0Ivkn2Ds?list=RD-2U0Ivkn2Ds

A Great Big World, Christina Aguilera - Say Something (Official Video)Watch the official music video for "Say Somthing" by A Great Big World Listen to A Great Big World: https://AGreatBigWorld.lnk.to/listenYDSubscribe to A Grea...www.youtube.com


"응. 팝의 감수성은 그렇게 대를 이어 계속 흐르는 거야. 마치 이 땅에서 매년 새싹이 돋아나듯이."

5. 2008년의 봄, 그리고 2026년의 오늘

부화뇌동은 다시 경운기 시동을 걸었다. 이제 마을로 돌아가 공연 준비를 도와야 할 시간이었다.

"자, 이제 마지막이다. 최근 기록은 없냐?"

화랑은 경운기 뒷좌석에 앉아 기타 케이스를 꼭 껴안았다.

"2008년 3월 28일. 제이슨 므라즈가 멜론악스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가졌어. 그때의 그 달콤한 어쿠스틱 사운드가 한국의 봄을 흔들었지. 그리고..."

화랑은 잠시 말을 멈추고 부화뇌동의 등을 바라보았다.

  •  

"그리고 2026년 3월 28일 오늘, 파주 뮤직씨티에서 주혹새의 화랑이 'SO WHAT'이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올라. 수십 년 전의 존 에반스, 필 콜린스, 레드 제플린이 남긴 그 뜨거운 유산을 이어받아서 말이야."

부화뇌동은 크게 웃으며 가속 페달을 밟았다.

"그래. 포크 메탈 팬인 내가 앞줄에서 헤드뱅잉 해주마. 경운기 엔진 소리보다 더 크게 샤우팅을 해보라고!!!"

6. 에필로그: 파주의 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파주의 하늘은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공연장인 파주 뮤직씨티 앞에는 벌써부터 팬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대기실에서 목을 풀던 화랑은 창밖을 보며 오늘 나눴던 역사들을 되새겼다.

1948년부터 2008년까지, 3월 28일이라는 날짜 속에 차곡차곡 쌓인 음악의 층위들. 누군가는 태어났고, 누군가는 떠났으며, 누군가는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제 그 바통을 이어받을 시간이었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조명이 어두워지고, 묵직한 드럼 비트가 시작되었다. 무대 위로 걸어 나가는 화랑의 귓가에 낮에 들었던 경운기의 탈탈거리는 소리와 부화뇌동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스쳐 지나갔다.

"SO WHAT? 우리가 간다!!"

화랑의 외침과 함께 강력한 샤우팅이 파주의 밤공기를 갈랐다. 3월 28일, 또 하나의 음악적 연대기가 파주의 흙 위에서 새롭게 쓰여지고 있었다.

https://youtu.be/LJh5Gmqrt8Y?list=RDLJh5Gmqrt8Y

So what - Revenant (Dark fantasy Live)언제인가 어디에서... 수많은 망령들과 함께 했던 다크 판타지 라이브!!!www.youtube.com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montsegur | 작성시간 26.03.28 오늘 공연 멋진 사운드로 파주를 아주 그냥 찢어버리시길 응원합니다^^
  • 작성자악의 꽃 | 작성시간 26.03.28 경운기 위에서 메탈 이야기를 나누는 두 분 모습이 너무 정겨워 보여요!!^^
  • 작성자midnight | 작성시간 26.03.28 경운기 타는 포크 메탈 농부라니, 너무 낭만적이에요. 화랑님의 공연도 대박 나시길 응원할게용~ ^^;;;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