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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창고

검은 예배당의 종

작성자화랑|작성시간26.06.07|조회수65 목록 댓글 1

어머니의 유산인 페르시아 양탄자 위로, 지옥의 아궁이에서 타다 남은 듯한 검은 재의 흔적이 불길하게 새겨졌다.

엘리노어는 숨을 멈췄다. 거대한 흑견이 소리 없이 현관을 통과해 어둠 속으로 사라진 직후, 집 안의 모든 공기는 얼어붙었다. 짐승의 체취 대신 오래된 묘지의 흙냄새와 매캐한 연기만이 감돌았다. 복도 끝, 바람 한 점 없는 실내에서 촛불 하나가 죄의식처럼 위태롭게 흔들렸다. 그때, 그녀의 시선이 벽면에 멈췄다. 보이지 않는 손톱이 할퀸 듯, ‘말라카이(Malachai)’라는 이름이 아주 오래전부터 그곳에 존재했던 것처럼 잔인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낡은 마룻바닥은 그녀의 걸음마다 비명을 질렀다. 그것은 단순한 소음이 아닌, 생명을 지닌 존재의 속삭임이었다.
“하나, 아이를 위하여.”
“둘, 왕관을 위하여.”
“셋, 미소를 위하여.”
세 번째 걸음에 창가의 커튼이 격렬하게 펄럭였다. 창문은 굳게 닫혀 있었으나, 그 너머에는 형체 없는 악의가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듯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댕— 댕—*

지도에도 없는 숲, 버려진 ‘검은 예배당’의 종소리가 영혼의 밑바닥을 긁으며 울려 퍼졌다. 종소리에 맞춰 하늘에서는 타르 같은 검은 비가 쏟아져 대지를 오염시켰다. 세상은 영원한 개기일식의 어둠 속으로 잠겨들었다.

주방 식탁 위, 의식이 중단된 듯 날카롭게 베인 일곱 개의 왁스 조각과 생명력을 모두 빼앗겨 잿빛으로 변한 우유 한 잔이 놓여 있었다. 그 순간, 벽에 걸린 거울 속에서 낯선 시선이 느껴졌다. 그곳엔 엘리노어가 아닌, 해골의 윤곽이 비치는 얇은 피부와 수천 년의 허기를 담은 눈동자를 가진 존재가 미소 짓고 있었다.

“그가 눈을 뜨면, 우리 모두의 죄가 드러나리라.”
차가운 묘비 아래 묻힌 자들의 기괴한 합창이 벽 너머에서 들려왔다. 엘리노어는 미친 듯이 가족사진을 내던지고 벽의 그을음을 긁어냈지만, 종소리는 물리적인 타격이 되어 집을 뒤흔들었다.

“검은 예배당의 종을 멈춰!”

그녀의 절규는 공허했다. 검은 비가 집 안으로 스며들어 재와 뒤섞이고, 거울 속 존재는 유리를 깨고 현실로 걸어 나왔다. 태양은 완전히 빛을 잃었다. 세상에 남은 것은 종소리와 보이지 않는 발자국, 그리고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그’의 눈동자뿐이었다.

흑견이 다가와 그녀의 손등에 차가운 코를 댔다. 그것은 위로가 아닌, 영원한 밤으로의 초대였다.

다음 날,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타버린 재로 뒤덮인 빈터 중앙에는 낡은 종 하나만이 깊게 박혀 있었다. 그 위에는 피로 쓴 듯한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셋을 세면, 미소가 돌아오리라.’

 

https://youtu.be/0ggOeHDYK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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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附和雷同 | 작성시간 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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