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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과 1 사이의 밤을 건너 너에게

작성자화랑|작성시간26.06.12|조회수29 목록 댓글 1

#답장좀주세요
#폰만본다
#읽씹은아니겠지
#알람아울려라
#잠이안와
#기다리는중
#설렘주의
#내일아침제발
#꿈속에서도기다림
#잘자내사랑

0과 1 사이의 밤을 건너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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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바늘이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소음이 숨을 죽인 시간, 민준의 방 안에서 유일하게 생동감을 내뿜는 것은 책상 위에 놓인 스마트폰의 차가운 액정뿐이었다. 암전된 방 안에서 그 푸르스름한 빛은 민준의 얼굴을 창백하게 비추었다. 그는 벌써 한 시간째, 메신저 대화창의 입력창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커서가 깜빡인다. 마치 민준의 불안한 심장 박동처럼 규칙적이고도 집요하게.

‘자니?’

두 글자를 썼다가 이내 지웠다. 너무 진부했다.

‘오늘 고생 많았어.’

다시 지웠다. 이건 너무 사무적이다.

‘내일 시간 돼?’

손가락이 멈칫했다. 하지만 이 문장은 너무 성급해 보였다.

민준은 마른세수를 하며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하고 싶은 말은 마음속에 파도처럼 밀려드는데, 막상 좁은 화면 속에 담으려니 그 어떤 단어도 적절해 보이지 않았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너무 무겁고, 좋아한다는 말은 가벼워 보였다. 그 중간 어디쯤, 자신의 진심을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완벽한 문장을 찾기 위해 그는 수십 번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방 안은 고요했다. 가끔 창밖으로 지나가는 자동차의 희미한 엔진 소리만이 이 도시가 아직 살아있음을 알릴 뿐이었다. 민준은 다시 폰을 들었다. 화면 속 그녀의 프로필 사진을 본다. 환하게 웃고 있는 서윤의 모습. 그 미소 한 조각에 민준의 밤은 다시금 요동치기 시작했다.

결국 민준이 선택한 것은 아주 짧은 인사였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 그냥 생각나서 보내봐. 잘 자.]

전송 버튼을 누르기까지 다시 5분이 걸렸다.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전송’ 버튼을 누르는 순간, 이 문장은 민준의 손을 떠나 보이지 않는 전파를 타고 어두운 밤하늘을 가로질러 그녀에게로 향할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데이터의 이동이 아니라, 민준의 억눌린 진심이 실체화되어 날아가는 과정이었다.

*톡.*

경쾌한 소리와 함께 메시지 옆에 숫자 ‘1’이 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민준은 침대에 몸을 던졌다. 천장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메시지가 그녀의 폰에 닿기까지는 1초도 걸리지 않았겠지만, 그 답장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기까지의 시간은 영겁처럼 느껴질 것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

“읽었을까? 아니, 자고 있겠지.”

민준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써 눈을 감았다. 하지만 감은 눈꺼풀 위로 아까 보낸 문장들이 잔상처럼 남았다. 혹시 너무 늦은 시간에 실례가 된 건 아닐까, 아니면 너무 뜬금없어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이미 화살은 시위를 떠났다. 이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기다림뿐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방 안의 푸른 빛은 서서히 힘을 잃어갔다. 민준은 몇 번이고 폰을 확인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쳤다. 지금 확인해봤자 숫자 ‘1’이 사라지지 않았을 확률이 높고, 만약 사라졌는데도 답장이 없다면 그 절망감을 견딜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창밖의 도시는 이제 완전히 잠들었다. 화려했던 네온사인들도 하나둘 꺼지고, 짙은 어둠과 침묵만이 지붕 위로 내려앉았다. 민준은 이 고요함이 무서웠다. 침묵은 때로 거절보다 더 아프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썼다.

‘내일 아침이면 알 수 있겠지.’

그는 스스로를 다독였다. 내일 아침, 알람 소리와 함께 눈을 떴을 때, 화면 상단에 떠 있을 그녀의 이름 석 자를 상상했다. 그것은 세상 그 어떤 음악보다 감미로운 알람이 될 것이고, 창틈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보다 더 눈부시게 자신을 반겨줄 것이다.

민준은 꿈속으로 침잠하기 시작했다. 꿈속에서도 그는 여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백사장 위에서, 바다 건너편에서 올 작은 유리병 편지를 기다리는 아이처럼.

밤은 깊어 어느덧 새벽의 끝자락에 닿았다. 민준의 호흡은 규칙적으로 변했고, 그의 의식은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부유했다. 그의 머리맡에 놓인 휴대폰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지만, 그 안에는 뜨거운 기대가 응축되어 있었다.

민준은 잠결에 나지막이 읊조렸다.

“잘 자, 내 사랑… 내일 아침에 만나.”

그것은 그녀에게 닿지 않는 혼잣말이었지만, 동시에 내일의 자신에게 건네는 약속이기도 했다. 온 밤을 다해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다는, 꿈속에서조차 너의 답장을 마중 나가겠다는 간절한 고백.

도시 위로 서서히 새벽안개가 걷히고 있었다. 머지않아 태양이 떠오를 것이고, 첫 알람이 울릴 것이다. 민준은 그 순간 자신의 이름 옆에 도착해 있을 그녀의 마음을 그리며, 마침내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내일 아침, 폰을 켰을 때.
햇살보다 먼저 그를 반겨줄 너의 답장을 기다리며.

오전 7시 30분.
책상 위 휴대폰이 짧게 진동했다.
창가로 스며든 햇살이 액정을 비추자, 그곳엔 민준이 온 밤을 지새우며 기다렸던 이름이 선명하게 떠올라 있었다.

[서윤: 나도 방금 일어났어. 좋은 아침이야! 어제는 일찍 잠들었네. 오늘 만날까?]

민준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번졌다. 길었던 밤의 침묵이 끝나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https://youtube.com/shorts/N4G7qWRnUX0?feature=share

바하 - 내일 아침 눈을 떴을때#답장왔으면해#새벽감성#미드나잇송#LateNightMusic#BedroomPop#DreamPop#감성플레이리스...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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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Bastard | 작성시간 26.06.12 민준의 떨리는 손끝과 서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이 참 몽글몽글하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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