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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예언자: 시간의 장막을 걷는 사나이
태초에 우주를 가득 채웠던 것은 안락한 어둠이 아니었다. 그것은 날카로운 금속음과 같은 침묵, 즉 무(無)의 비명이었다. 그 정적을 깨뜨리고 하나의 고동이 울려 퍼졌을 때, 시간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다. 별들이 제자리를 찾으며 내뿜는 빛은 거대한 용광로에서 튀어 오르는 불꽃이었고, 은하수가 흐르는 소리는 수조 개의 악기가 동시에 울리는 장엄한 심포니였다.
1503년, 프랑스 생레미드프로방스의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한 아이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미셸 드 노트르담. 훗날 세상이 '노스트라다무스'라는 이름 앞에 공포와 경외를 바치게 될 사내의 시작이었다.
어린 미셸에게 세상은 투명하지 않았다. 그에게 현실은 언제나 두 겹의 유리를 겹쳐놓은 듯 흐릿하고 중첩적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아침 시장의 활기를 즐기고 빵 굽는 냄새에 취해 있을 때, 소년 미셸은 그 풍경 너머에서 불타오르는 미래의 잔상을 보았다. 그것은 예리한 칼날처럼 그의 시신경을 파고들었다.
"나는 어둠이니, 빛으로부터 태어났노라. 나는 힘이요, 오늘 밤 이곳을 불태우는 불이니라."
소년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아이의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수백 년 뒤의 화약 냄새와 강철의 비명을 미리 맛본 자의 예언이었다. 사람들은 그를 피했다. 그의 텅 빈 눈동자 속에는 인류가 아직 겪지 못한 고통의 지도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알았다. 이 능력은 축복이라는 탈을 쓴 저주이며, 자신이 쥐고 있는 열쇠는 인류라는 새장을 여는 동시에 지옥의 문을 여는 도구라는 것을.
청년이 된 미셸은 죽음의 냄새를 쫓아 몽펠리에 대학으로 향했다. 당시 유럽을 휩쓴 흑사병은 신의 심판이라 불렸지만, 미셸에게 그것은 단지 예정된 파멸의 전주곡에 불과했다. 그는 헌신적인 의사로서 환자들을 돌봤으나, 밤이 되면 자신만의 밀실로 숨어들었다.
방 문을 걸어 잠근 그는 놋그릇에 물을 채우고 촛불을 켰다. 수면 위로 빛이 반사되는 순간, 그의 정신은 육신을 이탈해 시간의 강을 거슬러 올랐다.
"너는 너 자신의 구원과 마주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들이 그를 꾸짖었다. 환상 속에서 그는 광기 어린 슬픔과 마주했다. 미래의 바다에서 몰려오는 영혼들의 비명이 그의 귓가를 찢어 놓았다. 그는 공포에 떨면서도 그 목소리를 받아들였다.
"나는 이 말을 온 세상에 퍼뜨리리라. 내 이름은 영원히 남으리라."
그가 본 것은 구체적이고도 참혹했다. 빛 속에서 솟아오른 네 명의 기수가 대지를 짓밟고 있었다. 전쟁의 신들이 포효하고, 기군과 역병이 문명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미셸은 펜을 들어 그 끔찍한 진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Nella tentazione, Cercando la gloria..."
(유혹 속에서 영광을 찾으니, 그 대가는 인간의 타락이라.)
그의 예언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류의 목을 죄는 사슬이었고, 동시에 다가올 폭풍에 대비하라는 마지막 자비였다. 하지만 세상은 자비보다는 공포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셸의 삶에도 온기는 있었다. 그러나 예언자에게 허락된 행복은 찰나에 불과했다. 흑사병은 그가 사랑했던 아내와 아이들을 앗아갔다. 의사로서 수많은 생명을 구했던 그였지만, 정작 자신의 가장 소중한 이들은 구하지 못했다.
"그대는 내 마음속에 살아있네... 꿈속에서 그대를 보고, 그대가 속삭이는 말을 듣네."
상실의 고통은 그를 더욱 날카로운 예언의 세계로 밀어 넣었다. 동시에 교회의 서슬 퍼런 감시가 시작되었다. 신의 영역인 미래를 엿보는 자를 교회는 용납하지 않았다. 이단 심문관들은 그를 쫓았고, 광장의 화형대는 그를 기다렸다.
"거룩한 법에 복종하라!! 죄를 회개하라!!"
교회의 명령에 미셸은 비웃음으로 답했다.
"우리는 그들의 화형대에 불타는 순교자들이다. 하지만 내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 나는 그들이 키우는 증오를 제압할 것이다."
그는 도망자가 되었다. 프랑스 남부의 안개 자욱한 새벽, 낡은 망토의 깃을 세우고 그는 고향을 떠났다. 그것은 고독의 길이었고, 이해받지 못한 메시아의 방랑이었다. 그는 산을 넘고 계곡을 지나며 홀로 선 자들의 분노를 가슴에 새겼다.
"나를 홀로 내버려 두라!! 위선자들의 동정은 필요치 않다!!"
추방과 방랑의 세월은 미셸을 강철보다 단단하게 단련시켰다. 그는 이제 공포를 초월한 존재였다. 폭풍이 몰아치기 직전의 고요함처럼, 그는 자신의 운명을 온전히 받아들였다. 마침내 그의 예언서가 세상에 드러났을 때, 왕실조차 그의 발치에 엎드렸다.
이단 심문관들이 다시 그를 정죄하려 했으나, 미셸은 오히려 그들의 비겁한 내면을 꿰뚫어 보았다. 그는 불길 속을 걸으며 자신의 정당성을 증명했다.
"나는 끝까지 내 자리를 지켰다!!"
군중들의 야유는 환호로 변했고, 노스트라다무스라는 이름은 승리의 상징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노인 미셸은 자신의 마지막 예언을 기록했다. 그것은 자신의 죽음이었다. 1566년 7월 2일, 그는 친구들에게 "내일 해가 뜰 때 나를 보지 못할 것"이라 말했다.
침상에 누운 그의 눈앞으로 인류의 미래가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거대한 강철 새들이 하늘을 가르고, 버섯 구름이 대지를 뒤덮으며, 차가운 신시사이저 소리 같은 금속음이 대기를 지배하는 시대. 그가 보았던 '전쟁', '역병', '죽음'의 이미지가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합창단의 목소리로 변주되어 그의 영혼을 감쌌다.
"모든 것은 지나가리라. 우리 모두는 먼지로 돌아갈 뿐이다. 하지만 나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니."
그의 육신은 루비콘 강을 건너 무한의 세계로 향했다. 어둠은 그를 집으로 인도했고, 평화라는 보상을 내주었다. 창밖에는 그가 평생을 응시했던 별들이 변함없이 빛나고 있었다
수 세기가 흐른 뒤, 영국 버밍엄의 한 스튜디오. 가죽 옷을 입은 다섯 명의 사내들이 노스트라다무스의 혼을 불러내고 있었다. 롭 핼포드의 날카로운 고음은 예언자의 비명이 되었고, K.K. 다우닝과 글렌 팁튼의 기타 리프는 미래를 가르는 칼날이 되었다.
그들은 18곡의 대서사시를 통해 한 남자의 고뇌와 승리를 노래했다. 뺄 곡이 하나도 없다던 그들의 자부심은 90분이 넘는 심포닉 메탈의 향연으로 탄생했다. 비록 평론가들의 반응은 엇갈렸고 팬들은 낯선 스타일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앨범의 가치는 재평가될 것이다."
롭 핼포드의 확신처럼,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인류가 여전히 전쟁과 역병, 그리고 정복의 역사 속에 머물러 있는 한, 별의 눈물을 본 사나이의 목소리는 주다스 프리스트의 묵직한 사운드에 실려 영원히 인류의 귓가를 맴돌 것이다.
노스트라다무스는 죽지 않았다. 그는 단지 노래가 되어 우리 곁에 남았을 뿐이다.
https://youtu.be/nEdvICRBMcQ?list=OLAK5uy_mBFp0wCjPo5H0x7_pJaQqL6YtZG_R9BIM
Judas Priest - NostradamusThe first track from Judas Priest's sixteenth studio album, Nostrad...www.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