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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십자성의 낙인: 순성(殉星)의 비가(悲歌)

작성자화랑|작성시간26.06.18|조회수59 목록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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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십자성의 낙인: 순성(殉星)의 비가(悲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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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한 대지 위로 붉은 노을이 내려앉는다. 핵전쟁이 휩쓸고 간 자리에 남은 것은 타버린 흙먼지와 강자만이 살아남는 비정한 질서뿐이다. 그 지옥 같은 세상의 한복판, 거대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어둠의 제국 ‘서던 크로스’가 우뚝 솟아 있다. 성벽 너머에서는 매일같이 비명이 울려 퍼진다. 독재자 ‘신’의 명령에 따라 백성들의 가슴에는 뜨거운 쇠꼬챙이로 새겨진 네 개의 점, 즉 ‘The Sign of the Southern Cross’가 선명하게 타오른다. 그것은 노예의 표식이자, 한 남자의 광기 어린 집착이 만들어낸 악의 흔적이다.

성채의 가장 높은 곳, 화려하지만 온기 없는 방 안에서 신은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세상의 모든 보석을 가져다 놓은 듯한 화려한 장식들이 가득했지만, 그의 시선은 오직 한 여인, 유리아에게 머물러 있었다.

**“너와 함께한 지난 시간들, 하나씩 돌이켜보니 행복했던 순간도 있었지. 부인할 수는 없어.”**

신은 나직이 읊조렸다. 한때 그는 켄시로의 절친한 친구였고, 유리아를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려 했던 사내였다. 하지만 세기말의 혼돈은 그의 가슴 속에 잠자던 욕망을 깨웠다. 빌런 쟈기의 속삭임은 독이 되어 그의 영혼을 잠식했다. ‘강한 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그 단순하고도 잔인한 논리가 그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친구의 가슴에 일곱 개의 상처를 내고, 사랑하는 여인을 강제로 빼앗았다.

하지만 그 승리는 비극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 숨겨진 수많은 밤의 눈물들. 전반적으로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더 선명해.”**

신은 유리아를 위해 이 거대한 도시를 건설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져다주었다. 금은보화, 비단 옷, 맛있는 음식들. 그러나 유리아의 눈동자에는 생기가 없었다. 그녀는 신이 바치는 그 어떤 것에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신이 잔인해질수록, 그가 더 많은 사람의 가슴에 남십자성의 낙인을 찍을수록, 유리아의 마음은 그에게서 멀어져만 갔다.

“당신이 무슨 짓을 하건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아... 하지만 내 마음이 변하지 않는 한 당신은 더 이상한 짓을 하겠지...”

유리아의 그 한마디는 신의 심장을 꿰뚫는 화살이었다. 그는 사랑을 얻기 위해 권력을 휘둘렀으나, 권력이 커질수록 사랑은 신기루처럼 흩어졌다.

**“Years of pain, 널 사랑했던 시간. 가장 아팠던 건 이별이 아냐. 널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란 그 두려움이 날 삼키던 밤, 그게 가장 고통스러웠어.”**

블랙 사바스의 ‘The Sign of the Southern Cross’가 환청처럼 들려오는 듯했다. 로니 제임스 디오의 영묘한 보컬이 이 비극적인 성채의 공기를 휘감는다. 토니 아이오미의 중후한 기타 리프는 신의 무거운 발걸음과 닮아 있고, 기저 버틀러의 베이스는 무너져 내리는 그의 내면을 대변한다. 신은 깨달았다. 자신이 세운 이 제국은 결국 유리아를 가두기 위한 감옥이었으며, 동시에 자기 자신을 가둔 지옥이었다는 것을.

어느 날, 유리아는 결단을 내렸다. 그녀는 서던 크로스의 암울한 정경, 고통받는 민중들, 그리고 광기에 젖은 신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았다. 그리고 그녀는 성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

“안 돼!”

신의 절규가 허공을 갈랐지만, 그녀의 하얀 옷자락은 꽃잎처럼 흩날리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신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생전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독재자, 순성(殉星)의 운명을 타고난 남자의 통곡이었다.

**“흐릿해진 너의 얼굴 위로 선명한 고통이 번져. 좋았던 기억마저 아프게 해, 지독한 그리움처럼.”**

유리아가 사라진 서던 크로스는 이제 잿더미와 다름없었다. 신은 텅 빈 왕좌에 앉아 그녀가 남긴 향기만을 쫓았다. 켄시로가 복수를 위해 성문 앞까지 다가왔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신에게는 더 이상 두려움도, 투지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아름다웠던 추억을 안고 무너져 내리던 나날들. 결국 남은 건 상처뿐인 걸 이제야 깨닫게 됐어.”**

마침내 켄시로와 신이 마주 섰다. 북두신권의 전승자와 남두성권의 고수. 하지만 승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신의 권법은 날카로웠으나 그 끝에는 허무가 매달려 있었다. 켄시로의 주먹이 신의 가슴을 강타했을 때, 신은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울었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울었어... 결국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난 그녀의 마음을 얻지 못했지....”

신은 피를 토하며 유리아가 뛰어내렸던 그 성벽 끝으로 걸어갔다. 켄시로는 그를 막지 않았다. 신은 마지막 힘을 다해 외쳤다.

“이런 도시도, 부도, 권력도, 나에게는 아무 쓸모 없었어... 내가 원했던 것은 단 하나, 그녀뿐이었어!!!”

그는 켄시로의 권법으로 죽는 것을 거부했다. 그것이 그가 지킬 수 있는 마지막 자존심이자, 사랑에 모든 것을 바친 남자의 마지막 선택이었다.

“나는 너의 권법으로는 죽지 않는다! 켄시로... 작별이다!!”

신은 유리아의 뒤를 따르듯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그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며 처량하면서도 아름다운 궤적을 그렸다.

**“Years of pain, 널 사랑했던 시간. 가장 아팠던 건 후회가 아냐. 널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란 그 두려움에 갇혔던 내 모습, 그게 가장 고통스러웠어.”**

전투가 끝난 후, 켄시로는 신의 시신을 거두었다. 바트가 옆에서 투덜거렸다. “뭐하러 이런 악당 새끼를 챙겨주는 거야?” 켄시로는 신의 감긴 눈을 바라보며 나직이 대답했다.

“같은 여자를 사랑했던 남자이니까...”

켄시로의 두 팔에 안겨 힘없이 축 늘어진 신의 모습은 더 이상 공포의 독재자가 아니었다. 그는 그저 사랑에 실패하고,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를 파괴해버린 한 명의 가련한 사내였다. 그 장면은 기묘하게도 애틋하고 강렬했다. 마치 중세의 비극적인 서사시 속 한 장면처럼, 혹은 블랙 사바스의 음악이 주는 그 신비롭고도 무거운 여운처럼.

**“가장 고통스러웠어. 너 없는 모든 순간이.”**

서던 크로스의 성벽 위로 다시 밤이 찾아온다. 이제 남십자성의 낙인은 서서히 지워져 가겠지만, 사랑을 위해 악마가 되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는 붉은 먼지 속에 남아 전해질 것이다. 18세의 소년이 만화책을 덮으며 흘렸던 그 눈물은, 시간이 흘러 당뇨와 노년을 걱정하는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가슴 한구석을 저리게 만든다.

사랑과 고통의 경계에서 헤매던 신의 영혼이, 이제는 유리아가 있는 그곳에서 평온하기를 빌며.

https://youtu.be/69eiuwPDO20?list=RD69eiuwPDO20

바하 - 가장 아픈건...#YearsOfPain#PainIntoPower#MelodicPowerMetal#JapaneseMetalSpirit...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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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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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타키 | 작성시간 26.06.18 순성(殉星)의 운명이라니... 이름부터가 너무 슬프잖아요. ㅠㅠ
  • 작성자Trooper | 작성시간 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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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Revenge | 작성시간 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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