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밴드,
나는 기억을 떠올렸다.
2년 전, 동네 레코드 가게에서 Bathory의 처녀작을 보았을 때다.
이 밴드는 분명 낯익은 이름이 아니다.
그런데도 나는 아, 이 밴드,라고 기억을 떠올리며 그들의 음반을 집어 보았다.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생각했다.
나는 이미 이들을 알고 있었다.
Bathory는 사탄의 이미지와 더불어 무시무시한 분위기의 모든 중요한 영역에서 Venom을 능가하는 첫 번째 밴드였다.
그들은 모든 면에서 Black Metal이라는 세계를 거의 완성시킨 진정한 창조주였다.
음악적으로, 서정적으로, 그리고 철학적으로, Bathory는 모든 것을 먼저 말했다.
Quorthon (실명 Snorre Ruch)은 Black Metal이 어떻게 보이고 들리는지에 대한 불문율을 성문화한 사람이었다.
밴드의 1984년 동명 처녀작은 분명 괜찮은 곡이 몇 개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들의 잠재력에 대해 별로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작년에 나온 The Return...... 은 완전히 다른 앨범이었다.
어둠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처럼 차갑고 무거운 음악으로 꾸민, 사람을 빨아들이는 강렬함이란 실로 치명적이었다.
이 앨범의 사운드는 너무 어두워서 노래가 단순히 시작한다기보다는
흡사 어두운 그림자에서 기어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이 음반을 들으면서 아, 또 만났네, 라고 생각했다.
평소 내 안에 숨어있던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그것은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전율이었다.
이것은 실로 검은 색에 관한 모든 것이었다.
음악이 고속의 신체 상해인지 느린 위협인지는 기실 중요하지 않다.
그 무엇으로도 꿰뚫을 수 없는 어둠의 분위기가 절대적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 앨범에 실제로 실행 중인 모종의 플롯이 있으며,
그것은 하나님의 손아귀에서 지구를 되찾으려는 사탄에 대한 원사를 일관성 없이 회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쿼쏜은 실로 현명한 사람이었다.
결론은 그가 메이헴, 다크스론, 엠퍼러, 그리고 우리 행성에 존재하는 수백만명의 콥스 페인팅 메탈러들이
여가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일목요연하게 가르쳐 주었다는 사실이다.
바쏘리는 진정한 메탈의 아이콘이었고 The Return...... 은 가장 어둡고 헤비한 앨범이었다.
1986년의 나는 이 앨범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에 잠겨 들었다.
그는 왜 거기에 있을까?
무엇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며 거기 있는걸까?
그리고 어디로 갈까?
앨범에 담긴 바쏘리의 음악은 때로 움찔하리만큼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음악의 예술성을 완성하기 위하여 이쁘게 치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둠 앞에 나약한 인간 본연의 치졸함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듯한 야만적인 사운드라고나 할까.
그래서 더욱 마음에 와 닿았다.
- 1986년의 어느 가을 밤, 심연 속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