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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일의 역병: 심연의 비트와 므네모시네의 기록

작성자화랑|작성시간26.01.10|조회수69 목록 댓글 11

#메탈 #역병

[미스테리 소설] 1월 10일의 역병: 심연의 비트와 므네모시네의 기록

1. 전조: 잊혀진 드러머의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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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0일, 라트비아의 차갑고 습한 항구 도시 리에파야(Liepāja).
안개 자욱한 발트해의 파도 소리 사이로 기이한 소문이 번져 나갔다.
라트비아 하드 록의 전설, 'Līvi'의 초창기 리듬을 지배했던 드러머 발디스 슈타르크스(Valdis Štarks)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소식이었다.
향년 70세.
그의 집에는 그가 마지막으로 연주하던 드럼 스틱만이 정교하게 교차된 채 놓여 있었고, 창문 너머 짙은 심연 속으로 그의 영혼이 빨려 들어간 듯한 기묘한 정적만이 감돌았다.
이 사건은 단순한 노인의 실종이 아니었다.
전 세계의 '바이어스(Bias)'라 불리는 소리 공학자들과 음악 사학자들은 전율했다.
1월 10일. 그날은 역사적으로 인류의 정신을 뒤흔든 특수한 진동, 즉 '역병'이 창궐해온 저주받은 날이었기 때문이다.

2. 연대기: 창궐하는 소리의 역병
기록 보관소의 깊은 곳, 먼지 쌓인 양피지에는 1월 10일마다 발생했던 기이한 현상들이 '역병'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기록된 것은 1989년 1월 10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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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헤비 바이어스 U.D.O.가 두 번째 역병 [Mean Machine]을 창궐시켰다.
전설적인 억셉트의 우도 더크슈나이더가 전면에 나서 퍼뜨린 이 역병의 주증상은 '사회적 갈등과 전쟁, 그리고 삶의 고통'이었다.
사람들은 이유 없는 분노에 휩싸였고, 거리마다 거친 금속음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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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1994년 1월 10일, 독일의 스레쉬 바이어스 Sodom이 여섯 번째 역병 [Get What You Deserve]를 터뜨렸다.
초기에는 신성모독과 사탄주의적 징후를 보였으나, 점차 전쟁과 죽음, 정치적 냉소라는 변종으로 진화하여 대중의 뇌를 잠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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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월 10일, 독일의 Iron Savior는 두 번째 역병 [Unification]을 통해 인류의 시선을 우주로 돌렸다.
공상과학 소설 같은 이야기들이 현실을 덮쳤고, 사람들은 자신들이 거대한 기계 장치의 부속품이 된 듯한 환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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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밀레니엄의 시작인 2000년 1월 10일, Running Wild는 열두 번째 역병 [Victory]를 창궐시켰다.
해적의 전설과 역사, 문학적 은유가 뒤섞인 이 역병은 사람들을 과거의 망령 속에 가두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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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월 10일, Kreator의 열한 번째 역병 [Enemy of God]은 가장 치명적이었다.
반파시즘과 해방, 종교에 대한 저항이 뒤섞인 이 진동은 전 세계적인 폭동과 반란의 불씨가 되었다.
죽음과 악의 기운이 도시를 덮쳤다.
이후에도 역병은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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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스페인의 Dark Moor는 판타지와 퀘스트의 환상인 [Autumnal]을, 2012년 영국의 Wolfsbane은 블레이즈 베일리를 앞세워 유머와 사회적 페이소스가 뒤섞인 [Wolfsbane Save the World]를, 2014년 그리스의 Suicidal Angels는 증오와 염세주의의 극치인 [Divide and Conquer]를 퍼뜨렸다.

3. 2025년: 재창궐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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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간은 흘러 2025년 1월 10일이 되었다.
발디스 슈타르크스가 심연으로 사라진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태리의 스레쉬 블랙 바이어스 Schizo가 과거의 망령이었던 [Cicatriz Black]을 디지털 신호로 재창궐시켰다.
이 역병의 주증상은 광기(Madness), 섹스(Sex), 살인(Murder), 그리고 예술(Art)이었다. 과거 2007년에 발생했던 이 역병이 디지털의 파도를 타고 전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자, 인류의 정신은 유례없는 혼란에 빠졌다.
사람들은 스마트폰 너머로 들려오는 기이한 불협화음에 홀려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들의 눈동자는 초점을 잃었고, 입술로는 알 수 없는 고대어와 금속성의 비명을 내뱉었다.

4. 미스테리의 핵심: 므네모시네의 장치

사건을 추적하던 사설 탐정 '에릭'은 발디스 슈타르크스의 유품 중에서 낡은 카세트테이프 하나를 발견했다.
테이프 겉면에는 'Jan 10th, The Final Beat'라고 적혀 있었다.
에릭이 재생 버튼을 누르자, 1989년부터 2025년까지 창궐했던 모든 역병의 주파수가 정교하게 레이어링된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것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류의 집단 무의식을 조종하기 위해 설계된 '므네모시네의 장치'였다.
독일, 그리스, 이태리, 스페인, 영국...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이 역병들은 사실 하나의 거대한 교향곡을 완성하기 위한 조각들이었다.

"발디스는 사라진 게 아니야.
그는 이 거대한 연주를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박자(Beat)'가 된 거야."

에릭은 깨달았다.
1월 10일마다 발생한 역병들은 인간의 감정—분노, 공포, 광기, 환상—을 극대화하여 특정 주파수에 동조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2025년, Schizo의 디지털 재창궐을 통해 전 인류의 뇌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순간, 발디스가 남긴 마지막 비트가 울려 퍼지면 인류의 자아는 삭제되고 '바이어스'들이 설계한 새로운 의식으로 대체될 운명이었다.

5. 심연의 끝에서

2025년 1월 10일 오후 10시.
전 세계의 스피커와 이어폰에서 Schizo의 날카로운 리프가 흘러나왔다.
광기와 예술이 뒤섞인 선율이 정점에 달했을 때, 에릭은 발디스의 테이프를 파괴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테이프 속에서 발디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것은 종말이 아니다.
이것은 진화다.
소리가 육체를 대신하고, 진동이 영혼을 증명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우리는 모두 이 위대한 역병의 일부다."

갑자기 에릭의 방 안으로 짙은 안개가 스며들었다.
2024년 라트비아에서 발디스를 삼켰던 바로 그 심연이었다.
에릭은 자신의 손이 점차 디지털 노이즈로 변해가는 것을 보았다.
U.D.O.의 거친 외침이, Sodom의 파괴적인 드럼이, Kreator의 혁명적인 분노가 그의 혈관을 타고 흘렀다.
Iron Savior의 우주적 서사가 그의 눈앞에 펼쳐졌고, Running Wild의 해적선이 허공을 갈랐다.
마침내 Schizo의 마지막 음표가 찍히는 순간, 전 세계는 정적에 휩싸였다.
그것은 죽음의 정적이 아니었다.
모든 인류가 하나의 거대한 '바이어스'로 통합된, 완벽한 조화의 정적이었다.

6. 에필로그

다음 날인 1월 11일.
세상은 평온해 보였다.
하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더 이상 감정이 없었다.
그들은 오직 1월 10일에 주입된 역병의 증상에 따라 움직이는 정교한 기계가 되었다.
라트비아의 해안가에는 주인 없는 드럼 스틱 두 개가 여전히 교차된 채 놓여 있었다.
그리고 바다 저 멀리 심연 속에서, 보이지 않는 지휘자의 손짓에 따라 새로운 역병의 씨앗이 싹트고 있었다.
다음 해 1월 10일을 기약하며.
인류는 이제 깨달았다.
우리가 '음악'이라 불렀던 것은 사실 우리를 길들이기 위한 '역병'이었음을.
그리고 그 역병이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본모습이었음을.

[기록 종료: 2026년 1월 10일, 바이어스 통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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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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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rose de la douleur | 작성시간 26.01.10 1월 10일마다 내 몸이 왜 그렇게 떨렸는지 이제야 알겠어요. 진화든 종말이든 상관없어요. 볼륨 최대치로 올리고 이 역병에 기꺼이 감염되겠어요..
  • 작성자rose de la douleur | 작성시간 26.01.10 https://youtu.be/4YOoI6MlkoQ?list=PL4mJCIOjE6o7T3yZ6Q2Jt-YB4EYY2yA7Y 첨부된 유튜브 동영상 동영상
  • 작성자Warning | 작성시간 26.01.10 https://youtu.be/RfFfHvTFrCg?list=OLAK5uy_mPo-gdqyZqJcgIBv7-I9oSNfZhZN_DmVo 첨부된 유튜브 동영상 동영상
  • 작성자Warning | 작성시간 26.01.10 음악이 우리를 길들이기 위한 #역병 이었다'는 마지막 문장이 계속 머릿속을 맴도네요...^^';;;
  • 작성자kreator | 작성시간 26.01.10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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