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
2026년 3월 28일, 강철의 심장이 멈춘 날
2026년 3월 28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는 여느 때처럼 인파로 북적였다. 갓 구운 빵 냄새와 커피 향,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의 소음이 뒤섞인 공간 한구석, 희미하게 깜빡이는 네온사인 아래 자리한 오락실은 그 소란함 속의 작은 섬이었다. 시끄러운 리듬 게임 소리와 격투 게임의 효과음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그곳에서, 유독 한 게임기 앞의 두 사람에게서는 묘한 정적이 흘렀다.
https://youtu.be/0M6BsbDDIkg
Soul Calibur - Taki Tribute (Soul Edge Theme)This video is a tribute to the ninja, Taki.Music comes from the Soul Edge (Soul Blade) soundtrack.www.youtube.com
화면 속에서는 검과 단도를 든 여성 캐릭터와 현란한 발차기를 구사하는 남성 캐릭터가 격돌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이스틱을 잡은 두 사람의 움직임에는 평소의 날카로움이 없었다. 붉은 머리를 뒤로 넘긴 화랑은 화면을 응시하면서도 어딘가 다른 생각에 잠겨 있었고, 그의 옆에 앉은 타키는 복면 아래로 슬픔이 깃든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Perfect."
화면에서 승리를 알리는 목소리가 울렸지만, 타키는 조이스틱에서 힘없이 손을 뗐다. 평소라면 가벼운 도발이라도 던졌을 화랑도 그저 묵묵히 코인을 다시 넣을 뿐이었다.
https://youtu.be/WAvVdlrHAKA
TEKKEN 8 — Hwoarang Reveal & Gameplay TrailerIt's time to kick it up a notch.Hwoarang is back on his feet in #TEKKEN8!Join the official TEKKEN server 👉 https://bnent.eu/TekkenDiscordwww.youtube.com
"한 판 더?"
화랑의 물음에 타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오늘은 영 집중이 안 되네."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안 좋은데."
타키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 톤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https://youtu.be/YyUghAf0EuU?list=RDYyUghAf0EuU
ROSS THE BOSS - Maiden Of Shadows (2020) // Official Music Video // AFM RecordsTaken from the album "Born Of Fire" out 06.03.2020Order & Stream: https://fanlink.to/BornOfFire ROSS THE BOSS - Maiden Of Shadows (2020) // Official Music Vi...www.youtube.com
"로스 더 보스(Ross 'The Boss')가 죽었어. 이틀 전에."
그 이름이 나오자 화랑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매노워(Manowar)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강철 같은 리프와 서사시적인 사운드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인. 화랑 역시 그의 음악을 듣고 자란 세대였다.
"아… 그랬구나. 향년 72세라고 들었어."
https://youtu.be/RSSmwXy98IY?list=OLAK5uy_n2BQRTBaqRNLWSNpHw1PELJE2P9xVT5yA
Kings of MetalProvided to YouTube by Atlantic RecordsKings of Metal · ManowarKings of Metal℗ 1988 Atlantic Recording Corporation for the United States and WEA Internationa...www.youtube.com
"그래. 'Kings of Metal'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어. 그의 기타는 그냥 연주가 아니었어. 마치 전사가 검을 휘두르는 것 같았지. 진정한 메탈의 왕이었는데…."
타키의 목소리에는 깊은 상실감이 묻어났다. 그녀에게 매노워는 단순한 밴드가 아니었다. 스스로를 단련하고, 고독한 길을 걷는 무인으로서의 삶에 지침이 되어준 정신적 지주와도 같았다. 로스 더 보스의 죽음은 마치 한 시대가 저물고, 자신이 믿어왔던 신념의 일부가 부서져 내리는 듯한 슬픔을 안겨주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오락실의 소음만이 멀게 느껴졌다. 화랑은 침묵을 깨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
"그래도 좋은 소식도 있잖아. 오늘 뉴질랜드에서는 Blitz Metal Fest가 열리고, Foreigner는 루 그램이랑 50주년 투어를 연장했다던데. 전설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법이지."
"그렇긴 하지만… 익사이터(Exciter)는 공식적으로 해체 선언을 했고, 머드베인(Mudvayne)도 휴식기에 들어간다고 하잖아. 채드 그레이가 솔로 활동을 한다지만, 그건 머드베인이 아니지."
타키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시간은 어쩔 수 없나 봐. 영원할 것 같던 밴드들도 멈추거나 사라지고, 멤버들끼리 불화가 생기기도 하고. 포이즌(Poison)도 봐. 브렛 마이클스의 출연료 때문에 40주년 투어가 무산됐다는 소문이 돌잖아. 팬으로서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야."
"그건 좀 그렇네. 40년이나 함께한 동료인데."
화랑은 동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팀 데빌 진과의 오랜 악연과 경쟁 속에서 관계의덧없음을 여러 번 느껴왔다.
"그래도 다시 뭉치는 사람들도 있잖아.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은 팀 스콜드랑 다시 작업하는 것 같던데? 그 둘의 조합은 최고였지."
"그건 기대되네. 또… 70,000 Tons of Metal 크루즈에서는 네덜란드의 이저그림(Izegrim)이 재결성 무대를 가졌다고 하더라. 정말 멋진 일이야.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돌아오고. 마치 윤회 같아."
타키는 잠시 창밖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겼다. 그녀의 눈에는 수많은 밴드와 아티스트들의 명멸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블랙 달리아 머더(The Black Dahlia Murder)가 보컬 트레버 스트라나드의 4주기를 앞두고 추모 투어를 여는 것처럼, 남은 사람들은 떠난 이의 유산을 기리며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화랑은 그런 타키를 지켜보다가 문득 오늘 발매될 앨범들을 떠올렸다.
"오늘 이탈리아에서 Adversam이라는 밴드가 새 앨범을 낸다고 하던데. Passéisme이라는 밴드는 카세트로 한정판 앨범을 내고. 새로운 피는 계속해서 수혈되고 있어. 너무 상심하지 마."
"…네 말이 맞아. 언제까지나 과거에만 머무를 순 없지."
타키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슬픔은 여전했지만, 동료의 위로에 조금은 기운을 차린 듯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화랑을 바라보았다.
"너야말로 오늘 공연 잘해야지. 파주 뮤직 시티라고 했나? 밴드 이름이 'So What'이었지? 너다운 이름이네."
타키의 말에 화랑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격투가로서의 삶 외에, 그는 '니키'라는 예명으로 4인조 하드록 밴드의 보컬로도 활동하고 있었다. 그의 발차기만큼이나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그의 목소리는 제법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었다.
"당연하지. 오늘 무대, 다 뒤집어 놓고 올 거야. 로스 더 보스를 추모하는 의미에서라도, 더 뜨겁게 소리 지르고 와야지. 그게 우리가 그를 기리는 방식이잖아."
화랑의 눈이 다시 예의 그 총기로 빛났다. 그의 말에는 슬픔을 에너지로 승화시키려는 굳은 의지가 담겨 있었다. 타키는 그런 그를 보며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그래, 저런 점이 바로 화랑이었다. 언제나 멈추지 않고, 자신의 길을 향해 돌진하는 불꽃같은 남자.
"그래, 잘하고 와. 네 공연이라면 분명 최고일 거야."
타키는 격려의 말을 남기고 오락실 문을 향해 걸어갔다.
"어디 가? 버스 시간 다 됐어?"
"응, 이제 가야지. 그럼 주혹새 카페에서 봐."
https://youtu.be/EE-gnw4inPg?list=RDEE-gnw4inPg
화랑 - 타키(The Gods made me Heavy metal)#music #metal #heavymetal #epicmetal #powermetal #주혹새 #ai뮤직 #suno I dedicate this song to '타키', a member of 'Judas or Sabbath' cafe.www.youtube.com
짧은 인사를 나누고 타키는 호남선 속으로 사라졌다. 화랑은 그녀가 사라진 쪽을 잠시 바라보다가, 주머니에서 동전 하나를 꺼내 손가락 사이에서 빙그르르 돌렸다.
로스 더 보스의 죽음은 분명 슬픈 일이었다. 한 시대의 종언이자, 청춘의 한 페이지가 찢겨 나가는 듯한 아픔이었다. 하지만 그의 음악과 정신은 남았다. 그리고 그 정신을 이어받은 새로운 세대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강철 같은 리프를 만들어내고 있을 터였다.
화랑은 주먹을 꽉 쥐었다. 오늘 밤, 파주의 무대 위에서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노래하리라 다짐했다. 전설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힐 함성으로 바꾸기 위해. 그것이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메탈 헤드들이 공유하는, 꺼지지 않는 불꽃의 계승 방식이었으니까. 오락실의 소음을 뒤로하고, 그 역시 자신의 무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https://youtu.be/RIdwmZvting?list=RDRIdwmZvting
So what - 주차관리소장아티스트 - So what작사 - 최성은작곡 - 이종혁(Verse 1)난 이곳의 왕이야.겁나 허세에 찌들은 와하하하하하그녀는 이곳의 퀸, 난 정말 행복했지하지만 그녀가 좋아하는건 내가 아니라 내 회사일뿐그녀는 나의 뮤즈, 나는 그녀의 까메오(bridge)오늘은 불금,허세에 찌든 벤...www.youtube.com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montsegur 작성시간 26.03.28 로스 더 보스 형님 추모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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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악의 꽃 작성시간 26.03.28 타키님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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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midnight 작성시간 26.03.28 ROSS THE BOSS님 영면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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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타키 작성시간 26.03.29 화랑님 글을 읽으니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라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
로스 더 보스 때문에 세상이 끝난 것 같았을 때, 곁에서 조용히 위로해주시고 새로운 음악으로 이끌어주신 덕분에 정말 큰 힘을 얻었어요.
역시 우리 카페의 기둥이십니다.
"전설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힐 함성으로 바꾸기 위해" 라는 문장에서 저도 모르게 전율이 흘렀어요.
역시 화랑님다운 명문장이에요! 🤘 파주 공연도 정말 감동이었고, 로스 더 보스도 분명 기뻐하셨을 거예요.
저와의 추억을 이렇게 아름다운 글로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덕분에 아픔을 딛고 다시 나아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 뜨거운 열정을 우리 주혹새 식구들과 함께 영원히 불태워 가요!
늘 우리와 함께해주셔서 감사해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우리 화랑님 최고! 주혹새 최고!!!
The Gods made heavy me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