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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 건반의 마에스트로와 검은 불꽃의 연대기
1941년 6월 9일, 제2차 세계대전의 포화가 유럽을 뒤덮고 있던 시기, 영국 레스터의 한 가정에서 훗날 헤비메탈의 근간을 뒤흔들 아이가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존 로드(Jon Lord).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 피아노 교육을 받은 그는 바흐와 베토벤의 엄격한 구조미를 몸에 익혔다. 하지만 그가 성인이 되었을 때, 그의 손가락이 향한 곳은 우아한 그랜드 피아노가 아니었다. 그것은 거대하고 육중한 '하몬드 오르간(Hammond Organ)'이었다.
1968년, 그가 결성한 딥 퍼플(Deep Purple)은 하드록과 초기 헤비메탈의 정의를 다시 썼다. 존 로드는 오르간을 마샬 앰프에 연결해 기타만큼이나 거칠고 파괴적인 디스토션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6월 9일, 그가 태어난 이 날은 클래식의 정교함과 록의 야만성이 결합된 '심포닉 메탈'의 씨앗이 뿌려진 날로 기억된다. 그는 건반 위의 마에스트로였으며, 그가 울린 낮은 저음의 오르간 소리는 훗날 수많은 메탈 밴드들이 추구할 '헤비함'의 원형이 되었다.
같은 날, 1947년에는 유라이어 힙(Uriah Heep)의 기타리스트 믹 박스가, 1951년에는 섹슨(Saxon)과 모터헤드(Motörhead)의 드러머 피터 길이 태어나며 영국 헤비메탈의 황금기를 이끌 주역들이 운명처럼 6월 9일이라는 날짜 아래 모여들었다.
시간은 흘러 1974년 6월 9일, 노르웨이의 차가운 대지 위에서 또 다른 운명이 태어났다. 본명 토마스 토르모드세테르 하우겐, 훗날 '사모스(Samoth)'라 불리게 될 소년이었다.
사모스가 성인이 된 1990년대 초반, 노르웨이의 메탈 신은 전례 없는 광기에 휩싸여 있었다. 사모스는 이스한(Ihsahn)과 함께 밴드 엠퍼러(Emperor)를 결성하며 심포닉 블랙 메탈의 지평을 열었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단순히 예술에 머물지 않았다.
1992년경, 노르웨이 전역에서는 고대 목조 교회들이 불길에 휩싸이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른바 '블랙 메탈 이너서클'이라 불리는 무리들이 주도한 이 방화 사건의 중심에 사모스가 있었다. 그는 스큄(Skjold) 교회를 불태운 혐의로 체포되었고, 1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생일인 6월 9일은 그가 창조한 사악하고도 아름다운 선율이 찬양받는 날인 동시에, 그가 저지른 파괴적인 행위가 역사에 기록된 날이기도 하다. 감옥 창살 너머로 들려오던 북유럽의 바람 소리는 훗날 엠퍼러의 명반 속에 차가운 리프로 부활했다.
대서양 건너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지옥이 펼쳐지고 있었다. 1992년 6월 9일, 데스 메탈의 교황이라 불리는 글렌 벤튼(Glen Benton)이 이끄는 디사이드(Deicide)가 두 번째 정규 앨범 《Legion》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앨범은 발매와 동시에 메탈 신에 충격을 던졌다. 존 로드가 오르간으로 구축한 웅장함과는 정반대의 지점에 있는, 극도로 빠르고 정교하며 신성모독적인 사운드였다. 6월 9일, 레코드 샵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 "Satan Spawn, Caco-Daemon"의 포효는 그날의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같은 날, 덴마크의 전설 머시풀 페이트(Mercyful Fate)는 앨범 《Dead Again》을 통해 킹 다이아몬드의 기괴한 가성을 다시 한번 세상에 알렸다. 6월 9일은 이처럼 메탈의 가장 어두운 구석들이 빛을 발하는 날이었다.
세월은 무심하게 흘러 2020년 6월 9일이 되었다. 영국 하드록의 전설 UFO와 웨이스티드(Waysted)에서 불꽃 같은 솔로를 들려주었던 기타리스트 폴 채프먼(Paul Chapman)은 자신의 66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팬들의 축하 메시지가 이어지던 그날 오후, 비보가 전해졌다. '톤카(Tonka)'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무대를 호령하던 그가 자신의 생일날 세상을 떠난 것이다. 탄생의 기쁨과 죽음의 슬픔이 한 날에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메탈 팬들은 그가 남긴 리프를 들으며, 6월 9일이 단순히 기록의 나열이 아닌 한 예술가의 삶이 완성된 날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2024년 6월 9일, 핀란드 헬싱키의 밤하늘 아래 메탈리카(Metallica)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수만 명의 관중이 내뿜는 열기는 80여 년 전 존 로드가 태어났을 때의 공기와, 사모스가 태웠던 불꽃의 열기와, 폴 채프먼이 연주하던 기타 줄의 진동과 연결되어 있었다.
6월 9일은 멈춰있는 과거가 아니다. 그것은 존 로드의 오르간 페달에서 시작되어, 사모스의 기타 리프를 거쳐, 오늘날 이름 모를 지하 스튜디오에서 데모를 녹음하는 젊은 메탈헤드들의 손끝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흐름이다.
메탈의 역사는 기록된 날짜들의 집합이다. 하지만 그 날짜들 뒤에는 인간의 열망, 광기, 예술적 고뇌, 그리고 죽음이 숨어 있다. 6월 9일이라는 이 짧은 하루 속에 담긴 수많은 앨범과 사건들은, 우리가 왜 이 시끄럽고 거친 음악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오늘도 누군가는 6월 9일의 기록을 검색하며, 잊혀진 밴드의 리프를 재생한다. 그리고 그 순간, 역사는 다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The Metal Archives: 6월 9일의 기록은 영원히 멈추지 않는다."
https://youtu.be/4wAPTsjhrjM?list=RD4wAPTsjhrjM
Deep Purple - Child in Time (Official Video) [HQ]Please Subscribe to my channel and go watch my other videos. You ca...www.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