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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이어(Empire)의 아침: 어둠 속의 개와 지휘자

작성자화랑|작성시간26.06.15|조회수101 목록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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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이어(Empire)의 아침: 어둠 속의 개와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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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5일, 서울 중심가의 한 고층 빌딩.

거대한 통유리 너머로 6월의 이른 아침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하지만 '제우스 건설'의 회장실 안은 차가운 에어컨 바람과 묘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책상 뒤편, 도시를 굽어보고 있는 사내의 뒷모습은 거대했다. 사람들은 그를 '닥터 엑스(Dr. X)'라고 불렀다. 그는 단순한 건설 회사의 수장이 아니었다. 도시의 지하 경제와 이권 다툼을 조율하는 설계자이자, 보이지 않는 손이었다.

문이 열리고 검은 수트 차림의 사내가 들어왔다. 그의 이름은 니키(Nikki). 닥터 엑스가 가장 신뢰하는 ‘어둠 속의 개’이자, 현장의 사냥개였다. 오늘 오후, 강남 재개발 지구의 입찰권을 두고 반대편 조직인 ‘더 슬임(The Slime)’ 일당과 대규모 물리적 충돌이 예정되어 있었다.

니키는 닥터 엑스의 등 뒤에서 짧게 목례했다.

“준비되었습니다, 회장님. 애들은 이미 현장 근처에서 대기 중입니다.”

닥터 엑스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의 손에는 낡은 바이닐(LP) 레코드판 하나가 들려 있었다. 퀸스라이크(Queensrÿche)의 명반, Operation: Mindcrime이었다.

  •  

“니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나?”

니키는 잠시 멈칫하다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띄웠다.

“잊을 리가 있겠습니까. 6월 15일. 스콧 로큰필드(Scott Rockenfield)의 예순세 번째 생일이죠.”

  •  

닥터 엑스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턴테이블에 바늘을 올렸다. 치익 하는 잡음 뒤로, 날카로운 기계음과 함께 웅장한 드럼 비트가 시작되었다. 'Revolution Calling'이었다.

“스콧의 드럼은 언제 들어도 정교해. 마치 잘 짜인 시계태엽 같지. 단순한 힘이 아니라, 계산된 타격이야. 우리가 하는 일도 그래야 해. 무식하게 휘두르는 게 아니라, 상대의 맥을 정확히 짚어야지.”

두 사람은 잠시 음악에 몸을 맡겼다. 닥터 엑스와 니키, 두 사람을 묶어주는 유일한 인간적인 고리는 바로 헤비메탈이었다. 특히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지평을 연 퀸스라이크는 그들에게 단순한 음악 이상의 철학이었다.

“회장님, 아까 아침 뉴스 보셨습니까?” 니키가 소파에 깊숙이 앉으며 물었다.

“봤네. 메탈리카의 스코틀랜드 공연 맥주 캔 반입 금지 건 말인가? 시의회가 관객들을 너무 과소평가하더군. 메탈 팬들은 파괴를 즐기는 게 아니라 에너지를 분출하는 것뿐인데.”

“그것도 그렇지만, 저는 알레지온(Allegaeon)의 소식이 더 반가웠습니다. 원년 보컬 에즈라 헤인즈가 복귀했다더군요. 결국 시간이 흐르면 제자리로 돌아오게 마련인가 봅니다.”

니키의 말에 닥터 엑스가 잔을 흔들며 대답했다.

“제자리라… 그래, 스콧 로큰필드도 밴드와 소송전까지 갔지만 결국 2024년에 합의를 봤지. 비록 지금 무대 위에 있지는 않지만, 그가 만든 퀸스라이크의 심장 박동은 여전히 유효해. 니키, 너도 오늘 현장에서 스콧처럼 행동해라. 감정에 휘말리지 말고, 정교한 박자감으로 상황을 통제해.”

니키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상대 조직 ‘더 슬임’의 보컬 같은 놈들은 박자를 모르죠. 그저 소리만 지를 뿐입니다. 제가 오늘 그들에게 진정한 ‘정적(Silent Lucidity)’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고 오겠습니다.”

닥터 엑스는 흐뭇하게 웃으며 책상 위에 놓인 태블릿을 켰다. 입찰가 조정안이 담긴 암호화된 문서였다.

“좋아. 1963년 오늘, 스콧이 태어나 메탈의 리듬을 바꿨듯이, 오늘 우리는 이 도시의 지도를 바꾼다. 싸움이 끝나면 돌아와라. 빈티지 샴페인을 따며 *Empire* 앨범을 전곡 감상하도록 하지.”

니키는 문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턴테이블을 바라보았다. 바늘은 어느덧 앨범의 명곡 ‘Eyes of a Stranger’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회장님, 스콧의 드럼 필인(Fill-in)처럼 깔끔하게 정리하고 오겠습니다.”

오후 2시, 강남구 구룡마을 인근 폐공장 부지.

태양은 머리 위에서 이글거렸고, 아스팔트 위로는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니키는 검은색 세단에서 내려 장갑을 고쳐 꼈다. 그의 귀에는 무선 이어폰이 꽂혀 있었고, 거기서는 여전히 퀸스라이크의 'The Needle Lies'가 흐르고 있었다.

건너편에는 '더 슬임'의 무리가 보였다. 그들은 이름처럼 끈적거리고 불쾌한 기운을 풍겼다. 보스인 '스키터'는 캐나다 출신의 스래시 메탈 밴드 이름을 딴 조직답게 무질서하고 파괴적인 성향으로 유명했다. 그들은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두르며 위협적인 소리를 질러댔다.

"니키, 닥터 엑스의 개가 여기까지 웬일이냐? 오늘은 너희 제국(Empire)이 무너지는 날이다!" 스키터가 침을 뱉으며 소리쳤다.

니키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시계를 확인했다. 2시 15분. 음악은 이제 'Suite Sister Mary'의 웅장한 서사로 넘어가고 있었다.

"박자가 엉망이군." 니키가 나직하게 읊조렸다. "너희는 리듬을 몰라. 그저 소음일 뿐이지."

니키의 신호와 함께 '엠파이어'의 정예 요원들이 움직였다. 그들은 무질서하게 달려드는 '더 슬임'의 조직원들과는 달랐다. 닥터 엑스의 가르침대로, 그들은 마치 스콧 로큰필드의 더블 베이스 드럼처럼 정교하고 규칙적으로 타격했다.

니키는 선두에서 스키터의 공격을 가볍게 피했다. 스키터의 주먹은 크고 위력적이었지만, 너무나 단조로웠다. 니키는 음악의 박자에 맞춰 스키터의 명치를 정확히 찔렀다.

"이건 'Operation: Mindcrime'의 도입부다."

니키의 발차기가 스키터의 턱을 강타했다.

"그리고 이건 'Empire'의 후렴구지."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지만, 니키의 시선은 오직 목표만을 향해 있었다. 그는 혼란 속에서도 냉정함을 유지했다. 그것은 닥터 엑스가 강조한 '계산된 타격'이었다.

그때, 니키의 이어폰 너머로 긴급한 무전이 들려왔다.

"형님, 경찰입니다!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니키는 잠시 멈춰 섰다. 멀리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 그것은 아침에 닥터 엑스의 방에서 들었던 환청이 아니었다. 실제 상황이었다. 하지만 니키는 당황하지 않았다.

"당황하지 마라. 이건 예정된 피날레다."

니키는 쓰러진 스키터의 주머니에서 입찰 관련 서류 뭉치를 꺼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차량으로 신속하게 이동했다. '더 슬임'의 잔당들은 경찰의 등장에 혼비백산하여 흩어졌지만, '엠파이어'의 요원들은 이미 약속된 퇴로를 통해 사라진 뒤였다.

오후 6시, 다시 닥터 엑스의 집무실

도시의 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닥터 엑스는 약속대로 빈티지 샴페인을 준비해두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약간의 흙먼지를 뒤집어쓴 니키가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피 묻은 서류 봉투가 들려 있었다.

"정리되었습니다, 회장님. '더 슬임'은 이제 이 도시에서 박자를 맞출 기회를 잃었습니다."

닥터 엑스는 만족스러운 듯 샴페인 잔을 채웠다.

"수고했다, 니키. 자, 앉게. 이제 약속대로 *Empire*를 들을 시간이야."

턴테이블 위에서 새로운 레코드판이 돌기 시작했다. 앨범의 첫 곡 'Best I Can'의 경쾌한 키보드 사운드와 스콧 로큰필드의 절도 있는 드럼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회장님, 오늘 현장에서 느꼈습니다. 무질서한 소음은 결코 정교한 리듬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요." 니키가 샴페인을 들이키며 말했다.

"그래. 세상은 시끄러운 자들의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 지도를 그리는 건 우리처럼 박자를 지배하는 자들이지." 닥터 엑스가 창밖의 도시를 가리켰다. "오늘 스콧의 생일에 우리는 새로운 제국의 초석을 놓았다."

음악은 어느덧 'Silent Lucidity'에 도달했다. 서정적인 기타 선율과 함께 닥터 엑스와 니키는 깊은 침묵에 잠겼다. 그것은 전쟁 뒤에 찾아온 승자의 평화였다.

"니키, 자네는 오늘 에즈라 헤인즈처럼 돌아왔고, 스콧 로큰필드처럼 완벽했다."

"과찬이십니다, 회장님. 저는 그저 회장님의 지휘에 따르는 악기일 뿐입니다."

두 남자의 웃음소리가 퀸스라이크의 웅장한 코러스와 섞여 고층 빌딩의 허공으로 흩어졌다. 2026년 6월 15일. 누군가에게는 그저 한 메탈 드러머의 생일이었을지 모르나, 서울의 지하 세계에서는 새로운 '엠파이어'가 선포된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서울의 야경은 마치 거대한 이퀄라이저처럼 반짝이고 있었고, 닥터 엑스의 손가락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리듬을 타며 다음 악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자, 다음은 *Promised Land*인가?"

닥터 엑스의 나직한 물음과 함께, 도시의 밤은 더욱 깊고 무겁게 가라앉았다. 마치 잘 조율된 베이스 기타의 저음처럼.

https://youtu.be/NSTct2FFamw?list=RDNSTct2FFamw

Queensrÿche - Empire (Official Music Video)REMASTERED IN HD!Music video by Queensryche performing Empire. #...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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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타키 | 작성시간 26.06.15 퀸스라이크 노래 제목들이 대사에 녹아있는 거 보고 소름 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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