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정언향 칼럼

우리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요?

작성자권영진 목사|작성시간25.06.28|조회수57 목록 댓글 0

 

마가복음 2장은 기본적으로는 예수님의 치유기사이면서도 이것에 대한 해석을 놓고 당대의 서기관, 바리새인들과 예수의 가르침이 어떻게 근본적으로 대립할 수 밖에 없었는가를 설명하고 있는 논쟁기사이기도 합니다.

 

[서기관(소페림)]은 대단히 독특한 유대인 그룹인데 이들은 특별한 종파에 속해있는 사람들이 아니라(제2성전기 시작무렵에는 레위계열에서 주로 나왔을 것이지만 예수님 당시에는 바리새파 등 다른 그룹에서도 출현했음) [율법해석의 전문가(specialist)] 그룹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특히 이들은 율법 전반에 대한 해석과 가르침을 두루 했던 바리새파 그룹에 비해 율법의 규정 가운데 성결제의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많았던 계층이기도 합니다.

 

이런 서기관 그룹들이 마가복음에서 예수님께 정식으로 의의를 제기한 부분은 바로 유대인들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고, 또 자기들의 전문분야기도 한 정결의식에 관한 규정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저주받은 질병 혹은 죄인과 접촉하는 것은 자신들도 거룩함과 정결함을 잃고 부정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했고 이를 철저하게 금지하는 것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사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레위기의 각종 성결예식들은 이런 내용과 관계가 있습니다. 서기관들은 당연히 이 규정들을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예수님 시대에는 이 내용은 성경보다 더 훨씬 엄격해지고 가혹해졌습니다.

 

-----------------------------------

 

그런데 그런 이들 앞에서 예수님은 보란듯이 그들과 접촉합니다. 각종 저주받은 질병을 고쳐주시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그들의 죄를 사하는 선언까지 합니다. 그리고 세리들을 비롯한 유대인들이 [죄인]으로 규정한 사람들과 버젓이 함께 식사하고 교제합니다. 그런 주님의 모습에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강력하게 항의하며 [신성모독] 카드까지 꺼내듭니다. 예수가 율법을 파괴하고 하나님을 모독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러나 마가복음은 그런 서기관들이 하나는 알지만 둘은 모르는, 즉 율법은 알지만 율법의 정신은 잃어버린 사람들임을 예수님의 행동을 통해 역설적으로 고발합니다. 왜냐하면 레위기의 성결제의들은 사실 부정한 것들에 접촉하지 말라는 강력한 명령이라기보다는 부지중이든 고의든 하나님 앞에 부정해 졌을 때 그 부정을 씻어내고 하나님 앞에서 거룩함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규정들이기 때문입니다.

 

즉, 금지가 아니라 회복에 관한 책이며 하나님 앞에서 갈 곳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다시 빛을 비춰주고 새로운 기회를 주는 책이 바로 레위기라는 것을 당대의 율법 전문가들인 서기관들은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

 

예수님이 죄인들과 교제하고 부정한 질병에 접촉한 것은 주님께서 그들로 하여금 주님의 거룩함을 그들에게 옮겨 그들을 회복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그들을 그런 저주와 고통에서 근본적으로 해방하시기 위함입니다. 그것을 위해 주님은 기꺼이 더럽혀 지실 것을 선택하셨고 주님의 거룩함은 그들의 죄악을 하나님의 의로 전염(?)시켜 근본적으로 그들의 부정함을 온전함으로 바꾸신 것입니다.

 

마가복음은 예의 주장하는 제자도를 이런 맥락에서 강조합니다. 그리스도의 삶은 부정한 죄인이라고 낙인찍힌 사람들을 멀리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가까이 해서 결국은 그들을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말입니다(막 2:17). 모두가 더럽다고, 모두가 부정하다고 피하기만 한다면 도대체 그들에게는 누가 친구가 되어 줄 것이며 그들에게는 누가 복음을 전할 것이며 그들에게는 누가 하나님의 사랑과 거룩함을 전해 줄 수 있겠습니까?

 

오늘날에도 율법(성경)을 문자적으로는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잘 알고 있는 학자들은 많을지 몰라도 율법의 정신과 뜻을 바르게 알아 그것을 그리스도처럼 보여줄 수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 찾기는 쉽지 않은 때입니다. 죄인들을 규정하고 멀리하고 차별하여 자신의 거룩을 증명하려는 사람(그리스도의 대적)은 많아도 그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로 하여금 결국은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하는 이(그리스도의 뜻을 실천하는 친구)는 찾기 힘든 때입니다.

 

 

권영진 목사(정언향 교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