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지혜로워진다는 말은 사실 예전 농경사회에서나 통용되는 말입니다. 365일 변함없이 과거의 일이 재반복되는 농사 일들은 자연의 섭리와 함께 어김없이 때가 되면 찾아오는 것들이어서 이것들을 많이 겪을수록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노하우들이 축적되기 마련이고 이것은 젊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가르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산업사회를 넘어 이제는 지식정보화 사회로 접어든지 수십년이 넘은 마당에 이제 더 이상 나이는 [지혜의 상징]이 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몰려드는 지식과 정보를 처리할 수 없어 도태되는 세대가 바로 노인층이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노인이 공경의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돌봄과 배려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 그 단적인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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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대의 변화에 맞춰 기성세대는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예전에는 말이야~' 하는 말은 자신과 비슷한 연배끼리 모여서 소일꺼리 대화할 때 과거를 추억하는 용도로나 사용해야 합니다. 성찰없는 과거의 방식은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넘어 오히려 발전을 저해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기성세대는 이제 자신이 노인의 세대가 되었을 때 사회의 천덕꾸러기 내지는 골칫덩어리가 되지 않기 위해 지금 잘 살아야 합니다.노인이 공경을 받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삶이 본받을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올바르게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회의 노인들이 제 한몸 건사하기 위해 사회 정의의 공정한 확립도, 합리적 대화와 토론의 풍토도, 불법과 부패의 척결도 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세대를 마무리한다면 결코 다음 세대의 사람들에게 존경도, 공경도, 배려도 받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지금 똑같은 선택을 해야 하는 현재의 세대들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진 과제라 하겠습니다.
"저런 늙은이들... 나이 헛먹고 살았네 저 따위로 살거면 빨리 죽지 않고 뭐하고 살아서 밥만 축내나 몰라"
이 소리를 주위에서 내가 듣지 않기 위해서는 정말 우리는 지금부터 잘 살아야 합니다. [어르신]으로 공경을 받는 것도 [늙은이]라고 천대를 받는 것도 결국 다 자신의 삶의 결과이자 대가입니다.
권영진 목사(정언향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