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의학
1. 여름산에서 일어나기 쉬운 질병
2. 여름산에서의 필요한 의약품
3. 겨울산의 의학
4. 하이포서미아(hypothermia)
등산 의학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기상조건이 좋을 때 산은, 산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아마 누구에게라도 그처럼 좋은 곳이 다시없을 것이다.그러나, 몸이 건강하지 못할 때 우리가 산에서 받는 고통은 일상 도시생활에서 병을 얻을 때와는 견주어 이야기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특히, 등산에 있어 생활 환경이 급격히 변하므로 병을 일으키는 수가 많다. 그러나, 산에서만 특별히 일어나는 질병은 실제로 그리 많지 않고, 오히려 일상 생활 중에 얻은 병을 산에 가지고 가는 수가 많다고 본다.
또, 등산하기 전 일상 생활이 절제 없는 생활이었거나, 과로했거나 또는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고 산에 갔을 때 이들이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수가 많다. 따라서 이같은 일은 산중에서의 질병으로 인한 재해(災害)를 피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삼가야 될 줄로 안다.
등산 전 자기의 건강 관리에 항상 유의하고, 체력의 증강과 아울러 정신력의 함양을 위하여 일상 생활 중 늘 마음을 써야 함은 물론이고, 일반 산악 단체, 직장 산악회, 그리고 학교 산악부의 각 회원은 체력 조사표를 만들어 기왕에 앓고 난 중요한 질병, 늘 몸에 이상을 가져오는 질병 또는 증세, 약물 또는 음식물 등에 대한 특이 체질, 혈액형, 키, 몸무게, 가슴둘레, 시력, 색시(色視), 배근력, 악력 등을 수시로 조사 기록하여 등산시 동행하는 회원 상호간에 개개인의 체력 및 건강 상태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일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산에서만 특수하게 일어난다고 보는 질병은 별로 없다. 비교적 고도가 높은 지방에서 발생하는 고산병 같은 것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다닐 수 있는 산들에서 고산병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장기간 산중에서 체제하는 동안 과로하든가 수면 부족 등이 원인이 되어 진정한 의미의 고산병은 아니나 두통, 식욕 부진, 구토증 등 몇 가지 기분을 상하게 하는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으나, 이들은 적당한 휴식으로 쉽게 회복될 수 있으며, 무리한 산행의 계속을 삼가는 것이 좋겠다.
1. 여름산에서 일어나기 쉬운 질병
1) 일사병(日射病; sun stroke)
이는 높은 기온 환경 중에서 장시간의 노동을 할 때 일어나는 체온 조절, 중추의 마비로 인한 증상으로 섭씨 40°이상의 체온 상승과 혼수 상태에 이르고 땀이 나지 않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먼저 나타나는 증상들은 두통, 현기증, 불안, 의식 장해 등이 우선 나타나고 호흡수가증가하여, 정상 상태의 약 두 배 가량이 된다. 맥박도 빨라져서 대개의 경우 150 또는 그 이상이 되는 수가 있다. 혈압도 높아지고 의식을 잃고 쓰러지게 된다. 땀이 말라 나오지 않게 되며,높은 체온이 지속하게 된다. 이같은 상태는 즉시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으면 때로는 생명에 위험을 초래하고, 치료가 늦어졌을 경우 회복되더라도 폐수종, 뇌 손상, 간(肝) 및 신장(腎臟) 손상, 심장(心臟) 손상 등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응급 처치는 체온을 정상 상태까지 내려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처치에 필요한 시간을 되도록 단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환자는 직사 광선을 피해서 통풍이 잘 되는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옷을 완전히 벗기거나 풀어 주고 온 몸에 찬 물(가능하면 얼음물)을 끼얹어 주면 체온이 떨어진다. 옷을 적시거나 젖은 모포(毛布)를 덮고 바람을 불어 주어도 효과적이다.
이 같은 찬물 찜질을 체온이 39.5℃될 때까지 계속하고 찬물 찜질이 끝나면 환자는 통풍이 잘 되는 시원한 장소에서 피부를 맛사아지 해줌으로써 혈액 순환을 잘 되게 하고 아울러 열소실을 도와 준다. 환자가 의식을 회복하더라도 절대 안정을 취해야 되며, 강심제나 마약성진통제는 사용을 금한다.
① 정상 체온 : 정상 성인 안정시 36.5~37℃
② 정상 호흡 수 : 건강인 평균치 16~20회(1분간)
③ 정상 맥박 수 : 건강인 평균값 70회 전후(1분간)
④ 정상 혈압 : 정상 성인 안정시 최고 150~100 최저 90~60(mmHg)
2)기절(heat syncope)
일사병과 같은 원인으로 발생되는 증세로서 혈압은 떨어지나 맥박수가 빨라지고 얼굴, 손발이 창백해지면서 체온이 높아지는데 대개의 경우 39℃ 정도가 된다 그리고 근육은 무력해져서 늘어지고 의식을 잃고 쓰러지게 된다. 이 증세는 일사병처럼 생명에 크게 관계되지는 않으나 즉시 직사 광선을 피해서 바람이 잘 통하는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옷을 풀어주고 몇 시간 안정시키면 대개는 회복이 된다. 특히 얼굴이 창백한 경우 머리를 낮추어 주는 것이 좋다.
3) 쥐(hear cramp)
더운 조건 하에서 심한 근육운동을 할 때 골격근에 동통(胴痛)이 심한 경직성 수축이 오는 현상을 말하며 '쥐가 난다'고 하는 증세이다이 증세는 너무 덥거나 직사광선을 쬐이거나 하는 것이 직접적 관계는 되지 않으나, 옷을 두껍게 입고 심한 운동을 하는 훈련이 되지 않은 사람에게서 큰 원인이 될 수 있다. 대개 물을 많이 마시고 땀을 몹시 흘린 뒤에 나타나고 사지 근육에 잘 나타나 때로 복부 근육에까지 나타날 수도 있다. 응급 치료로는 안정시키고 소금물을 마시게 하는 것으로 멎게 할 수 있다.
4) 열사병(heat exhaution)
열에 순화가 되지 않은 사람이 더운 곳에서 심한 운동을 할 경우 생기는 증세의 하나로 처음 두통, 구토증, 식욕 부진, 현기증 그리고 무력증 등으로 시작되어 곧 허탈 상태가 되며 급성적인 경과를 취한다. 피부에는 식은 땀이 나고 수족이 차지며 땀을 몹시 흘린 후에 나타난다. 혈압은 낮아지고 체온은 정상이거나 약간 낮아질 수 있다. 응급 치료로는 이 증세는 몸 안의 수분과 전해질 대사의 이상으로 생기는 증세이기 때문에 우선 더위를 피해서 시원한 곳에 안정시키고 소금물을 마시게 한다. 맥박이 심히 약해져서 허탈 상태가 극도로 심할 경우 의사의 지시에 의하여 강심제를 쓸 수도 있다.
5) 급성 위장염(急性胃 炎)
음식의 폭음, 폭식 또는 찬물을 너무 많이 마신 경우 약간의 복통을 일으키고 복부의 팽만감을 느끼게 되고 때로는 설사 또는 구토를 일으키는 것으로 복통이 심하지 않거나 열이 높지 않을 경우 별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복부를 보온해 주고 시판되는 소화제 또는 건위제로 충분하며 복부 팽만감이 심해서 몹시 거북할 때는 손가락을 입에 넣어 토해 낼 수도 있고 하제를 사용하여 설사를 일으켜 장 내용물을 배설시킬 수도 있다.
6) 이질
여름철에 특히 부패된 음식이나 오염딘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자주 발생되며 열이 오르고 심한 설사가 나며 복통을 일으킨다. 때로 대변에 피 또는 곱이 섞여 나올 수 있으며, 뒤를 보고난 후 곧 변의를 느끼게 된다. 이 질병은 등산 중의 음식물로 올 수도 있으나 자주 보균상태로 등산에 나서서 산중에서 질병이 발생하는 일이 허다하므로 특히 산중 생활이 길어질 때는 사전에 철저한 검사로 보균 여부를 확인하고, 근치후 등산하는 것이 좋겠다. 응급 처치로는 우선 음식물 섭취를 제한하고 유동성 음식물을 택하는 것이 좋겠고 복부를 보온해 주며 '지사제'나 '설파제'를 사용할 수는 있으나 병원체(균)에 따라 근본적인 치료가 다르므로 의사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
7) 식중독
식중독은 특히 여름에 많이 발생하는데 이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고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식중독에 걸리면 항생제 및 위장약을 복용해야 하며 열이 있으면 해열제를 복용해야 한다.
8) 복통(腹痛)
복통에는 급성 위염, 대장염, 식중독, 이질, 급성 충수염(急性蟲垂炎), 맹장염 등이 있고, 이들은 보통 사람이 감별하기 어렵다. 만약 복통이 있고 열이 없으면 위염을 생각할 수 있다. 이 때에는 위장약을 복용하면 좋으나 만약 위장약을 먹어도 아픔이 멎지 않거나 고열이 났을 경우에는 이질, 대장염, 식중독 등의 가능성이 많고 항생 물질을 주어서 신속히 하산하여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9) 두통(頭痛)
두통이 일어나는 것은 고산병, 일사병, 과로, 감기, 식중독, 두부 타박상 등이며, 우리 나라에는 높은 산이 없으므로 고산병의 염려는 없으나 다음에 기회 있는대로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겠다. 두통이 생기면 먼저 그 원인을 알아야 하고, 감기에는 'Aspirin', 'A.P.C' 등을 복용한다. 그러나, 감기라도 폐염을 병발( 發)하기 쉬우므로 항생제를 같이 쓰는 것이 좋다.
10) 흉통(胸痛)
흉통에는 두통과 달라 그 원인을 알기가 어렵고 늑막염, 폐염, 협심증, 늑간 신경통, 흉부 타박상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만약 가슴이 아프고 열이 높으면 진통제와 항생 물질을 먹고 신속히 하산하여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2. 여름산에서의 필요한 의약품
특히, 등산 시 여름 산에 필요한 의약품의 특별할 제한은 없겠으나 일반인이 의사의 지시 없이 어느 정도까지는 사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약품을 들어 그 용법을 간단히 적어볼까 한다.
소화제 : 훼스탈(festal), 베스타제, 판타제, 몰타제, 건위산 등이 시판되고 있으며, 급성 위장염 또는 과식 등으로 오는 소화 불량에 사용한다.
하제 : 피마자유, 카스카라, 미네랄 등이 시판되며 설사를 일으킬 목적으로 또는 변비가 심할 경우 사용한다.
해열 진통제 : 아스피린, 노발긴 등이 시판되며, 열이 날 때나 관절통, 두통, 근육통에 사용되고 치통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진정 수면제 : 루미날, 옥사제팜 등이 시판되며 신경 과민, 긴장, 불면증 등에 진정을 위하여 또는 잠을 잘 오게 하기 위하여 사용한다.
항히스타민제 : 피리벤자민, 프로콘 등이 시판되고 콧물 감기, 두드러기, 알레르기성 피부염(옷나무에 의한 것 등)에 사용하고 내복하기도 하고 연고로 하여 상처에 바를 수도 있다.
항생제, 설파제 : 시판되는 것의 종류는 상당히 많으나 응급 처치용으로는 어느 것을 사용해도 별지장은 없겠으나 남용해서는 안되며, 원칙적으로 의사의 지시 없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세균에 의한 감염증, 상처가 화농하였을 경우 등에 사용한다.
지설제(설사 방지) : 탈날빈, 탄말 등이 시판되고 있으며, 설사가 심할 경우 이를 사용한다.
그 밖의 약품 : 머큐롬, 옥도 정기, 알코올, 옥시풀, 삼각건, 가아제, 탈지면, 반창고, 붕대 등을 포함하여 약품 상자를 만들어 사용한다.
또, 의료 담당을 맡은 대원은 삼각건이나 붕대의 사용법 등을 숙달되도록 익혀 두어야 한다.
이상 열거한 몇 가지 약품들은 주로 내복약으로서 근간 시중에는 은박지에 포장되어 시판되고 있어 비교적 제습(除濕)도 되고 휴대에 간편하다. 하루에 돌아올 수 있는 등산에서는 꼭 휴대할 필요는 없으며, 장기 등산의 경우 약품 상자를 준비하여 항상 휴대하는 것이 좋겠다. 다만 의상의 응급 처치에 필요한 몇 가지 간단한 약품은 당일치기 등산이라도 꼭 휴대하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며, 누구나 쉽게 발견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응급 처치함에 명시하여 두면 좋다.
3. 겨울산의 의학
1. 겨울산에서의 의료
어떠한 등산에 있어서나, 완전한 몸의 컨디션으로 병이나 사고 없이 예정된 행동을 만족하게 끝내는 것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등산 중에 적절하고 충분한 의료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잘 알려진 산에 있어서도 환자나 부상자에게는 역경이 되며, 사소한 육체적 부조(不調)가 큰 사고, 조난에 연결되는 예가 적지 않다. 따라서 등산에 있어서는 병이나 부상의 예방이 중요하다. 등산 활동 중에 충분한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개인으로나, 단체에 있어서나, 평소부터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같이 지극히 당연한 조심을 할 수 없는 사람은 등산인으로서 이미 실격이라 할 수 있다. 등산은 다른 스포오츠와 달리 시합이나 경기에서의 승패나 기록과 같은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자칫하면 안이한
기분으로 등산에 임하게 되므로 한층 주의를 요한다.
인체에 영향을 주는 산의 환경에는 기압의 저하, 즉 산소 분압(酸素分壓)의 감소, 한랭(寒冷)과 급격한 기온의 변화, 광선 과잉 등이
있다. 우리들의 생명 기능은 산소의 공급을 받고 영위되며, 혈액 중의 적혈구(赤血球)가 허파에서 공기 중의 산소를 취하여 신체 각
조직에 운반하고 있다. 산소 분압의 감소는 호흡하는 공기 중의 산소량의 감소이며 7,000~8,000m에 있어서는 산소량이 2분의 1 내지 3분의 1이 되며, 육체 운동에서는 조직의 산소 수요량이 증가하므로 이와 같은 높은 곳에서의 등산 활동에는 산소 봄베 흡입기가 휴대되는 것이다. 3,000m급의 산에서는 산소량이 평지의 약 3분의 2이지만, 이 정도의 감소에는 잘 순응되며,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등산 경험이 적은 사람은 3,000m급에서도 피로와 추위가 가해지면 두통, 구토, 식욕 부진, 탈력감, 졸음 또는 불면(不眠)등의
고산병 증세를 일으킬 때가 있지만 저지대에 옮기든지, 산소를 흡입시키면 증세가 속히 쾌유되는 것이 고산병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추위는 동상(凍傷), 동사(凍死)를 과잉 자외선량은 설맹(雪盲)을 일으키기도 하나 우리 나라에 있어서는 이와 같은 환경 요소가 직접 인체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고 등산 활동이 제약되는 경우는 드물다. 도리어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깨끗한 공기와 산의 자연은 심신(心身)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다.
<동상>
저온 때문에 체표(體表) 조직이 동결(凍結)되어 동상이 된다. 손발 끝, 코 등 열을 빼앗기기 쉬운 부분에 일어나기 쉬우며, 구두나 장갑 등이 꼭 끼워져 압박을 받아 피가 잘 통하지 않거나, 양말, 장갑이 습할 때도 일어난다. 동통(疼痛)이 동상의 위험 신호이므로 건조한 장갑이나 양말로 바꾸어 신고 구두 끈, 아이젠 끈을 늦춰 잘 움직이고 마찰 보온토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고 추위가 한층 더해지면 이윽고 아픔을 느끼지 못함과 함께 지각(知覺)을 상실하며, 백색으로 변한 채 원상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이 때는 체온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운 물(뜨거운 물은 도리어 해로움)로 약 한 시간 담가 둔다.
이 때 격통이 오지만 중지하지 말고 동상부의 색, 지각, 혈행 등이 회복될 때까지 계속하여야 한다. 동상의 정도가 한층 진전하여 제3도가 되면 조직이 죽게 되고 손이나 발을 절단하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있다. 그러므로, 겨울 등산에는 예비의 장갑, 양말 등을 준비, 휴대하여야 한다.
체외에 빼앗기는 열량이 체내에서 생기는 열량보다 커지면 차츰 체온이 저하되어 생명 기능의 실조(失調)가 나타나며 30°이하가 되면 가사(假死)상태에 빠진다. 그냥 방치해 두면 체온이 더욱 저하되어 동사하고 만다. 따라서 기온이 0°이상이라도 옷이 젖고 바람이 세고 체온을 뺏기기 쉽고 또 공복, 피로로 체내의 열생산이 부족하면 동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체온이 하강함에 따라 피로와 탈력감을 느끼고 지각이 둔해지며 졸음이 온다.
그리고, 헛소리를 하게 되고 호흡도 맥도 얕아지므로 조속히 젖은 옷은 갈아 입고 바람을 피하고 식사를 하고 자지 않도록 해야 된다.
가사 상태일 때는 서서히 따뜻하게 하여 체온의 회복을 도모한다. 될 수 있으면 미온탕에 전신욕을 시키고 강심제 주사를 놓고 필요
하면 인공 호흡도 시킨다. 그리하여 의식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따뜻한 설탕물, 홍차 등을 약간씩 마시게 한다. 이 때 대개 동상도 곁드리게 되므로 이 점에도
손을 써야 한다.
4. 하이포서미아(hypothermia)
어떤 조난 사고이던 그 원인은 과학적인 근거에서 면밀히 그리고 정확하게 분석 정리되어야 함은 같은 길을 걷는 후학(後學)을 위해서도필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48년 1월 적설기 한라산에서의 고(故) 전 탁의 조난 사고에서부터 1961년 1월 서울 법대 이 경재 군의 조난 사고와1968년 가을 가톨릭 의대생의 설악산 12 선녀탕 조난 사고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하이포더미아(hypothermia)'로 인한 조난 사고는 그때마다 한 낱 매스컴과 세인의 일시적인 애도와 관심을 불러 일으켰을 뿐, 그 원인을 규명하려는 산악인의 진지한 연구자세는 현실적으로 결여되었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변명이야 어떻든 매사에 철저하지 못한 우리의 주먹구구식 사고(思考)와 행동이 조난 사고의 규명에도 나타난 것이라면 우리에게 있어서 조난 사고란 어쩌면 운명적인 불치의 병일는지도 모른다.
일반 스포오츠 경기에 과학이 도입된 지 이미 오래 된 지금에 있어서 악천후를 무릅쓰고 산과의 생사를 건 투쟁을 해야 하는 등산에만
유독 과학이 없다는 것은 우리만의 부끄러운 현실일 것이다. 이러한 현실이 타개되지 않는 한, 우리에게 있어 등산이란 철 모르는 아이들의영원한 불장난이 아니겠는가? 라스롭(Lathrop)은 이제까지 우리가 손대지 못했던 그동안의 '하이포더미아' 조난 사고에 대하여 주먹구구식의 해답이 아닌 명쾌한 분석과 실증적인 근거에 입각한 과학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인체에서 열이 생기고 손실되는 메카니즘과 하이포더미아의 예방 및 치료 방법이 상술되어 있는 이 소품은 언젠가는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동료의 생명을 구하는 지혜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1) 하이포더미아(hypothermia)
최근 마운트 아담스(Mt. Adams)와 '레이니어(Rainiea), 후우드(Hood) 그리고 맥킨리(Mckinley)에서 피부가 외기에 노출된 때문에 12명의 클라이머가 상처 하나 없이 죽음을 당한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등산가 및 옥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직면하게 되어 있는 추위의 위험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하기에 적절한 사건이라 하겠다. 그러면 이들 클라이머가 죽은 이유는 무엇인가? 아담스(Adams)와 레이니어와 후우드의 이 비극적인 조난 사고에 있어서 좀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 문제는 다음과 같은 점에 있는 것이다.
즉, 무슨 이유로 클라이머 중에 몇 명은 죽었는데, 반해 다른 몇 사람은 상처 하나 없이 살아 남았는가 하는 것이다.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은 바로 하이포더미아를 이해하는 데 있는데 하이포더미아란 열의 손실을, 좀더 정확하게는 신체 내부의 열의 저하를 의미하는 것이다.
우발적인 급성 하이포더미아에 있어서 신체의 급소로부터 열을 상실당하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오한(惡寒)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거기에다가 점점 판단력이 혼미해지거나 그것을 잃게 되어 끝내는 무의식의 상태로 급속히 떨어져서 죽음을 수반하게 된다.여기서 우리는 흔히들 잘못 생각하고 있는 오류(誤謬) 세 가지를 검토하는 것으로서 하이포더미아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1)노출(露出; exposure) :
이것은 언론 기관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인데, 정확한 의학적인 의미는 없다. 뉴우스 해설가들이 '조난자들은 노출로 인해 심한 상처를
입었느니, 또는 죽었느니' 할 때 이것은 곧잘 하이포더미아를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다.
(2)고도(高度; altitude) :
하이포더미아는 반드시 고도가 높은 데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장비가 불충분한 하이커(hicker)라면, 이미 마운트 레이니어에서 준비가 없는 클라이머가 당한 경우와 같이 해수면(海水面)과 같은 높이에서도 쉽사리 하이포더미아로 인해 쓰러지게 될 것이다.
(3)온도(溫度; temperature) :
극도로 낮은 온도가 반드시 하이포더미아의 필수적인 조건은 아니다. 주위의 온도가 22℉(0℃)를 좋이 상회하는 경우에도 많은 조난자가 생겼었다. 그러면 하이포더미아로 인한 조난 사고를 유발하는 조건은 무엇인가? 등산가와 하이커의 경우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요인의 복합이 바로 그 조건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즉,
추위(cold) :
반드시 극단적인 추위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습기(wetness) :
비, 녹고 있는 눈, 침수(浸水), 나아가서 발한(發汗)작용에 의한 습기를 말한다.
바람(wind) :
바람은 추위와 습기를 더욱 심하게 냉각시키는 작용을 한다.
유사 조난자(類似遭難者; a likely victim) :
십중 팔구 지칠 대로 지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없을 정도가 된 사람을 말한다.
적절한 복장, 올바른 지식, 그리고 비상용 대피소와 비상 식량을 갖추고 있다면, 우발적인 '하이포더미아'로 인한 대부분의 참사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하이포더미아를 '준비 없는 자의 목숨을 앗아가는 죽음의 복병'이라고 부르는 이유인 것이다.우리가 '하이포더미아'에 관하여 알고 있는 지식을 토대로 하여 이들 최근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고를 검토한다는 것은 상당히 교훈적인 일이라 하겠다. 이제 우리는 이 작업을 시작하고자 하는데, 그에 앞서 먼저 우리는 열의 생산과 손실에 관한 기본적인 메카니즘(mechanism)과 하이포더미아에 관한 기본적인 사실을 개관(槪觀)하고자 한다.
2) 열의 생산
열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주는 요인은 그림 9-1에 도해되어 있다. 음식과 근육의 활동은 체열(body heat)의 중요한 원천이 되고있다. 휴식을 취하고 깨어나면, 체열은 기초 신진 대사의 비율로서 알려져 있는 특정한 비율로 생산되게 되어 있는데, 이 때의 생산 비율은 갑상선 호르몬이나 아드레날린과 같은 작용제에 의해서 고양(高揚)될 수도 있고, 열병이나 육체적 활동에 의해서 앙진(昻進)될 수도 있다.
심한 오한(惡寒)은 천천히 달리는 것과 거의 같은 양의 열을 생산하며, 적당한 운동은, 예를 들면 무거운 짐을 지고 오솔길을 걸어서 올라가는 것과 같은 운동은 6배나 되는 열을 생산해 낸다. 단시간 내에 대단히 심하게 힘을 사용하면 기초 신진 대사율의 10배까지 열을 생산해 낼 수 있다. 잠을 잘 때의 열 생산은 기초 비율의 80%까지 떨어지게 된다.
열의 외부적인 원천에는 태양과 불과 그리고 독한 술(毒酒)에 의한 즉각적인 가온 작용(加溫作用)이 있다. 사실 독한 술을 드는 것은
하이포더미아의 방지와 치료에 대단히 중요한 방법일 수가 있다.
3) 열의 손실
지루하고 뜨거운 황야의 길을 벗어나 막 등반을 하기 시작하였을 때 우리는 모두 자신의 피부가 대기(大氣)에 너무 많이 노출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시원한 바위에 앉거나 축축한 수건을 머리에 얹고, 숨이 차서 헐떡거리며, 부채질을 하는 등의 경험을 한 바 있다.우리가 이와 같이 자신을 냉각시키기 위해서 사용해 온 메카니즘이란 바로 방열(放熱; radiation), 전도(傳導; conductin), 증(發;evaporation), 호흡(呼吸; respiration), 대류 작용(對流作用; convection)인 것이다. 이와 같은 냉각(熱損失)의 메카니즘은 우리가 추운 상황 하에 놓여 있을 때도 동일하게 작용하게 된다.
① 방열 (放熱; radiation)
방열은 거의 어떤 상태에서도 열손실의 주원인이 되며, 머리는 인체의 방열 조직 중에서도 가장 심하게 방열하는 부분이다.추운 상황 하에서의 방열 작용은 급속히 진행되기 때문에 아무런 보호 장치가 되어 있지 않은 데다가 모자마저 쓰지 않은 머리에서 상실되는 열량은 막대한 것일 수가 있다. 아무런 보호 장치도 되어 있지 않은 머리라면 40℉에서의 열손실은 인체의 전열 생산량(全熱生産量)의 2분의 1까지 달할 수 있으며, 5℉에서는 인체의 전열 생산량의 4분의 3까지 이를 수가 있는 것이다. 이 사실은 다음과 같은 옛 등산가의 금언(金言)이 지혜로운 것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즉 '너의 발이 시럽거든 모자를 써라(when your feet are cold, put on your hat.)'는 춥고, 바람이 불고 습기 가득찬 상황 하에서 이같은 극적인 열의 손실을 막는 데는 가장 중요한 장비라 하겠다.
② 전도(傳導; conduction)
보통 전도에 의해서 손실되는 인체의 열량은 소량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등산가는 끝이 금속제인 피켈을 휴대하고 금속제인 아이젠을
신으며 때때로 얼음이나 눈이나 차거운 바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다른 옥외 활동가들 보다는 훨씬 많이 이 전도(傳導)에 의해 열을 상실하게 된다. 또, 등산가들이 당면하는 열의 전도로 인한 위험은 그들이 낮은 온도에서 맨손으로 철제(鐵製) 등반 장비를 다룰 때 더욱 두드러지게 되는 것이다. 피부의 열이 금속으로 전도되는 속도는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피부표면의 습기가 금속에 즉시 얼어 붙어서 피부(금속에)가 쩍쩍 붙어 버리는 형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 때에 동상이나 피부의 손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금속제(피켈, 아이젠, 카메라, 버너, 하켄, 해머......)를 취급할 때 엷은 명주 장갑(silk gloves)이나 면(綿)장갑을 끼고 한다면 이처럼 피부가 어는 위험은 막게 될 것이다. 장갑을 끼지 않고 차거운 바위를 오르는 것은 (열의)전도를 통해서 일어나는 또 하나의 열 손실을 메카니즘이라 하겠다. 특히 위험한 것은 낮은 온도에서 휘발유나 기타 다른 액체 연료를 취급하는 것이다.
만약, 휘발유가 폭풍이 몰아치는 텐트 밖의 깡통에 저장되어 있다면 그것은 폭풍으로 인해서 가장 낮은 온도까지 과냉각(過冷却)되어
있을 것이며, 또 그 휘발유 위에 엷은 간격을 두고 눈이 덮이게 되면 그 휘발유는 도저히 다시 데울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눈에 덮인 휘발유를 파내 보면 휘발유의 온도는 -20°~ 40℉까지 내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과냉각된 액체를 손에다 엎지르게 되면 차가운 액체에 의한 열의 전도로 인해서는 물론이고 액체가 피부에 닿자마자 생기는 액체의 급속한 증발 작용에 의한 심한 냉각 효과 때문에, 순식간에 동상에 걸리게 될 것이다. 많은 경우 심한 동상은 이렇게 해서 걸리게 되었다.
③ 대류 작용(對流作用; convection)
등산가에 있어서 인체의 표면으로부터 공기에 이르기까지의 열의 대류 작용은 가장 적절하고, 활동적인 열 도피의 통로가 되고 있다.사람의 몸은 피부에 닿아 있는 엷은 공기층을 피부의 온도와 거의 같은 온도로(放熱作用에 의해서) 따뜻하게 하는데 이렇게 해서 따뜻해진 공기층이 우리가 옷을 입음으로써 우리 몸 가까이에 보존되어, 우리 몸은 보온(保溫) 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대류 작용이 따뜻한 공기층을 없앤다면 우리는 추워져서 좀더 많은 옷을 입게 된다.간단히 말해서 옷이 가진 본래의 기능이란 사람의 몸 가까이에 따뜻해진 공기층을 보존하는 것이라 하겠다.혹한(酷寒)이나 심한 바람이 부는 환경에서 우리는 모직물 위에다 다운(물새털; down)제 옷을 입는다든가, 또는 다운 위에다 방풍용 뷘트야케(windjacke(G))를 입는 것과 같이 공기의 차단이 잘 된 옷이 필요하다. 바람에 의한 냉각의 요인은 우리가 앞으로 알게 되겠지만, 인체와 옷이 젖었을 때는 엄청나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④ 증발(蒸發; evaporation)
피부로부터의 땀의 증발이나, 피부나 폐(肺)로부터의 눈에 띄지 않는 수분의 증발은 체열 손실의 핵심을 이룬다고 하겠다.그러나, 우리는 이 손실을 거의 막을 수가 없다. 사실 등산가들은 증발 작용의 진행을 방해하기보다 오히려 도와주기 위해 통풍성(通風性) 직물(織物)로 만들어진 옷을 입으라는 충고를 곧잘 듣는데, 만일 수증기가 옷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없다면, 그것은 응결(凝結)되어서 얼어 버릴 것이다.
유명한 극지 탐험가인 난센(Fridtjaf Nansen)은 1898년 이러한 사실을 관찰했었다. '그날 하루 동안 몸에서 나오는 축축한 발산물이 차츰 입고 있는 겉옷에 응결되더니, 나중에는 얼음 덩어리로 되고, 급기야는 완전 무결한 얼음제 갑옷으로 변하고 말았다.' 난센과 그의 동료들은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통기가 안 되는 겉옷을 입고 있었다.
⑤ 호흡(呼吸; respiration)
찬 공기를 들이마시고, 더운 공기를 내쉬는 것은 주요한 열 손실이 된다. 이것은 특히 온도가 낮은 고산에서 심하게 힘을 썼을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형태의 열 손실을 막을 수도 없고, 또 오래 유지할 수도 없다. 만일 이런 형태의 열 손실을 당하게 되면 우리가 쉬는 숨은 텐트나 눈굴[雪洞; snow hole]의 온도를 따뜻하게 해 준다. 그러나, 이 문제는 열가치(熱價値)의 범위에 관한 문제라고 본다.
4) 바람에 의한 한기(寒氣)
미풍(微風)마저 전혀 없는 경우라면 가벼운 옷차림으로 0℉에서도 오랜 시간 동안 아주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지만, 바람이 조금이라도 불게 되면 칼로리는 점점 더욱 많이 필요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보면, 우리가 50℉의 온도와 시속 2마일의 풍속에서 등반을 시작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지점에 있어서 한기 요인(寒氣要因)은 벌써 서늘함 450(Cool 450)으로 결정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정상 가까이 올라갔을 때 바람이 시속 60 마일로 상승되고, 온도가 30℉로 떨어졌다면 바람에 의한 한기 요인은 '극심한 추위'에 속하는 1,200의 지수(指數)가 나오게 된다. 풍속이 시속 70마일을 넘는 경우에 바람에 의한 한기(寒氣)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흥미 있는 일이다. 풍속이 시속 70마일에 도달한 뒤에는 온도 하나만이 결정 작용을 하는 변수(變數)가 된다.
그러나, 온도가 40℉로 따뜻하고, 바람이 시속 25마일로만 불고 있을 때는 바람에 의한 한기의 범위가 '대단한 추위'로 막 들어서게
된다는 사실은 우리가 하이포더미아를 이해하는 데 큰 교훈을 주는 일이라 하겠다.
5) 수분에 의한 한기
수분(또는 얼음)의 열 전도성(熱傳導性)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공기보다 240배나 크다. 이것은 젖은 옷이 마른 옷보다 240배나 빠르게 여러분의 몸으로부터 열을 빼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옷이 젖었을 때 이미 피부에 밀착되어 있는 따뜻한 공기의 격리층은 없어지는 것이다. 대신 급속한 전도 작용에 의하여 열을 신체로부터 빼내서 외부로 흩어 버리게 된다. 젖은 옷은 양초나 남포의 심지와 같다. 만일, 추운 바람이 불고 있거나 혹은 클라이머가 분발해서 가외의 열을 생산하지 못한다면 이 심지 작용(열 발산 작용을 의미)이나 또는 수분에 의한 한기(寒氣)는 사람의 몸이 열을 생산해 내는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열을 발산하고 말 것이다.
물에 젖은 모직물의 심지 작용이 그 밖의 다른 직물의 심지 작용보다 훨씬 미약하다는 사실은 알아 둘 만한 가치가 있다. 모직은 물에
젖은 경우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보온이 가능하다.
6) 치명적(致命的)인 배합(配合)
한습풍(寒濕風)의 상황(cold-wet-windy situation=젖은 데다가 추위와 바람이 겹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결과는 등산가들이 오래 전부터 인식해 왔던 것이다.
1849년 뉴우햄프셔의 마운트 워싱턴(Mt. Washington)에서 맨 처음으로 이러한 희생자가 발생하였으며 '오리건'의 마운트 후우드(Mt. Hood)에서는 그보다 많은 최소한 7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 문제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깊어진 것은 가벼운 옷차림에다 빈약한 장비를 갖춘 2명의 초심자들이 자신의 안전을 위해 절벽에다
몸을 붙들어 매지 않을 도리가 없었을 만큼 비좁은 레지(Ledge; 岩棚)에서 밤샘을 하며, 오도가도 못하게 됐던 1959년 8월의 뉴우햄프셔, 캐논 마운틴(Cannon Mountain)의 비극적인 사고 때문이었다.
시속 50마일의 바람을 안은 폭풍이 새벽부터 불기 시작하였다. 강우량은 1인치에 달했으며, 기온은 40℉까지 떨어졌다.절정에 달한 폭풍우를 뚫고 올라온 노련한 산악 구조대가 도착한 지 불과 수분만에 두 소년은 하이포더미아로 인해 사망하고 말았다.
1964년 3월 영국의 황무지에서 열렸던 연례적인 포우 인스 도보 경기대회(Four Inns Walking Competition)에서는 3명이 하이포더미아로 인해 사망하였는데, 이 때의 시합은 해발 650 피이트에서 2,000 피이트에 이르는 고도에서 45마일을 걷는 경기였다.
3인 1조의 티임들이 지정된 코오스를 따라 매 2분 간격으로 출발하였는데, 이 코오스에는 8마일까지 세 곳에 체크 포인트(통과 확인
지점)가 있었다. 그리고, 각 검문소에는 비상 의료 구급반이 대기하고 있었고 독한 술이 경기 참가자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었다.
대회 당일 아침 날씨는 가랑비에 바람기가 조금 있는 듯했으나 나중에는 악화되어 폭우에 강풍이 몰아쳐 왔다. 밤새도록 진눈깨비와 눈이 내렸고, 기온은 최하 35℉까지 내려 가고 바람은 시속 38마일까지 불어댔다. 3명의 희생자 이외에 5명이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부지했다. 기상 조건이 혹심했기 때문에 240명의 참가자 중에 불과 22명만이 전 코오스를 주파할 수 있었다.
이들은 빠른 걸음걸이를 유지했고, 그리고 옷이 젖었기 때문에 옷의 격리 수치(隔離數値)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몸을 따뜻하게
하기에 충분한 열을 생산해 낸 강력한 티임들이었다.
7) 퓨(Pugh)의 실험
영국의 저명한 등산가이자 생리학자인 그리피스 퓨(Griffith Pugh)박사는 오래 전부터 한습풍(寒濕風) 환경의 위험에 관한 연구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 왔었다. 그는 3명의 희생자가 입었던 옷을 얻어 두었다가 자기 연구소에서 테스트를 했다. 개개인의 옷의 내용을 보면, 두건이 달린 아노락(파커), 울 저지(Woolen jersey), 모직과 면직이 혼방된 셔어츠, 스트링 언더셔어츠(string unders hirts), 면직 언더셔어츠, 지인 포제(布製) 바지(jeans; 흔히 카우보이 바지로 부르는 것), 양말, 구두, 장갑 등이었다.한 지원자가 이들의 옷을 입고서 건조한 조건에서와 물에 젖고 바람 부는 조건에서, 그리고 휴식을 취할 때와 활동을 할 때를 나누어서 테스트를 받았다. 옷의 격리 수치(隔離數値)는 클로란 단위로 측정되는데, 1 클로는 남자의 사무용 여름 복장에 상당하는 것이다. 각 희생자의 복장은 바람이 없고 건조한 상태에서는 1.8클로란 수치를 나타냈지만, 시속 9마일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젖은 옷을 입은 경우에는 이 격리 수치가 0.17 클로 떨어졌다.
앞에 나온 3명의 희생자들은 위의 풍속보다 훨씬 센 바람과 퓨 박사의 연구소에서보다 훨씬 낮은 기온을 겪었기 때문에 황무지에서의
옷의 격리 효과는 옷이 가진 원래의 격리 수치의 10%도 안되는 것이었다. 열의 손실을 막는다는 점에서 본다면 이들 희생자들은 거의 옷을 벗고 알몸으로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다음에 방풍과 방수가 잘 된 겉옷을 입고 습기 실험을 되풀이한 결과 클로 수치는 0.85로, 즉 방풍, 방수가 안 되었을 때보다 5배나 높은 수치를 보여 주었다.
퓨(Pugh)박사의 실험 중에 흥미 있는 한 가지의 면은 기온이 다양하게 변하는 환경에서 활동할 때 흡수하는 산소량의 측정이다.이 실험은 혹한(酷寒)에서 사람의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산소의 신진 대사를 상승시킨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었다. 이 사실로서 추위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없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피로가 빨리 오는 이유가 설명될 것이다.
춥고 습한 환경 아래의 신진 대사는 오한(惡寒)과 상승된 활동 비율과의 배합에 의하여 열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수준까지 그의 활동을 증가시킨다. 혹심한 추위에서 요구되는 신진 대사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만이 많은 시간을 해낼 수 있는 아주 높은 수준의 신진 대사인 것이다.
퓨 박사는 Four Inns Walking Competition에서 하이포더미아의 증상으로서,
① 활동률이 떨어지고, 고통스럽고, 비틀거린다.
② 넘어지는 것이 되풀이된다.
③ 계속 활동이 불가능하며,
④ 말이나 생각이 조리가 서지 않고, 의식이 혼미해지며,
⑤ 의식이 없어지고, 극단적으로 창백해진다는 것을 들었다.
이들 3명과 영국에서의 이와 유사한 죽음을 당한 25명의 죽음의 요인을 분석한 후에 퓨 박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1. 젖은 옷을 입고 허탈 상태에 이르기까지 계속 걸음을 걷는 것은 죽음에 이르는 중요한 두 가지 요인이 된다.
2. 하이포더미아의 증상은 보통 길을 떠난 후 5시간 내지 6시간 사이에 일어난다. 증상이 나타나서 허탈 상태에 이르기까지는 1시간이 채 못 걸리며 허탈 상태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는 2시간이 안 걸린다.
3. 조난자를 보호하거나 생명을 구하는 방법은 건조한 비상용 의복과 방수된 겉옷(Windjacke(G)), 가벼운 비상용 야영 장비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다.
4. 근처에 의료 수단이 없는 경우에 조난자를 가장 안전하게 치료하는 방법은 환자를 이동시키기 전에 캠프를 마련하여 환자의 몸을
다시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다.
8) 바람 없이도 조난당한 사망자
미국의 생리학자인 마아린 크라이더(Marlin B. Kreider) 박사가 발표한 최근의 보고서를 보면, 바람에 노출되지 않고서도 우발적인 하이포더미아로 인해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크라이더는 영국과 미국에서의 지하 동굴에서 사망한 3명의 동굴 탐험가의 얘기를 보고하고 있다. 이 3명의 경우 모두 옷이 젖어 있었고, 또 이 3명의 경우 모두 옷은 하나같이 불충분하고, 가볍고, 모직이 아닌 재료로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이 세 경우 모두 하이포더미아의 최초의 증상이 나타난 지 1시간 반만에 다 같이 사망하였다.
9) 추위에 대한 반응
사람의 몸에 대한 추위의 효과를 이해한다면 우리는 하이포더미아의 진수를 이해하기가 아주 쉬울 것이다.사람의 몸이 추위에 노출된 경우 그 최초의 반응은 피부의 혈관이 수축되고, 나중에는 피하(皮下)의 조직이 수축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 효과는 혈액에 의하여 피부로 운반되는 열량이 줄어 들게 되고, 결과적으로 피부의 온도를 저하시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차겁게 된 피부의 껍데기는 인체 내부의 좀더 깊은 곳에 대한 열의 격리층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이 때의 피부의 온도는 주위 환경과 거의 같은 온도로 떨어지게 되는 반면에 인체 내의 온도는 아무런 변동도 없이 평소의 정상 온도인 99℉를 유지하게 된다. 피부의 온도가 50℉까지 떨어지게 되면 필경에는 모든 촉감과 고통에 대한 감각이 상실될 정도로 피부는 언제나 마비되고 만다.
이것은 또한 근육과 운동 신경 둘 다 냉각시킴으로써 피하의 근육 특히 손의 근육을 약화시키게 된다. 물론, 이 때문에 손은 필요한 조정운동을 하는 데 거의 쓸모가 없게 되는 것이다.
지방(脂肪)은 유효한 격리재(insulator)인데, 이로 인해 인체 내부의 급속한 냉각이 방지된다(이 사실은 왜 여자가 남자보다 추위에 잘 견디는지, 또 왜 뚱뚱한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추위에 잘 버티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다. 여자는 피하에 두꺼운 지방층이 있다).
인체의 손과 발은 피부 표면의 혈관의 수축에 의해 가장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 부분이다. 손과 발의 온도는 인체 내부의 온도보다
아래인 40°∼50℉로 떨어질 수가 있다.
오한(惡寒)은 피부 표면의 혈관이 처음으로 수축되는 현상인데, 만약 피부가 계속해서 추위에 노출되어 있다면 오한은 강약의 도는 다르겠지만, 여러 시간 계속될 것이다. 오한은 열을 유발하지만 그러나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에 오한이 심해지고 오래 계속된다면, 사람은 완전히 지치게 될 가능성이 있다.
10) 하이포더미아(hypothermia)
만약, 열이 계속해서 상실된다면, 인체 내부의 열이 99℉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할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인체 내부의 온도(항문에서 잰 체온)가 떨어지면 다음과 같은 징후가 나타나게 된다. 99℉에서 96℉까지 : 오한은 심해지고 걷잡을 수가 없게 된다. 복합된 임무를 수행할 능력은 감소된다. 95℉에서 91℉까지 : 격렬한 오한이 계속된다. 말하기가 힘들어지고 생각이 둔해지며 기억 상실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90℉에서 86℉까지 : 오한이 줄어드는 대신 심한 근육 경직 현상(硬直現象)이 일어난다. 근육의 조정 작용(調整作用)이 영향을 받게 되고, 산만하거나 또는 경련하는 듯한 동작이 보이게 된다. 사고(思考)는 더욱 불분명해지고, 주위 환경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가 둔해지며 전반적으로 기억 상실증을 수반하게 된다. 그 때까지도 조난자는 전반적으로 자기의 주위 환경과의 심리적인 접촉을 갖는 마음가짐이나 외양(外樣)을 가질 수가 있다. 85℉에서 81℉까지 : 조난자느 분별이 없어지고, 주위 환경과의(심리적인) 접촉이 상실되며, 혼수 상태(昏睡狀態)로 빠지게 된다. 근육의 경직이 계속되며 맥박과 호흡이 느려진다. 80℉에서 78℉까지 : 무의식, 조난자는 대화에 대한 반응이 없게 된다. 대부분의 반사 작용은 이 수준의 온동서 작용을 멈추게 된다. 심장의 고동은 산만해진다.78℉ 이하 : 심장과 호흡에 대한 뇌 조절 기능의 실패, 심장의 진동, 폐(肺)의 유사(類似) 부종(浮腫)과 출혈, 사망.
급성 하이포더미아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에 폐의 부종이 빈번히 나타난다는 사실은 이 문제에 관한 의료 문헌상(醫療文獻上) 새로운
발견이라 하겠다. 종종, 죽기 전에 일어나는 최종적인 증상의 하나는 숨을 몰아 쉬며 충혈된 폐로부터 희끄므레한 거품을 입으로 내뿜는 것이다.
포틀랜드(portland)의 병리학자 워런 헌터(Warren Hunter) 박자는 그가 검진한 우발적인 하이포더미아로 인한 10명의 사망자 하나
하나가 모두 폐에 부종이 있었다는 증거를 발견하였다.
11) 하이포더미아의 예방
본 항목의 주목적은 클라이머들로 하여금 그들의 죽음의 복병인 한습풍(寒濕風)의 상황에 대처할 충분한 준비를 갖추도록 경고하는 데 있다. 그 준비와 예방책은 다음과 같은 본질적인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① 너의 적을 알아라.
추위는 교묘하고, 또 악마와 같이 극악 무도할 수가 있다. 추위의 음흉한 잠재적인 힘은 결코 과소 평가해서는 안 되며 또 너 자신의 등반대의 역량을 과대 평가해서도 안 된다. 한 사람의 허약한 클라이머나 또는 한 사람의 조그마한 불상사 때문에 당신은 악천후와 추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산에서 꼼짝달싹 못하는 궁지에 빠지게 될 것이다.
② 보온(保溫)과 바람과 우천 또는 습기에 대비한 옷을 입어라.
모든 등산가는 보온이 잘 되도록 만든 등산복의 벗겨지기 쉬운 외피층(外皮層)에다 프라스틱이나 고무를 입힌 나일론으로 방수, 방풍
처리를 해야 한다. 두건(頭巾)이 달린 자켓(jacket)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당신은 또 카우 보이가 입는 가죽 바지(chaparajos)나 비바람에 견디는 바지를 휴대해야 한다. 이러한 물건은 무게가 가볍고, 올이
총총하게 짜여져 있으며 값이 싼 것이다. 이런 비품은 항상 당신의 룩색 속에 들어 있어야 한다. 정규 등산복(正規登山服)을 선택함에 있어서 당신은 모직 제품이 등산가의 가장 훌륭한 친구임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모직 제품은 안에서부터 건조되는 특수한 성질이 있어서 젖었을 때도 보온이 가능한 유일한 직물인 것이다.
당신의 머리와 손에다 여분(餘分)의 열을 보존하는 것을 등한시하지 마라. 머리와 목의 뒷 부분이 추위에 특히 약하다.
③ 먹어라
음식을 계속해서 섭취하는 것은 하이포더미아와 싸우고 있을 때 주요한 열의 근원이 된다.많은 음식을 휴대하라. 가외 음식의 예비 공급을 포함해서 말이다. 조금씩 물어 뜯듯이 계속해서 먹어라. 과자류(단 것)는 가장 빨리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는 반면 단백질과 지방질은 좀더 오랫 동안 계속해서 따뜻하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④ 비상용 비박(bivouac) 장비를 휴대하라.
튜우브 모양의 텐트나 강도(强度)높은 프라스틱제 방수포는 무게가 가볍고, 올이 조밀하며 값이 싸다.둘 내지 세 사람이 이와 같은 비상 대피소에 끼어들어갈 수가 있을 것이다.
⑤ 비박을 일찍 하라
조절력(調節力)과 판단력을 상실하기 전에 일찍 비박을 한다는 지혜를 터득함으로써 혹심한 악천후 속에서도 생존을 연장했던 사실은 많은 사례에 의하여 증명되는 것이다. 모든 능력을 다한다면 바람과 악천후에 대비할 수 있는 최상의 자연의 보호처(保護處)를 선택하여 급한 대로 비박 사이트(bivouac site)로 이용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등반대가 허탈 상태에 이를 정도로 지쳐 버렸다면 눈굴[雪洞; snow hole]을 팔 수도 없고 바위나 얼음을 이용하여 방풍벽을 세울 수도 없으며, 큰 나무 가지나 방수포를 이용한 대피소도 구축할 수 없을 것이다.
근육이 심하게 떨리기 때문에 자신의 근육 조정력을 상실하게 되면 등산용 스토오브(버너(burner)를 의미)나 야영 모닥불(camp fire)에도 불을 지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근육이 떨리는 증상은 우리가 일찍이 상승하는 하이포더미아의 연속적인 결과에서 경험한 바 있는 것이다.
⑥ 계속 활동을 하라
적당한 대피소도 없이 추운 상황 속에서 비박을 하고 있을 때는 충분한 열 생산을 확보하기 위해서 계속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그러나,과격한 동작은 피하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옷에 있는 미세한 구멍을 통하여 너무나 많은 열을 잃게 될 것이다.열 생산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운동이란 필요한 온기(溫氣)가 생산될 때까지 연이어 있는 근육군(筋肉群)을 같은 정도로 수축시키는 것이다.
12) 치료(治療)
제일 먼저, 더 이상의 열이 손실되지 않도록 열의 손실을 막아야 하고, 다음에는 조난자의 몸이 다시 따뜻해지도록 열을 가해야 한다.
이상적인 치료 방법에는 110℉의 물이 담긴 목욕통에 조난자를 담가 두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산은 이러한 목적에 알맞은 온천(溫泉)
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강구되어야 한다.
조난자를 바람을 피해서 가장 좋은 대피소에다 갖다 놓는다. 당신이 능히 할 수만 있다면 조난자의 젖은 옷을 마른 옷으로 바꿔 입혀라.
조난자와 지면(地面)과의 사이에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많은 간격이 생기도록 하고, 그 다음에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열을 가하도록 한다.
침낭 속에 다운(down; 물새 털)이 얼마가 들어 있던 간에 설혹 많이 들어 있다 하더라도 차가운 침낭 속에다 하이포더미아 조난자를
집어 넣는 것은 만족한 방법이 못된다. 침낭은 등반대의 다른 대원에 의해 미리 따뜻하게 가온(加溫)되어야 하는데, 이 대원은 자기 몸에서 나오는 최대한의 열량을 침대에 옮겨 놓기 위해서 내의(內衣) 바람으로 침낭 속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커다란 침낭을 이용할 수 있다면 두 사람을 동시에 침낭에다 넣는 방법은 훌륭한 구명수단(救命手段)이 될 수 있다.
만약, 조난자가 의식이 없다면 그를 엎어 놓되, 머리는 숨을 쉬도록 뒤로 젖혀 놓아야 한다. 침낭이나 불이 없다면 다른 등반 대원들이 조난자를 둘러싸고 자기들의 몸을 그 주위에 밀집시키는 것은 외부로부터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열의 근원이 될 것이다. 만약, 환자에게 의식이 있다면 따뜻한 음료수를 섭취시켜야 한다(차, 묽은 수우프, 따뜻하고 달콤한 쥬스류......). 또, 먹을 수 있다면 캔디(사탕, 과자)나 달콤한 음식을 먹여야 할 것이다. 즉, 탄수화물은 열과 에너지로 가장 빨리 전환되는 연료라 하겠다.
전설적인 성 버나드(St. Bernard)의 작은 나무통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알코올은 다시 몸을 덥히는 과정에 있어서는 별로 효용이 없다. 피부 표면의 혈관에서부터 인체 내부에 이르기까지 차가운 피를 너무나 갑자기 풀어놓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야외에서의 급성 하이포더미아를 치료하는 방법을 요약하면, 우선 환자로 하여금 바람을 피하도록 하고, 젖은 옷을
벗긴 다음 마른 옷을 입히며, 환자를 지면으로부터 격리(隔離)시키고 나서 이용할 수 있는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환자를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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