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새가 깍꿍할머니댁 실겅에 얹어 둔 바구니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여섯마리의 새끼를 부화시켰다.
죽은 듯, 어미를 기다리던 새끼딱새들은 어미가 먹이를 물고 돌아오는 소리를 듣고
일제히 일어나 주둥이를 벌려 먹이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멀찌감치서 기다리고 있던 우리 일행이 있어서 인지 어미가 둥지로 날아들지 않고
주위를 배회하였다. 새끼딱새들은 어미가 먹이를 주기를 기다리며 벌린 입을 다물지 않고 있었다.
우리의 욕심으로 인해 새끼들이 벌을 받고 있었다.
우리는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후퇴했다.
깍꿍할머니의 마당에 놓인 오래된 물항아리, 주둥이가 깨져서 쓸모를 잃었지만
그 쓸모는 사람에게만 없었지 요긴하게 쓰이고 있었다.
깨진 주둥이 속으로 들여다 본 또다른 세상,
이미 물항아리의 주인은 사람이 아닌 박새(미영새)였다.
박새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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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