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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간관계학회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란과 교육적 회복의 과제(교육정책 네트워크 자료 옮김)

작성자운영자|작성시간26.06.17|조회수19 목록 댓글 0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란과 교육적 회복의 과제

  • 발행일 : 2026-06-17
  • 필자 :김성기

    소속 :협성대학교 교수

교육정책포럼 통권 제396호(2026년 6월호) · 교육시론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란과 교육적 회복의 과제

김성기 협성대학교 교수

소년범죄, 이대로 둘 것인가?

2026년 1월 24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회의 지시로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공론화가 본격화되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촉법소년 검거 건수는 4년 만에 두 배로 급증했으며, 특히 딥페이크 성범죄나 강력 범죄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나이가 어려도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처벌 강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과 국가인권위원회 등은 형사처벌 확대가 소년에게 '낙인 효과'를 만들고 오히려 재범률을 높일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논의는 단순한 연령의 조정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청소년 비행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과연 엄벌주의가 만능 열쇠인가, 아니면 교육적 회복이 우선인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둘러싼 쟁점을 살펴보고, 향후 제도 개선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촉법소년',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촉법소년'이라는 용어는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가? 가끔 TV뉴스를 보다 보면 소년 범죄 관련 기사를 보도하면서 "촉법소년이어서 처벌 안 돼"라고 쓰인 자막을 보게 된다. 이러한 그릇된 언론 보도를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14세 이상이면 처벌을 받지만 14세 미만이면 촉법소년이어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그릇된 인식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은 청소년들에게도 만연되어 있고 이러한 인식은 청소년범죄를 증가시키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14세 미만이어도 죄를 지으면 처벌을 받게 되어 있다. 그 명칭이 '형사 처벌'이 아닐 뿐 '처분'을 받게 되어 있고 그것은 성인범죄자의 형벌에 준하는 '수용'의 형태를 띠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12세라도 그 범죄행위의 심각성에 따라 보호처분 중 10호 처분인 '장기 소년원 송치'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명칭이 보호처분이지 처벌과 다름 없다. 오히려 이러한 제도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어 죄를 지으면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촉법소년'은 공식적인 법정 용어가 아니라 「소년법」 제4조에서 '소년부의 보호사건 심리대상'으로서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을 통상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했다 함은 명백히 '죄를 지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러한 소년은 법원 사건심리의 대상이 되고 있고, 그 결정에 따라 소년원에 송치되기도 한다. 다만 성인범죄자를 대상으로 하는 형사처벌을 하는 대신 '보호처분'을 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바로 '보호처분'이라는 용어가 적절한가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보호처분'이나 '보호소년'이라는 용어는 그 취지와 실제 내용 사이의 괴리가 클 뿐만 아니라 제도적 취지를 오해하게 만든다.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1조의2(정의) 제1호에서도 보호소년을 "「소년법」 제32조 제1항 제7호부터 제10호까지의 규정에 따라 가정법원소년부 또는 지방법원소년부로부터 위탁되거나 송치된 소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소년원에 수용해서 교육할 소년'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소년원에서 이러한 교육 또는 교정 활동을 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보호조치가 아니다.

범죄를 저지른 소년은 단순히 소극적인 '보호'의 대상이 아니다. 더 적극적으로 그 그릇된 행위를 교정하여 교육적으로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즉, 소년범죄도 원칙적으로 교육이나 교정의 대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보호처분'이라는 용어는 지나치게 온정주의적 표현이며, 그 내용상으로도 적합하지 않다. 이러한 용어 사용은 청소년들에게 '범죄를 저질러도 국가가 나를 보호해준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위험이 크다.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도 '교육처분'이나 '징계처분'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여 책임을 명확히 할 뿐, '보호처분'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쓰지 않는다.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고 사회화를 돕는다는 의미를 담은 '교정처분'으로 용어를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년범죄,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제도와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

소년범죄로 인해 보호처분을 받을 정도라면 일반적으로 학교폭력사안보다 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학교폭력가해자 조치는 학생부에 기록되어 대입전형에도 영향을 줄 만큼 심각한 불이익을 주는데 범죄를 저지른 학생은 진학 등에 있어 불이익을 주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다. 학교에서의 경미한 비행으로도 징계기록이 남는데 더 심각한 죄를 짓고도 기록에 남기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해당 학생에 대한 적절한 교육적 조치를 취하는 데 있어 정보제공이 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

보호처분을 학생부에 기록하도록 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될 때, '촉법소년이면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 않는다'는 그릇된 인식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제도가 시행되면서 학교폭력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소년범죄, 부모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촉법소년의 연령 하향 논의가 주로 형사처벌 대상을 13세 이상으로 하자는 논의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러한 논의가 발생하는 이유는 심각한 범죄행위의 연령대가 하향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10세 미만 범법소년에 대한 대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작정 처분대상의 연령을 하향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이고 예방적 대책이 될 수 없다. 10세 미만 범법소년에 대해서는 죄를 묻기 어려우므로 그 부모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우리나라 민법 제913조(보호, 교양의 권리의무)에서 "친권자는 자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그 10세 미만의 자녀가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 부모는 보호 및 교양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가칭 '미성년자범죄 부모책임제'를 법제화할 것을 제안한다.

소극적 보호에서 적극적 교정과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소년범죄 문제는 그 연령기준을 낮추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교육은 비행 청소년을 '격리 대상'이 아닌 '변화 가능한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 용어의 정비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 '보호처분'을 '교정처분' 혹은 '교육처분'으로 현실화하여, 자신의 행위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명확히 교육해야 한다. 이는 소년들에게 엄격한 규율 교육과 더불어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기초가 된다.

아울러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 지원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교육청, 지자체, 경찰, 전문상담기관이 연계된 '청소년 통합 안전망'을 활성화하여, 위기 청소년들이 범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촘촘한 그물망을 형성해야 한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는 우리 사회가 소년들에게 기대하는 책임의 무게를 재정의하는 과정이다. 흉악 범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한 것은 자명하나, 그것이 교육적 포기를 의미해서는 안 된다. 국가는 '보호'라는 온정주의적 용어 뒤에 숨어 소년들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교정'과 '교육'이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일어설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연령 하향이 단죄의 도구가 아닌, 더 이른 시기에 적절한 교육적 개입을 실현하는 수단이 될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은 끝까지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는 최후의 보루여야 하기 때문이다.

원고는 집필자의 전문적 시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교육정책네트워크 및 한국교육개발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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