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
배효철
돌담길 모퉁이 뒤로 숨어진 것을
나는 알았네
떠나려 하는 마음이야 오죽 이냐만
보내지 못하는 그윽함은 또 어찌하겠나
그 모퉁이가 참으로 애달프고 미워지네
붙들어보려고 매달려 잡아도 보겠으나
보이는 저만치 발을 묶어둔 채
숨어있는 모습이라도 담아두려고
더 찾지 않고 멀건이 바라다보며
세월에 묻어둔 아쉬움만 태우고 있다
미련을 남겨둔 모퉁이는 오늘도 그대로인데
잊혀지는 바람소리 적시며
허전한 발길로 채우고 있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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