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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삼단변신
얼씨구 절씨구 들어간다~
말은 많고 몸은 안움직이는
입으로 치는 골프타령부터 합시다~
티박스에 올라서면
입이 먼저 간다
“이 홀은 예전에 이글 잡은 홀인데~”
“오늘은 잘 될가 모르겠네~”
채는 아직 안 내려왔는데
해설부터 쏟아지고
공은 아직 제자린데
말은 벌써 그린까지 간다
에헤라디야 웃겨라~
입으로 치는 골프로다~
공은 안 나가고 말만 날아
하늘 위를 나는구나~
슬라이스 나면 “어깨 탓”
훅이 나면 “손목 탓”
뒤땅 치면 “땅이 문제”
탑핑 나면 “힘이 문제”
열 번을 쳐도 남 탓이요
한 번도 내 탓은 없구나
입으로 치면 프로급인데
몸으로 치면 별거 아니네
그린 위에 서서 또 한마디
퍼팅하려 폼잡으면
“이거 파 퍼트냐?”
“보기 퍼트냐?” 다그쳐 묻는다
퍼팅끝나고 물으면 될텐데
매번 불필요한 말로
시간만 흐르네
캐디가 앞팀과 거리가 너무 떨어져 있다고
눈총주는 줄도 모르고
얼씨구 절씨구 기가 막혀~
시간 잡아먹는 명수로다~
공 한 번 치면 될 일을
말 열 번으로 시간만 끄네~
그런데 말이오 들어보소
모임 자리에 가보면
대부분 말은 않고
숟가락질만 열심히오.
오랜만에 만나
할 말이 많을텐데
입에 자크를 채웠는지 아무말도 않하네.
카톡방은 더 기가 막혀
읽었는지 않 읽었는지
한 줄 댓글 남길 법도 한데
끝내 흔적 하나 없구나
좋아요 하나 찍을 법도 한데
그마저도 아껴두네
골프장에선 해설위원
모임에선 묵언수행
카톡방에선 유령처럼
삼단변신 펼치누나
에헤라디야 생각좀 하자~
입도 쓰고 몸도 쓰자~
사람 사는 건 떠들고 웃고
함께 어울려야 제맛이라~
덩덕쿵 덩더쿵~
입은 골고루 써야 하네~
골프장에서만 열지말고
사람 속에도 열어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