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존중하며
나무가 장기간 강한 바람에 시달리거나, 기슭에서 자랐거나, 눈 더미 등에 눌려 한쪽에 하중을 받으면 이상재(reaction wood)가 형성됩니다. 뭔가 문제가 있는, 특이한 생장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나 좋은 영향만 받고 살지는 않았습니다. 많은 일이 엇갈렸고, 오랫동안 부당함에 짓눌려 있었거나, 폭풍우 같은 사건애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그리하여 특이한 결을 갖게 되었고, 영혼이 편협해지고 상처를 입었습니다. 나무처럼 우리도 고유의 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바이올린 제작자는 나무에 형성된 결을 존중하며 그 나무를 작품으로 만들고자 애씁니다. 하물며 하느님은 어떨까요? 하느님의 지혜는 우리 삶의 특성과 세월을 살핍니다. 우리가 지닌 결의 방향과 지난날의 어려운 역사를 헤아려 좋은 울림을 내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찾아냅니다. 법칙과 형판돠 치수표만으로는 좋은 울림을 이끌어 낼 수 없습니다. 지혜와 사랑이 함께해야 합니다.
나무는 악기의 울림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나뭇결을 존중하면 바로 그 나뭇결이 비로소 개성 있는 울림을 만들어 줍니다. 제작 과정에서 한결같이 나뭇결을 존중할 때, 비로소 나는 좋은 제작자가 될 것입니다. 실수투성이, 특이한 생장, 이상한 옹이에도 불구하고 신은 우리가 좋은 울림을 내도록 만들것입니다. 87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