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랑
겨울나무처럼 바싹 말라 추운 나를
그 사랑이 포근히 감싼다.
나의 모든 추함과 어리석음까지도
그 사랑이 씻겨 내린다.
언제나 나-중심적임을 버리지 못하는 나를
그 사랑이 자유하게 한다.
얕고 촐랑이며 천박한 나의 사유를
그 사랑이 매만져 키워간다.
열매도 없이 가지만 무성한 나를
그 사랑이 한 번 더 기다리자 한다.
거울에 비친 부끄러움 가득한 지나간 생의 얼굴에
그 사랑이 ‘너는 내 기쁨이다.’라 한다.
내 인생의 이야기 속 주어에 앉은 나의 이름을 지우고
그 사랑이 삭제되지 않을 펜으로 대신 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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