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4월 4일(월)■
(창세기 11장)
1 온 땅의 언어가 하나요 말이 하나였더라
2 이에 그들이 동방으로 옮기다가 시날 평지를 만나 거기 거류하며
3 서로 말하되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 하고 이에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하고
4 또 말하되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
5 여호와께서 사람들이 건설하는 그 성읍과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더라
6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이 무리가 한 족속이요 언어도 하나이므로 이같이 시작하였으니 이 후로는 그 하고자 하는 일을 막을 수 없으리로다
7 자, 우리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하시고
8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으므로 그들이 그 도시를 건설하기를 그쳤더라
9 그러므로 그 이름을 바벨이라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셨음이니라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더라
(묵상/창 11:1-9)
◆ 바벨탑
(1) 온 땅의 언어가 하나요 말이 하나였더라
오늘 사건의 시점은 홍수 이후 대략 100년 즈음이다.
이들은 하나의 언어와 말을 사용했다. 노아 식구로부터 퍼져나갔는데, 언어가 다른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언어와 말이 같은 말 같지만, 차이가 있다. 보통 한 나라의 언어는 같지만, 지역에 따라서 사투리가 심해서 서로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당시에는 그런 사투리도 없이 완전히 같은 언어, 같은 말이었다는 의미다.
이들은 흩어지지 않고 뭉쳐있으며, 일종의 부족국가 모습을 가지고 점점 살기 좋은 동방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시날 평지를 만나서 살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시날 평지는 오늘날 이라크의 바벨론 지역이다.
성경에는 동방으로 옮겼다고 나왔지만, 노아가 처음 도착한 아라랏 산이 터키 북동쪽에 있는데, 이제는 이라크 한복판으로 옮겼으니, 정확히는 남동쪽으로 이동한 셈이다.
홍수 이후 100년도 안 되었지만 그사이에 건축기술이 발달하여 벽돌을 굽고, 역청을 발라서 건축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꽤 놀라운 발전이다. 돌집, 나무집 등은 쉽지만 벽돌집은 고급기술이다.
역청이란, 아스팔트를 가리킨다. 아스팔트는 석유가 휘발성 유분이 모두 증발하였을 때 남은 잔류물이라고 한다. 중동지방은 당시에도 이런 역청이 흔했던 것 같다. 아스팔트는 고온에서는 액체 상태이지만, 저온일 때는 고체가 된다. 아스팔트는 접착성이 매우 뛰어나다. 이것은 오늘날에도 지하방수공사에 사용되거나 혹은 모래나 돌가루 등을 섞어서 자동차 도로를 만들기도 한다. 당시에 사람들은 이러한 접착 속성을 응용해서 건축에 사용하게 되었다.
◆ 바벨탑의 목적
(4) 또 말하되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
이들은 아주 특이한 사업을 시작했다.
거대한 탑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탑을 쌓겠다는 것이야 말릴 이유가 없다. 그런데 이 탑의 목적이 특이하다.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위의 목적에서 어느 것이 하나님의 뜻을 거슬렀을까?
하늘에 닿게 하려고 했던 건방짐인가?
아니면 이름을 내려고 한 교만인가?
아니면 흩어지지 않으려고 한 것인가?
먼저 '이름을 내고'라는 말을 직역하면 '이름을 새기고'라는 말이다. 유대인 철학자 필로(BC 20- AD 50)의 말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의 벽돌에 자기 이름을 새겼다고 한다. 자기 영광을 추구하고 자아도취에 빠진 것은 분명히 하나님의 뜻을 거스른다. 그러나 그 이유로 언어를 혼잡게 하신 것은 납득이 안된다. 언어를 혼잡게 해도 자기 영광 추구하는 속성은 안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탑을 하늘에 닿게 하려고 했던 시도는 건방진 것은 맞지만, 바벨탑을 금지한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고 본다. 건축물이 하늘에 닿게 하려는 것은 오늘날에도 많이 시도하고 있지 않은가? 수백 미터씩 위로 올라간 마천루를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다. 이것에 비하면 바벨탑이야 그냥 아담한 건축물에 불과하다.
하나님께서 바벨탑을 금지한 직접적 원인은 이들이 하나로 뭉쳐있으려고 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는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창 1:28)고 하셨는데 이들은 한 지역에 뭉쳐있으려고 했다. 이것이 가장 핵심 요인이라고 본다. 인류는 널리 땅에 퍼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견해를 말하자면, 인류가 하나의 나라를 만들어서 한 사람의 통치에 있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의 아들만이 온 인류를 하나의 나라로 만들어서 다스리실 자격이 있다.
역사를 보면 하나님께서는 온 세계를 지배하려는 제국의 시도를 언제나 무산시키셨다. 다윗과 솔로몬은 아주 강력했어도 주변 국가를 삼키는 일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정해놓으신 경계를 넘지 않았다. 인간이 하나의 국가가 되고 홀로 왕이 된다는 생각은 몹시 건방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바벨탑을 쌓는 자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심으로써 그들을 흩으셨다. 즉 언어를 혼잡게 하신 것은 바벨탑 건축을 멈추게 하려는 목적보다도, 하나로 모여있으려고 하는 시도를 무산시킨 것이다.
언어를 사투리 정도로 바꾸신 것이 아니라, 어순이 바뀌고, 낱말을 바꾸어 버리셨다. 이것은 기이한 일이지만,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나의 모친께서 뇌졸증 후유증으로 언어중추에 문제가 생기자, 모든 사물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틀린 말인 줄 알지만, 입에서 그렇게 표현이 되니 기가 막혔다. 전혀 소통할 수가 없게 되었다.
소통의 문제 때문에 결국 모든 사람이 온 지면에 흩어졌다.
아마도 같은 언어 사용하는 자들끼리 모이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퍼져나가면서 인류 최초의 문명이라고 하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탄생했다. 바벨론 남쪽으로는 소위 수메르 문명이 발생하면서 각종 전설이 탄생했다.
흥미로운 상상을 해보자면, 바벨탑 사건이 일어날 때, 셈의 손자 셀라의 나이가 64세였으니 같은 항렬인 함의 손자 니므롯도 대강 그 정도 나이였을 것이다. 니므롯이 당대의 영걸이었고(창 10:8), 특이한 사냥꾼이었으며, 그의 나라가 시날 땅의 바벨과에렉 등지에서 시작되었다고 했으니(창 10:10), 아마도 바벨탑을 쌓는 데 주동자는 니므롯이 아니었을까? 니므롯은 바벨탑 사건 후에 앗수르로 나아가서 거기에 큰 성을 건축했다(창 10:12). 앗수르는 오늘날 시리아 지역이다.
성경은 참으로 놀라운 책이다.
인류 최초의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사람들의 언어가 왜 이렇게 다양해졌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세상에 이런 책이 어디 있는가? 성경을 공격하는 자들은 성경이 다른 전설을 베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베꼈다고 하는 그 원본을 가져와보라. 그런 자들은 돌을 다듬어서 다이아몬드를 만들었다고 우기는 것과 같다. 우리는 역사적인 자료로 성경을 검증할 것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서 역사를 검증해야 맞다. 성경은 가장 정확한 역사며, 가장 정확한 자료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에게 이런 놀라운 책을 주심을 감사합니다.
성경은 인류가 소장한 것 중에 최고의 보물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