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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수] 비 오는 날의 수채화

작성자팽고자리|작성시간26.06.20|조회수6 목록 댓글 0

비 오는 날의 수채화 // 이웅수

 

하늘이 낮게 내려앉은 오후,

일정한 보폭으로 내리는 빗줄기는

대지라는 커다란 도화지 위에

푸른 그리움을 채워 넣습니다.

 

처마 끝에 매달린 낙수 소리

박자에 맞추어 가슴을 두드리고,

비에 젖은 거리는 말간 얼굴로

지나간 기억들을 불러 세웁니다.

 

스치듯 번지는 물길을 따라

세상의 경계는 부드럽게 흐려지고,

우산 속 가만히 고개를 숙이면

어느새 마음도 함께 젖어갑니다.

 

선명한 햇살은 잠시 접어둔 채

물빛으로 가득 찬 고요한 시간,

세상은 지금 촉촉한 호흡으로

한 폭의 수채화를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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