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미를 질투하다
권옥주
태양이 뜨겁던 날
붉게 피워낸 꽃잎은
화려함 마저도 집어삼키고
꼿꼿이 세운 가시 몸뚱이는
당당한 자태도 눈부시게 아름답다
그대를 닮고 싶어 여러 날을 질투하다
소리 없이 찾아온 갱년기처럼 시들어
계절을 바꾸어 버렸다
그것은 내 것이 아니다
그저 그대의 계절이
아름답게 흐르기를...,
2
님의 얼굴
권옥주
마음 깊이 조각처럼 새겨진
얼굴 하나
매 순간 멈추지 않고 그려봅니다
낡은 사진 속의 모습에서
세월마저 비껴간 그 다정한 미소가
오늘도 내 품 안을 가득히 채워옵니다
보이지 않아도 늘 숨결처럼 가까운 것은
나의 아침이 언제나 당신을 맞이하는 일로 시작되기 때문
만날 수는 없어도
영혼으로 하나가 되리라는 기약을
가슴에 묻은 채
저 높은 하늘 속에
님의 얼굴 숨겨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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