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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산책로

[미니 수필]록키보다 가까운 풍경

작성자고희경|작성시간26.06.09|조회수53 목록 댓글 1

록키는 누구나 일생에 한 번은 다녀오고 싶어하는 명산이다.

가는 길에 만나는 호수들의 아름다운 빛깔에 빠져든다.

밴프나 자스퍼의 풍광은 달력이나 엽서 속 어딘가에 내가 서 있는 황홀감을 선사한다.

​남동생이 캐나다 내 집을 세 번 방문하고 여름과 겨울 두 차례 록키를 여행했다.

여름, 에메랄드 빛 호수와 겨울, 눈 덮여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레이크 루이스까지.

멋진 사진과 동영상을 가득 담아 왔었다.

자연경관과 레트로한 감성에 진심인 동생의 감상평에는 영화 속 반전 같은 결론이 있었다.

"록키 좋더라, 그런데 나는 번전 레이크가 최고다."

​-자타공인의 명산보다 누나동네 찬스를 택한 립서비스일 테지만-

사는 동네 10 km 반경 안에도 열 손가락을 꽉 채울 만큼 근사한 공원들이 가득하다.

내 사유지가 아님에도 언제나 쉬어가고 지인과 가족에게 마음껏 즐기라고 한껏 생색내는 -닳지도, 싫증 나지도 않은- 천혜의 숲과 강 그리고 바다들이다.

​어제, 소풍을 겸해 동네 인근의 공원에서 낮 한 때를 보냈다.

띄엄띄엄 텐트와 캐노피를 치고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보인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긴 열차가 손을 열심히 흔들며 함성을 지르는 아이들에게 경적으로 화답하며 지나간다.

모터보트와 카약 그리고 거대한 물량을 선적한 바지선까지 저마다의 질서 속에 바다 위를 떠다닌다.

해변에서는 캐나다 구스가 풀을 뜯고 그 옆에 낚시를 드리운 강태공의 시간도 유유히 흐른다.

​일터에서 보낸 내 한 주간의 피로는 숲의 피톤치드 향에 묻혀 날려 보냈다.

벗들과의 웃음과 수다 그리고 나눈 음식들로 다시 살아낼 시간을 여민다.

멀찍이 집회와 군무로 결기를 다지는 듯한 이민자 무리가 보인다.

그들의 언어를 알 수 없지만 걸려있는 국기와 사뭇 비장한 표정을 어렴풋이 읽을 수 있다.

강 같은 평화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흐르는 세상이 될 수 없을까.

마음 한 켠이 저릿하게 스민다.

내 쉼이, 예배자의 기도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사금가루처럼 미진하더라도- 곳곳에 평안으로 닿기를 빌어본다.

​그렇게, 평온한 6월의 한 때가 느리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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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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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오은(소교) | 작성시간 26.06.16 이번 주(6/19)조선일보에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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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계가 시원하고 아름다운 곳
    겨울 빼고 여러 번 다녀 왔지만 또 가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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