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 생각하면/김문억 그리움은 구름 같아서 안 보이다가도 갑자기 모여듭니다 온 세상을 둘러보고 흘러내리는 눈물입니다. 창살 없는 구속이지만 묶여있는 자유입니다. 그리움이 없는 사람은 하늘도 비어있습니다 그리운 사람이 그리운 날은 만조의 밀물입니다 그리움은 앙다물고 참아내는 눈물이다가 폭발해서 달려가는 파편입니다 그리움은 떨어지는 꽃씨 같아서 그립다 생각하면 그리움이 더 만발하고 혼자 있어도 분주하고 시끄럽습니다 그리움은 제멋대로여서 제압이 안 됩니다. 총알을 장전해서 하늘 높이 쏘아 올려도 불발탄이 되어서 다시 돌아옵니다. 그리움!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묻어 둔 씨앗에서 자꾸 잎이 나옵니다. 김문억 시집< 양성반응2021 파루>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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