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鷺/김문억 구겨진 백지 한 장 쓰다가 버린 편지 한 장 물 질러 산 돌아가네 가지 못한 그 먼 길 지금은 하얗게 표백된 지난날의 이야기 어느 날 백로 한 마리가 쓸쓸하게 불곡산 허리를 질러서 날고 있다 그것은 마치 구겨진 A4용지 백지 한 장이 바람결에 날아가는 모양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나의 백로 작품은 백지로 부터 받은 하얀 종이가 모티브 되어 감각 속으로 들어왔다. 곡진한 사연을 적어 보낸 엽서도 많았지만 부치지 못한 편지도 있을 것이었지만 세월이 많이 간 지금은 모두 하얗게 표백된 옛 추억으로 아름답기만 하다. 많이 늦었지만 추억의 그 길을 찾아서 다시 한 번 더 쓰다가 버린 편지를 챙겨 보내보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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