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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에필로그 / 정관일

작성자jungkwanil|작성시간23.01.11|조회수34 목록 댓글 4

연재를 끝내며

     까마득한 옛날 (  거의 70여년 전, 필자 나이 9 - 10세 정도 ) 에 읽었던 "무지개와 소년 " 이라는 동화가 생각이 난다. 어떤 소년이 앞산에 걸린 무지개가 너무 아름다워 그 무지개를 잡으려고 이리저리 온 세상를 헤맨다. 무지개는 잡힐듯 잡힐듯하며 안 잡혔다. 하루는 너무 피곤해 산 중턱에 앉아 쉬다보니 그 소년은 어느덧 늙은이가 되었고 무지개는 여전히 앞산에 걸려있더라는 것이 대강의 줄거리 였던것 같다. 그리고 가끔은 내가 바로 그 <무지개소년> 이 아니었던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민자의 삶은 팍팍하다. 이민국가에서는 내가 호구지책으로 택해야하는 직업군이 제한적이다. 더구나 영어 상용국으로의 이민은 우리를 주눅들게 하기 십상이다. 우리 대부분이 영어랍시고 10년이상 배운게 이곳에 도착하는 순간 무용지물이 되고마는 느낌이다. 귀찮지만 발음부터 새로 시작해야한다. 설사 내가 하는 이야기를 상대가 알아듣는다 해도 그가 말하는 것이 안 들린다.
     그러니 특별한 기술이 없는한 좋은 직업을 얻기는 틀렸고 나에게 주어지는 직업이란 몸으로 때우는 그저 그렇고 그런 일자리 뿐이다. 필자의 모텔업도 그랬다. 그러나 가끔 내가 그 무지개를 쫓아 이곳에 오지 않고 한국에서 살았더라면 어떠했을지를 생각해 보기도 한다. 여기서의 삶보다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 삶 이었으리라. 그러나 확신하건데 지금 내가 이곳에서 느끼는 평안함을 그곳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으리라 본다.
      그동안 졸작 " 나의 인생 견문록 " 을 인내심을 갖고 읽어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캐나다 한국문협 (KWAC) 이원배 이사장님께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있다. 생각만 많고 그 생각을 어떻게 조직해야 할 줄 모르던 필자에게  문창대 ( 문예창작대학 ) 를 통해 글짓기 길잡이가 되어준 분이다. 개강 첫날 나의 문창대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문*창*대 삼행시
문 - 문창대가 누구 이름인줄 알았더니 시, 소설 등을
창 - 창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대- 대학이란다.
그러나 단연 그 날의 장원은 어느분의 삼행시 자*유*시 였다.
자 - 자전거 타는것이 재미있다.
유 - 유람선 타는것도 재미있겠다.
시 - 시는 더 재미있겠다.

      견문록을 끝내고 나니 소재 고갈로 당분간 절필해야 할 것 같다. 하기야  캐나다의 깡촌 ( ? ) 중 깡촌인 드라이덴을 떠나 대 도시 밴쿠버로 입성 ( ? ) 한지 벌써 12년째다. 그동안도 재미있는 이야기거리가 왜(?) 없겠나만 모두 주변 사럄들 이야기인바 나의 선의가 혹여 누구에게 폐를 끼칠까 두려워 당분간 발표를 미뤄야 할 것 같다.
      그대신 기회가 된다면 필리핀이나 캄보디아의 깡촌(?) 으로 들어가 그곳 사람들과 생활하며 그들의 삶을 엿보았으면 한다. 그러고보니 필자는 깡촌에서 살 팔자를 타고 났는지도 모르겠다.
      헤밍웨이는 쿠바의 조그만 어촌에서 평생을 살아온 햔 어부의 삶을 그린 " 노인과 바다 " 로 노벨상을 타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나도 한번?
문창대 개강 첫 날에 배운게 또 생각난다.
좋은 시나 소설을 쓰기 위한 전제. " 너희는 처음부터 노벨상을 노리는 멍청이가 되지 말지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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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Angelcrack | 작성시간 23.01.11 좋은 글 연재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많은 것을 배웠읍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혹시 동남아 오지탐험이나 봉사가시게 되면 아름다운 얘기들도 재미있게 올려 주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 작성자박오은(소교) | 작성시간 23.01.12 괴테는 80넘어 '파우스트'를 완성하고
    미국의 어느 화가는 90 넘어 활동을 시작하여
    100세를 넘기셨다고 합니다.

    꿈은 꾸어야 이루어지고
    클수록 좋다고 하니 꼭 이루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포스팅 하시느라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댓글 이모티콘
  • 작성자kimjinyang | 작성시간 23.01.12 그동안 올려주신 글 잘 보았습니다.

    저도 10년 전에 문창대를 통해서 좋은 것 많이 배우고,
    좋은 분들 많이 만났습니다.
    쉬지마시고 새로운 경험담들 계속 나누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작성자jungkwanil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1.12 - 격려의 말씀 늘 감사했습니다.
    - 우선 저의 WORD에 저장된 글을 카페사랑방 글쓰기로 옮기는것부터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 수정으로 들어가면 문장이 끊어지고 또는 줄이 바뀌고 그걸 수정하면 더 엉망이 되곤 했습니다. 나이 탓인가?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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