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만다라/억새 김문억 이렇게 쓰러뜨리고 짓밟으며 지나갔다고 꼿꼿한 허리 꺾으며 그 때를 이야기 한다 목숨이 참 모질더라고 허리 펴며 말한다 바람 가는 쪽으로 시늉으로 따라 누우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 잠시 생각에 잠겼을 뿐 비겁한 굴종으로는 꺾어지지 않았단다 서로 의지하며 쓰러지면 잡아 세우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백발만 남았다고 추억을 더듬어가며 증언을 하고 있다. -김문억 시집<지독한 시.2008.파루>중에서 억새는 약하지만 결코 꺾어지지 않는 질긴 근성을 갖고 있다 바람이 불어오면 다만 시늉으로 바람 가는 쪽으로 잠시 쓰러질 뿐 비겁한 굴종으로 꺾어지지 않고 견디면서 살아간다 그렇게 백발이 되도록 겨울나기를 하다가 봄이 오고 새싹이 나오면 비로소 무릎을 꺾고 자리를 내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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