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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의자

작성자박혜경|작성시간23.02.05|조회수39 목록 댓글 1

나무 의자

 

망자를 기억하며

숲 길 모퉁이 고즈넉한 곳

지나는 사람 발걸음 위로하며  

떠난 사람 이름 써넣은

나무 의자 놓여있다

꽂아 놓은 조화는 을씨년스럽고

애처러워

다니는 사람 마음 훔쳐간다

사랑하는 이 떠나 보내지 못한 채

품에 보듬어 안고 이랑을 지었나 보다

 

마주하던 죽음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안간힘으로 도망쳤을까?

죽음을 순하게 받아 들이는

기백 보였을까?

 

모두가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은 채

침묵으로 견디며

한 길로 나 있는 신작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다 달아야 할 항구는 한 곳인데

제각기 다른 항로 경유하여

굴곡진 시간 가까스로 뒹굴며

색깔 다른 만남

연거푸 뽑아 들고

삶은 멈추지 않아

스치듯 지나만 간다

그렇게 짧은 길 진작 알았더라면   

아우성치지 말 것을

기억은 고분고분하지 않지만

선홍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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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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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오은(소교) | 작성시간 23.02.07 이번 주(2/10)조선일보에 발표합니다.

    애처러워 -> 애처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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