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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capsule이 되어

작성자고쿠락|작성시간23.06.04|조회수17 목록 댓글 0
Time capsule이 되어/김문억






웃으며 생매장 되는 장례식장 엘리베이터
  
흘러가는 시간마다 딱지를 붙이면서 압수한 네모박스가 되어 캡슐 속으로 들어가면 덜컥 문이 닫히고 엘리베이터는 계속 아래로만 내려간다.
5 4 3 2 1 지상이여 안녕
잘 있거라 나의 사랑
나의 열정 나의 탄식이여
B1 B2 B3 …… 방부제가 없어도 부패하지 말아라
보관창고로 들어가며 차압당한 시간 위에 문신 하나 새긴다


먼 훗날 고고학자를 위한 아이디와 비밀번호


서리꽃 : 꽃을 위장한 긴급조치 고엽제/ 총성도 신음도 없이 가증스런 백색의 공포/ 참혹한 죽음의 현장 하얀 시트로 덮여있다.
김문억 시조집<김문억의사설시고2019파루>중에서 


어느 날 장례식장으로 조문을 가는데 다른 곳 엘리베이터와는 달리 죽은 이를 조문가는 환승기 탓이었는지 갑자기 내가 들어가는 메모 진 모양의
환승기가 마치 Time capsule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장례식장은 지하에 있었다. 
내가 요대로 Time capsule 속으로 들어가서 지하에 매장된다면 가장 필요한 일이 무엇일까 문득 생각 난 일이 있다. 
먼 훗날 고고학자들의 탐구를 필요로 하는 나의 아이디와 비밀번호였다. 
그런가하면 또 반대로 가끔 주책맞은 생각이 드는 일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층으로 올라갈 때는 몇 사람과 더불어 요대로 하늘나라로 올라가서 우리 끼리 오손도손 살 수 있다면? 하는 상상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내가 탄 엘리베이터 안에 여인들이 많이 탑승하고 있을 경우 더 그렇다. 
아무튼 Time capsule 작품은 조문을 가는 길에 엘리베이터 속으로 들어가면서 생각 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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