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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하꾸바에서 스키를 탄 강애나의 일상

작성자강애나-書瑛|작성시간23.06.15|조회수30 목록 댓글 2

 일본 하꾸바에서 스키를 탄 강애나의 일상

 

      2012년 12월 20일 일본의 하꾸바에 스키와 온천을 나흘간 즐기고 왔다.

토야마아 공항에 내리니 눈이 산같이 쌓였고 날씨는 제주도 날씨 같이 따듯했다

토야마아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오다보니 양쪽 보도 쪽에는 눈이 벽같이 쌓였다조금 더 달려서 이토이가와란 슈퍼가 있는 조그만 타운에서 윈지(겡기)식당에 들어가서 아주 맛난 스시를 먹고 우리는 그곳 타운 쇼핑장에서 쇼핑을 했다.두 시간을 달려 오는길에 장곡사란 절도 있는 산 오솔길에 스님 한 분이 까만 법복을 입고 짚새기로 만든 슬리퍼를 신고 산을 오르신다조금 더 달려 가니 설국을 지은 가와바타 야스나리 작가가 살던 고장이 보였다한시간 반을 달려서 하꾸바세까이 정관이란 여관에 도착했다많은 스키장비와 옷가지들과 그외 짐들을 풀어놓았다.

 

   창밖을 보니 온통 지붕에는 150센치 정도의 눈이 쌓여있다.나는 기모노 잠옷을 입고 창밖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 찰칵 찍었다창문을 통해 보니 하꾸바 산 봉우리는 온통 하얀 지붕처럼 덮혀있다.잠시 후 나무로 된 목욕탕 안에 들어가 혼자만의 여유로운 온천을 즐겼다물은 아기 살을 만지 듯 따듯하고 보드라왔다.

오차를 마시고 난 첫날은 1000 미터의 이와다께란 산에서 스키를 동서쪽에서 탓다.그곳은 삼나무가 많아서인지 산양떼들이 몰려 다녔다산양이라면 양 같아어야 되는데 양과 개가 합쳐진 모습이 참으로 신기했다스키장의 저 넘어 들판에는 군데 군데 자연 온천물이 흐르는 곳에서 유황 냄새가 풍겨 왔었다스키장에서 내려와 우리 일행은 카레를 먹었다한국에서 먹는 다른 맛이 있었다순하고 부드러운 고기카레 덮밥으로 모두들 즐거운 오후 식사를 마쳤다.

 

두째날은1985년 1800 미터의 하꼬오네란 동계 올림픽이 열린 곳에서 스키를 탓다.

남자 일행들 중 올림픽에 참전한 서원씨가 일행을 끌고 높은1800 미터 봉우리로 올라갔고

나는 혼자 남아서 조금 아래에서 스키를 타다가 넘어졌다멋진 일본청년이 도와주려했지만

"스미마셍 다이조브데시다"하고 나는 스스로 일어났다한국인으로서 자존심도 있고 부끄럽기도 했다혼자서 스키를 타는 내내 심심하다거나 낮설지 않았고 내리막 코스를 달려 오는 묘미의 스키를 즐겼다두시간 스키를 타다가 스키장 타운으로 내려와 일행들은 점심으로 해물카레를 시켰다스키를 타고 난 후 모두들 등 줄기가 온통 땀으로 젖었지만 상관치 않고 접시를 비워냈다다시 료깐(여관)으로 돌아와 온천을 마치고 저녁 식사를 먹었다일본 김치라고 하는 열무는 정말 맛 없는 김치다시커먼 색갈로 소금에 절인 김치와 그 외에도 찌게는 들측지근한 단맛 뿐이었다식탁에는 사시미도 나왔고 구운 생선은 빠지지 않는 메뉴였다나는 음식 중 단맛을 최고로 싫어했다.남을 의식할 체면도 잃어버린 채 가져간 고추장과 버터를 발라 밥에다 비벼 먹었다그리고 찌게에다가 고추장을 짜서 넣어서 먹었다.일본 친구들도 고추장 맛을 보았다맵다고 하면서 오이시했다일본 식당 주인이 빙그레 웃어도 상관치 않고 나는 맛나게 먹었다.

 

그 다음날은 고류산란(오룡산)에서 스키를 탔었는데 한국사람이 많았다가파르지 않고 꼭 어릴적 마을 언덕에 눈썰매장 같은 곳이었다그동안 네 군데를 거쳐 탔었는데 이번 코스가 제일 재미있다나는 신이나서 1500미터의 높은곳에 올라가서 시속45킬로로 달려 내려왔다.두시간 반을 탓다같이 가신 일행들은 휴식을 원했고 아주 작고 초라하고 전형적인 일본식 커피집에 들어가 재미난 이야기와 사진을 찍었다일행들이 타운을 둘러 보는 동안 나와 남편은 일행과 잠시 흩어졌다다시 일행을 만나서 서원씨와 우리 일행 중 일본 사람 몇 사람들이 고류스키 사장님을 소개 해 주었다우리는 반갑게 인사를 했고 고류 스키사장님과 사진도 찍었다서원씨의 일본 친구들과 고류 스키장을 갈때면 으례 잘 가는 나가사와씨의 식당이 있었다그들은 늘 그곳에서 점심을 먹다가 그 식당의 주인 나가사씨와 친구가 되었다서원씨와 일본 친구들과 남편과 내가 고류에 왔다고 하자 나가사씨는 자기 집으로 점심 초대를 했다.고류에서 한시간 즈음 달려 갔다그곳은 아주 시골분위기가 나는 전형적인 일본식집이 많았다.더러는 200년된 초가집이 보였는데 아주 크고 넓고 단단한 초가집으로 기둥은 모두 나무로 되어있고 초가집은 짚으로 엮었어도 아주 단단하게 지붕을 덮여났다초가집은 하얀 눈이 150센치 정도로 덮였고 초가 지붕 끝에는 고드름이 겨울바람을 찌르듯 뽀족하게 늘어져 있었다.

 

나가사와씨는 우사기다리라 식당을 스키 휴게소에서 하시는 분이다그 분의 집에 들어서니 따근한 오차가 끊고 있었다오차를 마시며 몸을 녹이고 나니 정말 화려한 점심상이 들어왔다사시미와 그 외 스키야끼와 맛난 두부 요리 등 너무 황홀한 대접에 그분께 감사 드리고 싶었다나가사씨의 방 한 구석쪽에는 부처님을 모신 불상이 있었다나는 잠시 좋은 인연에 감사를 드린다고 합장을 하고 기도를 올렸다.나가사씨의 정원에 나가보니 새끼 고양이들이 증조부와 증조모 까지 마루 밑에서 살고 있었다나가사씨의 말에 의하면 자기네 고양이는 셀 수 없이 많다고 했다.나가사노 마당과 그 옆집의 초가집을 둘러 보다가 신또를 모신곳을 발견했다우리 나라 사당같은 곳이었다그곳에 더 이상 지체 할 수 없어서 우리 일행은 차를 타고 노르딕 스키장으로 향했다그 스키장은 스키 학교가 있었다우리 일행은 350 미터의 노르딕 스키를 탓다노르딕 스키는 걸어서 미끄럽게 타고 가는것인데 두시간 타고 나니 목이 말랐다.이렇게 즐거운 사일간을 보내고 저녁엔 스테이션이 있는 타운에 와서 쇼핑을 즐기며 일본 김맛이 나는 달고 포장이 조각조각 길죽한 김을 조카들의 선물로 많이 샀다

 

 오일째 되던 아침엔 조반을 먹고 부지런히 짐을 챙겼다.다시 토야마아공항을 향해 두시간 달려서 한국에 도착하는 시간이 두시간도야마아는 일주일에 아시아나가 3번 밖에 안 뜬다고 한다호주집에서 다녀온지도 얼마 안되서 바로 다음날 갔기 때문에 피로가 겹쳐졌다.그래도 여유로운 스키여행으로 오자 마자 책상에 앉아 일기를 쓰고 난 후 설국의 사내란 제목으로 꽁트와 단편소설 스미꼬 한편을 썼다그 글은 아직 많은 시간을 걸려서 첨삭을 해야 할것 같아서 발표하지 않고 있다스미꼬의 불행한 운명을 하얀 눈으로 덮어주고 싶도록 아픈 소설을 썼지만 후회없는 여행이다. 내내 머릿속에 지울 수 없이 하얀 눈속을 달려가는 내 인생에 중간 즈음이겠다. 달려간 그곳에서, 나는 아직도 먼 여행의 아련한 하얀 눈속을 스키처럼 미끄러져 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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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오은(소교) | 작성시간 23.06.18 여행을 해 보면 일본은 깨끗하단 느낌을 받아요.
    집 주변도, 호텔 주변도 ...

    그런데 어느 지역인지 온천수가 오염됐다는 최근의 기사를 보고 놀랬네요.

    하지만 좋은 여행 하셨어요. ^^
  • 답댓글 작성자강애나-書瑛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6.19 네 스키 클럽에서 매년 미국 한국 일본 하와이 사람들이 모여서 갔었지요.지금은 다리때문에 안 가고 있지만요.그리고 어느 지역에 온천수가 오염 되었다고 하시는데 그곳은 후지산이 마주 보이는 하꼬네 온천이랍니다. 산 꼭대기에 있는데 그곳은 땅을 보면 부글 부글 끌어요. 가 보니 야외에 온천이 있는데 한국사람이 참 많이도 왔다 갔드라고요. 그런데 수건과 옷 보관함이 지저분했어요.또 겨울엔 원숭이들이 온천을 즐기는 곳도 있다네요 저는 그런 곳은 아직 안 가봤지만요. 일본은 대체적으로 자주 간 편이죠 친구가 지바겐에 살고요여. 동생이 18년간 문화대학에서 강사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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