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그릇/김문억 강아지 밥 주듯이 꼭 한 달치 먹이만큼만 국민은행 밥통으로 들어오는 연금 때가 되면 주인의 발걸음 소리를 기다리듯이 은행에 가서 빈 밥통을 밀어 넣지만 총액이 얼마인지는 나도 모르고 젊은 시절 노동의 일부를 저축한 포상금으로 이자가 늘지 않는 이자 돈이지만 소식을 하게 되어서 건강에도 참 좋다 월말이 되면 보리고개 쌀독 긁는 소리가 내 통장에서도 들려오지만 만약에 백만 원이 더 들어온다고 쳐도 넘치고 모자라는 내 마음의 저울추는 늘 같은 눈금이어서 오래도록 흔들리지 않고 받아먹는 내 식량이 늘 감사하고 행복하다. 먹기 전 한 숟가락 덜어 저 아래로 보낸다. 2023.7.30.1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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