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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해후

작성자고쿠락|작성시간23.08.12|조회수32 목록 댓글 0

쓸쓸한 해후/김문억 

 

 

 

학교를 오가면서 목마르면 입을 맞추고 소처럼 먹던 샘물

 

시린 손 호호 불며 김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던 샘물을 흔들어 놓고 샘물 속에 내 어린 그림자를 빠뜨려 놓고

샘물이 흘러 나간 봇도랑 긴 물길을 타고 먼먼 곳 대처까지 나갔다가 오랜 세월 지난 뒤 뒷걸음쳐 와봤지만 샘도 나이를 먹어 바싹 늙어 있었네 버짐 먹은 이끼가 얼굴을 덮고 있었네   

 

윤곽이 매우 흐릿한

내 얼굴도 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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