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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작성자고쿠락|작성시간23.08.13|조회수27 목록 댓글 0

초승달/김문억 

 

 

 

무슨 일 생겼구나!

당황스러운 저 눈빛

 

은빛 반짝이는 비행기 한 대가 파란 하늘에 몽정 같은 금을 긋고 사라진 뒤 총각잠자리 떼가 몰려와서 마당 가득 상모를 돌리던 날

붉은 해가 갑자기 참나무 숲으로 뚝 떨어질 때 치마폭으로 번져오는 물컹한 놀빛으로 초경 치르는 처자 놀란 얼굴 창백하다

 

몇 살을 더 먹어야 달이 차서 오는고.

김문억 시조집<양성반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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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에 하얀 금을 긋고 사라지는 은빛 전투기와 상모를 휘휘 돌리면서 가을 하늘을 맴돌이 하고 있는 잠자리 떼는 씩씩하고 젊은 남성을 의미 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맑은 하늘이 있는 날이어야 서녘에 붉은 놀빛이 뜨겁게 번져갑니다

초승달은 그런 날 일찍 동 쪽에서 빛나는 소녀의 진한 눈빛으로 떠오릅니다.

초승달이 보름달이 되기까지는 몇 날이 더 필요하듯이

이제 막 초경을 치르는 소녀가 성년이 되기까지는 몇 년의 세월이 더 흘러야 만월로 떠 오를 것입니다

 

비에 관한 시나 달에 관한 시가 너무 많다 싶을 정도로 발표를 해 보았습니다

직접 한 이야기도 있고 상징적인 이야기도 있습니다

해가 질 무렵에 아슬아슬하게 눈을 뜨고 초저녁에 나온 초승달빛을 보면서 素女經을 생각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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