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신청서/김문억 운길산 산자락 아래 강변으로 나오세요 밤안개 자욱하고 하늘은 꽃밭입니다 LED 달빛과 형광 빛 흐린 강물과 바람이 미끄러지는 강가에 서면 우리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조금 흔들리다가 하나가 되겠지요 애타게 달려와서 얼싸안고 눈 감은 두물머리 겨울 강처럼 우리도 저리 꽝꽝 포옹을 해요 어름 장 같이 차디찬 밤공기는 이내 부싯돌을 치면서 회오리로 휘감아 올 것입니다 자연 앞에 결례가 되지 않게 오랜 기다림의 월식月蝕처럼 키스를 해요 나를 잠식 시키면서 완벽한 키스를 해요 숲에서 잠을 자던 새 한 마리가 푸드득 놀라서 날아가거든 핑계 삼아 놀라도 나는 몰라요. 2023.8.27.14: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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