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살 생일
이사준비로 바쁜 나날에도
다른 사람들 생일이라고 알림이 뜨니
나도 생일이구나 싶어
이승에 없는 아버지 어머니를 떠올린다
아버지 육순잔치에 동네 집집마다 돌아 다니며
우리집에 아침식사하러 오시래요 하던
중학생 아이의 순수함이 떠오른다
그럴일도 없겠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그걸 시킨다고 할일도 없겠지만
한다고 해도 올 사람이 없는 동네에 살고 있다
아침부터 동네잔치가 되어 솥뚜껑을 엎어 불을 때서
전을 부치고 뜨끈한 국물과 하얀 쌀밥으로 생일상을
받은 아버지는 그날 정말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마을사람들과 먹고 마시는 시간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아득하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사람사는게 그런게
행복이란 생각이 든다
직장때문에
집세때문에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도시민
미래가 없는 노인들이
폐지를 주워 연명하는 도시
다른 잘사는 사람들 차와 집때문에
잘된 자식들 때문에
비교되어 더욱 주눅들어 버리는 도시 삶
평생 농협빛에 쫓기며 사시던 아버지도
육순잔치 하루는 모든 걸 잊고
즐겼던 생일 날.
1923년 계해년 돼지 띠 아버지
1930년 경오년 말띠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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