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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김문억

작성자고쿠락|작성시간24.08.17|조회수12 목록 댓글 0

무지개/김문억

 

너무 멀리 나갔다가 잃어버린 굴렁쇠

너무 높이 날았다가 길 잃은 비눗방울

색동옷 갈아입고서 지환으로 걸렸다

 

작업을 하다가 보면 먼저 시적 대상이 갑자기 떠오르는 경우 우선 작품을 써 놓고 나중에 제목을 붙이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먼저 제목 설정이 되는 경우도 있다 후자는 가슴에 담고 다니던 대상에 대하여 무엇인가 쓰고자 하는 강한 욕구가 있을 경우다

무지개는 한 번 써 보고 싶은 소재였지만 글감 자체가 너무 흔한 것이면서 시를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터치하고 지나가는 글감이어서 쓰기가 오히려 어려웠다

무지개는 어디서 오는가 빛으로 온다

빛은 언제 오는가 비가 온 뒤에 온다

무지개는 어느 곳에 나타나는가 빛의 반대편 산 위에 솟구친다

모양은 무엇인가 둥글게 온다

색깔은 무엇인가 색동무늬로 아름답다

무지개는 그럼 왜 둥글게 오는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쓰고자 했던 글이 풀리기 시작한다

대충 이런 사실을 가늠 해 보면서 작업은 시작되었고 그러고 보니 자연스럽게 종장을 먼저 써 놓게 되었다

 

색동옷 갈아입고서 지환으로 걸렸다

 

무지개는 비가 오지 않는 맑은 하늘에서는 볼 수 없다 비라고 하는 고통과 일정기간의 수고가 수반되어야만 얻을 수 있는 희망의 빛깔이다

무지개는 둥글다는 의미와 함께 중심을 잡고 방점을 찍으면서 동산에 걸린 무지개에서 지환을 유출 해 낼 수 있었다 지환은 약속이면서 희망 사랑 맹서 같은 의미로 손가락에 끼우는 가락지다 그렇다면 종장의 결구가 형성되기 이 전에 초장과 중장 처리는 대충 떠오르게 되었다 색동옷으로 갈아입었다면 색동옷이 되기까지의 어려운 과정이 있다

잃어버린 것들의 생환이다 참고 견디면서 얻은 생의 환희다 땅과 하늘에 걸쳐 있는 원의 일체다

둥근 것은 희망이고 하나다 그런 희망으로 생을 경영하다가 보면 생각과는 다르게 종종 우리 손에서 멀리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많다 준비되지 않은 것에서 오는 실수 또는 과욕의 무리수에서 오는 실수도 있다 많은 땅을 차지하려고 멀 곳까지 굴렁쇠를 굴리고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철학도 있다

땅의 굴렁쇠를 쓰고 보니 하늘의 굴렁쇠가 대비된다면 금상첨화가 되리라

그래서 나온 중장이 비눗방울이다

무지개는 그렇게 엮어지면서 되돌아 온 희망의 빛 지환으로 걸려있다

시는 시로서 말을 다 해야 한다고 한다 구태여 군말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그러면서도 무슨 아쉬움에 이런 자작시 해설을 넣어보는 것은 독자와의 간극을 가능하면 더 좁혀 보므로 해서 교통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작가가 잘 못 표현을 한 경우도 있겠지만 가끔은 독자의 외면을 당하고 보면 조금은 섭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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