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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작성자고쿠락|작성시간24.11.23|조회수12 목록 댓글 0

소금/김문억

 

 

들끓는 바다 속에서

사리가 나왔습니다

물도 큰 물은

다비를 하고 나면

파도를 다 잠재우고

물뼈만 남습니다

김문억 최상하 공동시집<하나+하나=하나2011파루>중에서

 

어느 날 의정부로 이사를 하면서 최상하 시인을 만났다

그분은 전라도 광주 사람으로 나 보다는 열 살 위 대선배였고

본디 소설가인데 시도 많이 써 놓았다

세상에 얼굴을 내 보이는 것 같은 일은 안중에도 없는 도인이었다.

둘이서 오륙년 이상 오래도록 어울렸다

몸이 불편한 그 분은 늘 실업자였고 나랑 어울리기를 하면서 지낼 수 있는

文友가 되어 주었다.

나 역시 쌓여있는 작품이 많기 때문에 같이 책을 엮어 보자는 제안을 하고

시집 한 권을 만들게 되었다누구도 쉽게 접근하지 못 하는 시조와 시가 만난 것이다.

이 쪽에서는 내 작품이 나가고 책 뒤편이 되는 저 쪽에서는 최상하 시가 시작되다가

중간에서 서로 만나게 되는 편집을 했다

한 쪽은 내 시집 표지가 있고 다른 한 쪽은 최상하 시집 표지가 된다

하나하나 라고 하는 책 제목을 만들어 오셨다생각을 해 보니까 하나+하나 라고 한다면

둘이어야 하지만 우리는 같이 통일이 되었으니 그렇다면 하나+하나=하나 라고 하자는 나의

제안에 흔쾌하게 동의가 되어 책 제목이 ‘하나+하나=하나’ 가 되었다.

그런 관계로 있던 선생님은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

나는 또 동그마니 외로운 나날이 되고 말았다.

 

책 첫 장에 들어있는 작품 소금이다

소금은 바닷물을 다비 하여 나오는 사리라고 할 수 있고

물을 태워서 얻은 결정체로 물 뼈라고 할 수 있다

바닷물이 그냥 끓는 다기 보다는 3이라고 하는 글자 수도 맞추면서 들끓는 바다가 되었다

바다는 늘 흔들리면서 끓고 있기 때문이다.

고승들이 다비식을 하고나면 사리가 나온다고 한다

희노애락의 인생 파도를 다 잠재운 득도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비유로 소금 작품이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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